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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지구 지킴이, 레인보우 워리어에 타보니...

by 이윤기 2015.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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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10월 11일) 부산항 제 1부두에서 개최된 <해피 그린피스 데이> 행사에 맞춰 진행된 블로그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한 주 동안 바쁜 일정 때문에 블로그 포스팅을 미루고 있다 일주일만에 레인보우 워리어호를 구경하고 온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지금쯤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인천항에 정박하고 있을겁니다. 


부산항 제 1부두는 옛 국제여객선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부두였는데, 그린피스의 유명한 환경감시선 레인보우 워어호를 보러 온 시민들이 꽤 많았습니다. 오전에는 그린피스의 새로운 캠페인 '딴거하자'를 소개하는 기자 간담회가 진행되었고, 오후에는 블로그 간담회로 진행되었습니다.


부산항 제 1부두에 들어 가는 절차는 꽤 까다로웠습니다. 마치 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것처럼 신원을 다 확인하고, 엑스레이 검색대로 가방을 통과시켰으며 수상한(?) 물건이 있는 경우에는 가방을 열어 짐을 확인하더군요. 저도 엑스레이 검색대에서 수상한 물건이 적발(?)되어 가방 수색을 당했습니다. 



가방안에 길쭉한 물건이 있는데 총을 닮은 물건이라서 눈으로 확인해야 된다고 하더군요. ㅋㅋ 제 가방속에 있던 총을 닮은 물건은 바로 셀카봉이었습니다. 가방을 열어 셀카봉을 확인 시켜준 뒤에야 일행들 중 제일 늦게 부두 출입이 허가되었습니다. 사진에 보시는 것처럼 부산항 제1부두는 보안 1등급 구역이라고 합니다. 


이곳을 통해 가출청소년이 배에 몰래 타고 있다가 일본까지 밀항(?)하는 황당한 일이 생긴 후에 더욱 보안 검색이 강화되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약간 지루하게 줄을 서서 일일이 신원 확인을 거친 후에야 제 1부두 출입이 허가되었습다. 셔틀 버스를 타고 5분도 안 되어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정박해 있고 꽤 많은 시민들이 배를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부산항 제 1부두에 정박하고 있는 레인보우 워리어호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린피스의 환경 감시선인 이 배는 항해 할 때 80% 정도를 돛을 이용한다고 합니다. 환경감시선답게 바다로 폐수를 방출하지 않고 각종 친환경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마침 저희가 방문한 시간에는 바닷물의 수위가 낮아져서 그린피스라고 크게 씌어진 배의 몸통 부분을 사진으로 담을 수 없었습니다. 배를 둘러보고 기자 간담회를 마치고 나왔을 때는 수위가 많이 높아졌더군요. 레인보우 워리어호에는 커다란 돛대 두 개 높다랗게 서 있고, 모두 5개의 돛이 있었습니다. 배에 오르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멀리서 지켜보면서 돛이 5개다, 4개다 하고 의견이 분분하였으나 가까이 가서 확인해보니 5개이 돛이 있었습니다.   



체험부스마다 그린피스 회원들과 시민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블로그 간담회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체험부스를 한곳 한곳 둘러보지는 못하였습니다. 레인보우 워리어호 오픈 보트 행사에 참가한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여유롭게 보트를 둘러볼 수는 없었습니다. 



부산 경남에서 활동하는 블로그 12명이 이날 간담회에 참가하였습니다. 그린피스 활동가인 이성은 선생님이 블로거 간담회와 오픈 보트 행사 참가를 위한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블로그 모임이 자주 없었기 때문에 부산 경남 지역 블로거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번에 레인보우 워리어호에서 진행된 오픈 보트 행사와 블로그 간담회에는 중학생 2명이 참가하였습니다. 경남꿈키움 학교 블로그 기자단에서 활동하는 중학생 친구들인데, 어른들 못지 않게 질문도 많이하고 적극적으로 취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이번에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5 딴거하자' 캠페인의 일환입니다. 딴거하자 캠페인은 핵발전소를 통해서 전기를 만드는 대신에 다른 대체 에너지를 활용하자는 캠페인입니다. '딴거하자' 캠페인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하게 다룰 예정입니다. 


레인보우 워리어호에서 일하는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핵발전소를 줄여나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한국만 유독 핵발전소를 늘여가고 있고, 특히 부산에서 가까운 고리원전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자로가 가동되는 위험한 지역이 도고 있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오픈 보트 행사를 안내하는 이 분은 레인보우 워리어호의 1등 항해사인 페르난도씨입니다. 국적을 말해줬는데 메모를 안해놨네요. 아마도 스페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분은 레인보우 워리어호의 '액션보트' 활동에 대하여 짧게 언급해주었습니다 .


페르난도씨가 마주 보고 있는 쪽에 레인보우 워리어호 활동가들이 시위나 캠페인에 사용하는 액션보트가 있었습니다. 기습 시위를 할 때나 구조활동을 할 때는 30초만에 보트를 바다에 띄울 수 있다고 하더군요. 



이 보트가 바로 그린피스의 '액션보트' 캠페인에 사용되는 보트입니다. 저희 일행의 블로그 간담회 며칠 후에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이 보트를 타고 고리원전으로 접근하여 시위를 하였습니다. 


13일 오전에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액션 보트를 타고 고리원자력발전소 신고리 3·4호기 앞에 상륙, 신고리 5·6호기 추가 건설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2개 원전이 추가로 건설되는 것을 반대하는 '인자 원전 고마 지라, 쫌!'이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펼치고 시위를 하였습니다. 


고리 원전 측은 안전상의 이유를 내세워 해상을 포함한 주변 700m 이내에 일반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습니다만,그린피스 활동가들은 레인보 워리어 3호에서 발진한 액션보트 2대를 타고 해상에서 고리 원전으로 접근하여 시위를 하였다고 합니다. 



이 분은 프랑스 사람인 페드로씨 입니다. 짧은 시간동안 그린피스의 레인보우 워리어호의 역사에 대해 소개해주었습니다. 그린피스를 대표하는 환경감시선 레인보우 워리어는 북미 원주민의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지구가 파괴되는 날, 지구를 구하기 위해 '무지개 전사들(Warriors of the Rainbow)'이 나타난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레인보우 워리어 1호는 1978년에 항해를 시작하였고, 지금 운항하고 있는 배는 레인보우 워리어 3호라고 하더군요. 레인보우 워리어호가 유명해진 것은 1985년 프랑스 정보기관원이 이 배를 침몰시킨 사건 때문입니다. 당시 프랑서의 핵실험 저지 활동에 나선 레인보우 워리어호를 프랑스 정보기관원이 침몰시키 사건으로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환경운동의 상징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 침몰사고 4년 후에 그린피스는 레인보우 워리어 2호를 환경감시활동에 투입하였으며 2011년 퇴역 후에는 방글라데시의 다른 NGO에 기증되었다고 하더군요.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포경 반대, 핵실험 반대, 환경 재해 현장 조사, 난민 구호 등의 현장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지금 활동하는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세 번째로 만들어진 배라고 하더군요. 갑판에는 레인보우 워리어 3호 건조를 기념하는 종이 달려 있었습니다. 누군가 이 종을 직접 쳐는데 큰 소리가 들리지는 않더군요. 


2011년에 만들어진 이 배는 처음으로 자체 자금으로 제작하였다고 합니다. 설계는 독일에서 제작은 네덜란드에서 이루어졌으며, 그린피스가 추구하는 환경친화적인 가치를 담아서 만들어진 배라고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엔진을 용하지 않는 운항이 80%를 차지한다고 하였습니다. 



페드로씨가 레인보우 워리어 3호를 소개해주는 갑판에는 사진으로 보시는 커다란 나침반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어떻게 활용하는지 물어보지는 못하였습니다만, 갑판에 큰 나침반이 있는 것만으로도 일단 멋지게 보였습니다.  



여기는 관제실입니다. 개인 요트를 소유하고 있고 선박 운항 면허도 가지고 있는 진짜 선장인 블로거 선비님께서 조종석에 앉아서 편안하게 기기들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800톤이 훨씬 넘는 이 배가 바람을 이용해서 움직인다고 하는 것이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항해를 하는 방법에 대하여 간단하게 설명해주었는데, 통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곳은 레인보우 워리어호의 선미 쪽입니다. 갑판에는 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격납고에는 진짜 헬기가 있었습니다. 레인보우 워리어호에는 액션 보트만 있는 것이 아니라 헬리콥터도 있더군요. 누군가 "와 재벌급 환경운동 단체는 확실히 장비부터 다르네"하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우리나라 환경운동 단체들이 4대강 감시운동을 하는 모습과 비교하면 그런 말이 나올법도 한 일이지요. 어쨌건 그린피스는 많은 후원자들 덕분에 훨씬 전문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해낼 수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헬기 소개는 콜럼비아에서 온 루이스씨가 해주었습니다.'재벌급 환경단체'라는 말을 알아들은 것은 아닐텐데...맨 먼저 헬기는 렌터해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확인해주었습니다. 어른 8명이 격납고에서 헬기를 끌어내고 갑판에 구조물들을 정리하면 이륙과 착륙이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한 번에 200마일 정도 비행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렌터해서 사용하는 헬기라고는 하지만 민간 환경 단체가 헬기 같은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였습니다. 헬기는 2사람이 탈 수 있는 좌석이 있었고 크기는 아주 작았습니다. 정말 잠자리가 연상될 만큼 작고 날렵한 모습이더군요. 


여기까지 살펴 본 후에 갑판 아래에 있는 세미나실로 이동하여 블로그 간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30년 전 레인보우 워리어 1호가 프랑스 정보기관원에게 침몰 당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레인보우 워리어호를 이끌고 있는 피터 월콕스 선장과 만났던 이야기는 다음편에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