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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해명은 더 수상하다

by 이윤기 2017.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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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벌금 2000만원을 선고 받은 오영호 의령군수가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을 수상 한 것은 아무래도 수상하다는 의혹을 제기하였습니다. 여러 언론들이 대부분 오영호 의령군수의 수상 소식만 전하고 있어 안타까웠는데, 프레시안 <기자수첩>에 저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쓴 기사가 있더군요. 


아마 제 개인 블로그와 오마이뉴스에 제공된 제 블로그 기사를 제외하고는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 수상자 선정이 좀 이상하다는 문제제기를 한 유일한 기사인 것 같습니다


[기자수첩] 의령군 군수가 청렴대상 수상이라니? "14일 항소심서 벌금 2000만원 확정됐는데..."


지난 13일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을 받은 오영호 의령군수는 "2010년 4월부터 자신이 소유한 농장의 창고 2채를 신고하지 않고 돼지축사로 용도 변경한 혐의도 받았고, 지난해 3월 농장 인근 임야에 축대를 쌓고 배수로를 조성하면서 산지 1176㎡를 훼손해 산지관리법을 위반"하였고, 항소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사)청렴코리아 "상 줄 때까지는 벌금형 사실 몰랐다"

  

저 보다 부지런한 프레시안 신윤성 기자는 (사)청렴코리아 관계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취재를 했던 모양입니다. 신윤성 기자의 기사를 보면, (사)청렴코리아 측에서 오영호 의령군수에게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을 준 이유가 밝혀져 있습니다. 


신윤성 기자의 취재에 (사) 청렴코리아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회 주관으로 실시한 2017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의령군이 내부청렴도 부문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으니까 대표로 상을 줬다"고 해명을 하였습니다. 


아울러 "벌금형을 받은 것은 상을 주고 나서 일어난 일"이어서 그것까지는 몰랐다고 하였더군요. 13일에 상을 줬고, 14일에 벌금형 선고가 내려졌으니 벌금 2000만원을 선고 받을 줄을 몰랐다는 해명은 일리가 있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사)청렴코리아가 주장하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17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의령군이 내부청렴도 부문에서 전국 1위를 한 것이 수상 근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42개 중앙행정기관과 243개 지방자치단체, 90개 교육청, 198개 공직유관단체 등 573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2017년 청렴도 평가에서 내부청렴도 부문에서 전국 1위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내부청렴도 1위라는 것만으로 이름도 거창한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 수상자로 오영호 의령군수가 선정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사)청렴 코리아 관계자가 제시한 수상자 선정 근거의 오류와 거짓을 한 번 밝혀보겠습니다. 


의령군...내부청렴도 전국 1위는 사실 아니다


첫째, 의령군은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내부청렴도 부문에서 전국 1위를 한 일이 없습니다. 청렴도 평가는 1등급에서 5등급으로 나누는데 1등급을 받았을 뿐입니다. 


둘째, 의령군이 내부청렴도 1위가 아니라 1등급을로 평가 받았을 뿐 오영호 군수가 청렴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은 아닙니다. 


셋째, 내부청렴도 평가 1등급은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의령군만 받은 것이 아닙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내부청렴도 평가에서 1위로 평가 받은 기관은 의령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군 단위에서만 하동군, 고창군, 증평군, 거창군, 고성군, 합천군 등 모두 7개 군이 같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시 단위에서는 사천시, 창원시, 진주시, 김해시가, 구 단위에서는 대전시 대덕구가 모두 1등급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 오영호 의령군수만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을 받았을까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는 내부청렴도만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청렴도까지 측정합니다. 의령군은 외부청렴도 평가에서는 4등급을 받았고 두 평가를 종합한 종합청렴도 평가에서는 겨우 3등급을 받았을 뿐입니다. 


청렴도 종합평가 1등급 시장, 군수 모두 제치고....의령군수가 청렴대상?


다들 짐작하시겠지만, 외부청렴도는 민원인/ 공직자의 입장에서 주요 대민업무의 청렴도를 평가한 것이고, 내부청렴도는 소속직원의 입장에서 해당 기관의 내부업무와 문화의 청렴도를 평가한 것입니다. 따라서 내부청렴 1등급을 받은 것만 가지고 청렴한 기관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아전인수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의령군이 내부청렴도 평가 1위라는 것은 빈약은 근거로 만들어 낸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종합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경산시, 부천시, 광명시, 안성시, 창원시 그리고 창녕군, 보은군, 옥천군, 대덕구 을 제치고 고작 내부청렴도 1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로 해당 기관 수장인 의령군 군수가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것은 코미디와 다름없습니다.  

아울러 상을 준 (사)청렴코리아 역시 수상한 구석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프레시안 신윤성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홈페이지를 살펴보라"는 관계자의 대답이 있어서 검색을 해보았더니 의혹이 더욱 커졌습니다. 


다른 단체에서도 비슷한 상을 수여하지만 이런 상은 한 해 한 번 정도 시상식을 개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사)청렴코리아는 2017년 3월 20일(월) 국회의원회관 2층 회의실에서  '제 2회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 시상식'을 개최하고, 지난 12월 13일 '제 3회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 시상식'을 창원 KBS홀에서 개최하였더군요. 


이런 시상식을 서울에서만 하지 않고 지역에서 개최하는 것은 일견 바람직한 측면도 있습니다만, 전국을 순회하면서 시상식을 하는 것도 상식적이지는 않습니다. 특히 지난 3월에 개최한 시상식 때는 "전국 각지에서 청렴문화 확산 및 부패방지에 기여한 기관 및 개인 31명에게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을 수여하였다고 합니다. 


(사)청렴코리아가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을 남발한다는 의혹을 가지기에 충분한 숫자라고 생각됩니다. 홈페이지와 인터넷 기사 검색을 해보면 의구심을 가질 만한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다음에는 (사)청렴코리아와 국민권익위원회가 관할하는 수상한 소관 비영리법인 단체 2~3곳의 활동들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