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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뒷구녕으로 호박씨 까는 LG U+ 비겁하다

by 이윤기 2015.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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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초에 LG U+가 군 장병들이 사용하는 후불제 카드 전화 요금을 산정하면서 '부당이익'을 얻고 있다는 기사를 오마이뉴스와 제 개인 블로그에 썼습니다. 그리고 약 20일 쯤 후에는 군 부대에서 유사 피해 사례를 접수 받아 환불 조치하고 있다는 기사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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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와 통신사의 이례적인 신속한 조치에 조금 놀라기도 하였습니다. 제 아들 녀석에 따르면 오마이뉴스와 블로그에 기사가 나간 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상급부대로부터 <부당요금 피해자 접수와 피해구제 안내문>이 공지되었다고 하더군요. 


현실적으로 군 복무 중인 장병들이 피해 구제 절차를 밟기가 까다롭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군 부대와 통신사가 사병들의 피해구제에 적극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기사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오마이뉴스에도 같은 기사를 송고하고 발행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편집부로부터 새로운 제보(?)가 들어 왔습니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기사 검토를 하면서 LG U+ 홈페이지를 살펴봤더니 제 아들이 부당요금이라고 항의했던 인터넷 전화와 시내/ 외와통화 과금 방식을 바꾼다는 공지가 추가되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외근 중에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사무실에 들어와서 LG U+ 홈페이지를 살펴보아았스니다. 그랬더니 진짜로 "번호이동한 인터넷 전화(시내 전화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시 시내/시외통화로 과금 됩니다"라고 홈페이지에 추가 공지를 해 놓았더군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없던 내용이 추가로 공지되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LG U+가 측에서 앞으로 '부당 요금' 논란을 없애기 위하여 추가로 "번호이동하여 일반번호를 사용하는 집전화는 인터넷 전화 요금을 적용해주지 않겠다"는 공지를 한 것입니다. 이 공지사항을 보니 참 황당하더군요.


왜냐하면 불과 20여 일 전에 LG U+ 측에 확인 취재를 했을 때만해도 "일반 전화와 일반 번호를 사용하는 인터넷 전화를 구분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응답하였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면 요금 문제로 인한 혼란이 없어질 것"이라고 하였었답니다. 


그런데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일반전화와 일반 번호를 사용하는 인터넷 전화를 구분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겠더군요. 상담원이 시기를 특정하지 못하고 얼버무린 까닭도 짐작이 되었습니다. 


LG U+는 "인터넷 전화라도 집전화 번로를 사용하면 인터넷 전화 요금을 적용해주지 않겠다"고 홈페이지에 추가로 공지해 놓고 앞으로 군 장병(소비자)들이 인터넷 전화 요금을 적용해 달라고 하면, "홈페이지에 시내/시외전화 요금을 적용한다"고 공지되어 있다며 발뺌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런 단서조항의 법적 효력은 더 따져봐야 합니다. 예컨대 가입 당시부터 약관으로 정해져 있고 소비자가 그 약관에 동의하였을 때만 효력이 생기는 것이지요. 아울러 회사가 주장하는 내용이 가입 당시 약관에 포함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약관이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관이라면 공정거래위원회의 약관 심의를 받아 바로 잡을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사실을 잘 모르는 장병들이 홈페이지 공지사항만 보고 부당한 요금 적용에 대한 항의를 지레 포기하게 될 거라는 사실입니다. 회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해 놓고 인터넷 전화 요금 적용을 요구하는 장병(소비자)들의 민원을 차단할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지요. 


LG U+ 처럼 큰 회사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이 한심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군 장병들과 함께 더 적극적으로 유사한 피해 사례를 찾아내고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 운동을 벌여야 할 까닭이 생겼습니다. 

그간 있었던 상황을 종합해보면, LG U+는 그다지 신뢰할 만한 기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처음엔 "일반전화와 일반번호를 사용하는 인터넷 전화를 구분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사실이 아닌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또 잘못을 인정하고 소비자 피해를 보상해주는 것처럼 군 부대에는 일반번호를 사용하는 인터넷 전화에 걸었던 요금을 환불해주겠다고 공지해놓고, 홈페이지에는 앞으로는 일반전화 번호를 사용하는 인터넷 전화는 일반/시외 전화 요금을 받겠다는 공지를 해놓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처음 제기한 소비자 입장에서보면 정말 불쾌한 입니다. 마치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할 것처럼 해놓고는 이제는 배째라하는 식이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옛 속담처럼 뒷구녕으로 호박씨 까는 모양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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