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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무주 가시면 곤충박물관도 들러보세요

by 이윤기 2015.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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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초에 아이들과 무주리조트로 스키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날씨가 점점 따듯해져 1주일을 늦췄는데도 캠프가 있는 이틀 동안 쉬지 않고 추적추적 비가 내려 활동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첫 날은 아이들 모두 곤돌라를 타고 설천봉을 다녀온 후에 숙소에서 실내 활동을 하면서 놀았습니다. 


하룻 밤 자고 나면 비가 그칠 줄 알았는데, 다음 날 아침에도 여전히 비가 내렸습니다. 스키장까지 왔으니 그냥 갈 수도 없어 여섯 살, 일곱 살 아이들은 보슬비를 맞으며 스키 강습을 받았고, 다섯 살 아이들은 무주 구천동 계곡으로 놀러가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곤충 박물관'으로 갔습니다. 


전날 밤 교사들과 간단한 평가모임을 하면서 혹시라도 비가오면 대체프로그램이 필요하겠다고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에 인터넷을 검색하여 곤충박물관을 찾아두었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버스를 타고 곤충박물관으로 갔습니다. 무주리조트에서 약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곤충박물관은 무주 반디랜드내에 있는 여러 시설 중 하나입니다. 반디랜드에는 곤충박물관, 통나무집, 청소년수련원, 천문과학관, 청소년야영장 등 모두 다섯 개의 큰 시설이 모여있었습니다. 비가 와서 다른 시설을 둘러볼 수는 없었고 곤충박물관으로 갔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아이들 눈에 가장 먼저 띈 것은 '타요 버스'였습니다. 멀리서도 알아보고 아이들은 "타요 버스다" 하면서 달려가더군요. 하지만 버스 내부엔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에 막상 버스 안에 들어가서는 호기심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잠깐 창문 밖으로 내다보더니 이내 근처에 있는 다른 곤충 조각들을 보러 가더군요. 



다섯 살 아이들이라 그런지 곤충 조작을 보고 "무섭다"고 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로봇이다"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TV 만화 영화를 많이 본 탓인지 잠자리 조각 작품을 보고도 "로봇"이라고 하더군요. 비가 와서 다 둘러보지 못하였지만 반디랜드 광장에는 여러 가지 곤충 조작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박물관 내부에는 여러가지 곤충들의 표본과 화석들이 전시되어 있었고, 반디불이의 생태계를 보여주는 여러가지 자료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자연의 색을 가진 나비들이었습니다.


세상에 어떤 물감으로 저런 색을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색상들, 아름다운 무늬들은 어쩌면 모두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나비 날개의 푸른 색이 특히 아름다웠습니다. 나방을 볼 때는 칙칙하고 징그럽다고 생각했는데 표본으로 전시된 것을 자세히 보니 온갖 다양한 문양들이 아름다웠습니다. 중학교 시절 미술 시간에 데칼코마니를 처음 해봤을 때가 생각나더군요. 


종이 펼쳐 물감을 짜고 다시 종이를 반으로 접어 문지른 후에 펼치면 서로 섞인 물감이 만들어내는 나비 모양의 특이하고 아름다운 색상들에 마음을 빼앗긴 기억이 생생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나비 색상을 보면서 인간이 만들어 낸 기계들이 HD화질, 풀HD화질, UHD 화질을 뽐내지만 여전히 자연의 화질 만큼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색을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어쩌면 인간은 자연에서 경험해보지 않은 자연에 없는 색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은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독 눈에 띈 '라자 비단 벌레' 입니다. 벌레 모양만 아니었다면 보석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특별하고 아름다운 빛을 가지고 있더군요. 아름답고 특이한 색깔만 뽐내는 것이 아니라 마치 빛을 발하는 것처럼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더 특별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화석들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선명하게 흔적이 남은 잠자리 화석입니다. 화석이 된 잠자리도 신기하고 저 잠자리 화석을 찾아 낸 사람도 참 대단하다 싶더군요. 


아주 오랜 세월 전에 잠자리 한 마리가 사고(?)를 당했기 때문에 화석이 되어 수 천년 어쩌면 수만 년 후에까지 흔적을 남기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흥미 있어 한 곳은 3D입체 영상실과 돔 영상실이었습니다. 다행이 시간이 잘 맞아 두 영상실을 모두 관람하였습니다. 3D 안경을 착용하고 들어가는 입체 영상실에서는 반디불이를 소개하는 영상이 상영되었는데,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였습니다. 3D 상영관이라 무섭다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신이 나서 관람하더군요. 


돔 영상관은 저도 처음 들어가보는 곳이었습니다. 의자 등받이를 젖히고 누우면 천정 돔 전체에 영상이 나오는 곳이었는데, 둥근 천장 지붕면 전체가 스크린으로 변하는 것이 신기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재미있게 영상을 보는 전체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을 만큼 살짝 졸다가 일어났네요. 


시설에 비해 관람료도 비싸지 않은 곳이니 무주에 가시면 한 번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날씨가 좋지 않을 때에 대체 프로그램을 하기에 아주 괜찮은 장소라고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