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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카카오톡 감청 '굴복' 이것 때문이었나?

by 이윤기 2015.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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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라는 꼬리표를 떼낸 카카오는 지난 10월 6일 사이버 사찰 논란 속에 일년 동안 중단하였던 '감청협조'를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2014년 여름과 가을까지 많은 카카오톡 사용자가 텔레그렘으로 넘어가는 일대 혼란을 경험하면서 수사기관의 '감청협조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였지만, 1년 만에 완전히 굴볼하였습니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는 수사기관의 감청협조 요청에 협조를 시작하면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와 중범죄자 수사에 차질을 빚는다는 비판 사이에서 고민한 결과"라고 밝혔답니다. 


하지만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텔레그렘의 경우 파리테러에도 불구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것이 불법인 국가에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검열은 여전히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카카오가 '감청협조'를 시작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국가기관의 감청을 받을 걱정이 없기는 하지만 누군가가 내 카톡을 들여다보는 것은 매울 불쾌한 일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아울러 1년 만에 카카오가 다시 국가기관의 감청 요구를 받아들이게 된 까닭이 궁금하였습니다. 왜 카카오가 국기기관의 감청요구를 받아들이는 '찌질한' 기업이미지를 감수 하면서까지 협조하게 되었을까요?


처음에는 그냥 정부의 압력 그리고 보이지 않는 더 강한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고 짐작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그것만으로 많은 사용자들의 반발과 이탈이 우려되는 '감청협조'를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는 않았습니다.(물론 이탈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판단과 자신감이 가졌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우연히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뉴스'를 발견하였습니다. 바로 인터넷 전문 은행 사업자로 '케이뱅크와 카카오 은행'이 선정되었다는 뉴스였습니다. 세상에나 내년부터 카카오가 '은행사업자'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카카오가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하여 물밑에서 엄청난 노력을 하였을테고 그 노력의 일환으로 막판에 권력기관의 환심을 살 수 있는 '감청협조'까지 시작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품게 된 것입니다. 


가만히 되짚어 보니 인터넷 전문 은행 사업자 선정을 두 달 정도 앞두고, 한창 심사가 진행 중이었을 때 '감청 협조 선언' 하였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인터넷 은행 사업자 선정 결과를 보니 케이뱅크와 카카오 뱅크가 선정된 대신 인터파크가 주축이된 아이뱅크 컨소시엄이 탁락하였더군요. 

치열한 경쟁구도였다면, 카카오의 입장에서는 뭐라도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해보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어쩌면 결정적인 계기는 수사기관이나 정보기관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인터넷 은행 사업자 선정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 결정적인 까닭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최소한 여러 가지 종합적인 고려 조건 속에 '인터넷 은행 사업자'선정도 주요한 이유가 되었을 것입니다. 지난 8월에 다음카카오의 CEO가 전격 교체된 것도 인터넷 은행 사업자 선정과 무언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일입니다. 


전국민이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카카오톡을 필두로 카카오페이, 카카오 택시, 카카오 대리운전 그리고 카카오 은행까지 수사기관과 정보기관이 들여다보기 시작한다면, 국민의 사행활은 낱낱이 감시 당할 수 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