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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3분만에 교체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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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시사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 4월 26일 방송분)

 

기후변화 시대,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충전 문제

지난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후변화의 위기를 경고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고, 최근 몇 년 동안 미세먼지의 위험을 직접 체감하면서 친환경 교통수단에 대한 관심도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빠르게 보급이 늘어나고 있는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충전 문제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네 우선 환경운동을 하는 저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무조건 전기차를 보급해야 한다. 전기차는 친환경 미래교통수단이라는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하였을 때,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는 전기차가 co2를 비롯한 온실가스를 배출을 줄이고 도심의 미세먼지도 줄이는 것은 분명합니다. 

 

실제로 전기자동차는 연간 평균 2톤의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있고,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30% 이상이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며, 지하주차장 등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는 인체 위해도가 더 높아 국제암연구소에 의해 1군 발암물질로 지정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전기차를 움직이는 전기를 어디서 어떻게 생산하느냐를 따지지 않으면 도심 지역의 대기오염은 일부 줄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기후변화를 억제하지는 못합니다. 예컨대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한 전기가 석탄화력 발전소에서 만들어진다면,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원자력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주로 사용한다면 오히려 더 위험하고 심각한 핵물질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전기차가 친환경 교통수단이 되려면 도심에서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차를 움직일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예컨대 태양광이나 풍력 재생 가능한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전기가 생산되지 않으면 전기자동차 자체만 가지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교통수단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것은 전기 자동차뿐만 아니라 지하철이나 트램 같은 도시철도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유형 이동수단인 전동킥보드나 전기 자전거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교통수단에 똑같이 적용되는 원칙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도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같은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여전히 핵발전소와 석탄화력발전소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10%대에 머무르고 있어 전기차라고 해서 무조건 친환경 교통수단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전기차가 도심지에서 배기가스를 뿜어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구가 밀집한 도시 지역의 대기오염 문제를 개선하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나라에는 전기차가 언제부터 얼마나 보급되었을까요?  

우리나라에 전기차 민간보급 사업이 시작된 것은 2013년부터입니다. 2013년 6월 제주도에 전기차 160대를 처음으로 보급하였고, 2014년부터 전국으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여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기차 판매 가격의 30~40%를 구매보조금과 충전기 보급을 통해 지원해주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으로 국내 전기차 보급은 매년 100%이상씩 증가하고 있습니다만, 2020년 연말까지 보급된 전기차와 수소차를 모두 합쳐 약 20만대 정도입니다. 이것은 전체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 약 2400만대와 비교하면 아직도 1%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그동안 전기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지급된 보조금이 적지 않았습니다. 초기에는 전기차 1대당 최소 2100~ 최대2700만원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보조금을 지원하였고, 지방정부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올해의 경우 전기차는 최대 1900만원, 수소차는 최대 3750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됩니다. 매년 전기차 보급대수는 늘어나고 대신 그만큼 전기차 1대당 보조금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는 내년까지 전기차와 수소차 등의 보급대수를 전체 자동차 보급량의 2%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보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는데, 전기차 보조금은 겉으로 보기에는 전기차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이 전기차 보조금은 엄밀하게 따지면 전기차를 생산하는 자동차 회사에 지급되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보조금은 전기자동차를 구입할 때만 받을 수 있는 지원이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금이 소비자의 계좌를 거쳐갈 뿐 결국은 자동차 회사에 들어가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12만 1000대, 수소차 1만 5000대 등 13만 6000대를 보급할 계획인데, 여기에 소요되는 보조금만 하더라도 전기차 보조금이 1조 230억원, 수소차 보조금은 3655억원이나 됩니다. 올해만 해도 1조 3900여억원의 세금이 전기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를 거쳐 자동차 회사에 지원되고 있는 것입니다. 

 

전기차 보급? 배터리 교체식으로 바꾸면 획기적으로 증가할 것

 

그렇다면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데도 전기차 보급이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 문제와 불편한 충전시스템이 가장 핵심입니다. 

정부는 전기차 구입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충전소 설치에도 보조금을 지급해오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전기차 구입에 6900억원의 보조금이 지급되었고, 충전기 보급에도 240억원이 보조금으로 지급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전기차 충전소는 얼마나 보급되어 있을까요? 

2020년 연말 기준으로 전국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는 모두 1만 2314개입니다. 제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숫자였는데요. 실제로도 아주 많은 숫자입니다. 전기차와 경쟁관계인 내연기관차가 이용하는 전국 주유소가 1만 2000여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단순 비교를 하기는 어렵습니다. 전기차 충전소가 기름 넣은 주유소와 같이 전국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이나 비교적 설치가 쉬운 공공시설에 많이 보급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만 2000여개의 전기차 충전소가 있는데도 여전히 전기차 이용이 불편한 것은 주유소처럼 골고루 분포되어 있지 않은 까닭도 있지만, 더 큰 이유 중 하나는 충전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완속 충전의 경우는 여전히 긴 시간이 필요하고 급속 충전 기술이 발달하기는 하였지만 배터리 용량의 80%정도를 충전하려면 여전히 20여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출발하는 것과 비교하면 4~5배의 시간이 더 걸리는 셈인데, 급속 충전의 경우 주행거리가 짧기 때문에 장거리 이동에는 2~3배 더 많은 충전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습니다. 

 

 

800세대 사는 아파트, 전기차 충전기 몇대를 설치해야 할까?

제주도에서 랜트카를 빌릴 때 전기차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데, 목적지로 가는 경로를 벗어나서 전기차 충전소를 찾아다닌게 되었고, 배터리가 30% 아래로 내려가면 마음이 불안해져서 목적지로 가는 대신에 충전소를 다시 가게 되더군요. 아직도 많은 분들이 전기차 구입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아울러 주거지에서 충전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단독주택에서 혼자만 충전기를 사용한다면 별로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은 충전기를 무한정 늘리는 것도 쉽지 않아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들면 제가 사는 아파트는 약 800세대가 살고 있고, 1000대가 넘는 자동차가 있는데, 전기차 충전기는 고작 4대 뿐입니다. 

 

아파트 입주자 중에서 전기차를 구입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점점 더 많은 충전기를 설치해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오래 된 아파트라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위한 공간이 따로 확보되어 있지 않아 무작정 충전기 설치를 늘리는 것도 쉽지 않고, 충전기가 많아지면 높은 전압의 전기가 아파트로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전기 보급 시설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충전기 보급대수보다 전기차가 훨씬 더 많이 늘어나면 충전기 사용 때문에 줄을 서야 하거나 이웃끼리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주차대수가 충분하지 않은 대부분의 아파트가 이중주차를 하고 있기 때문에 충전기가 설치된 주차면을 전기차를 가진 분들만 사용하는 것도 얼마든지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전기차 보급을 지금보다 더 빨리 늘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우리나라 한 배터리 제조 기업에서는 3분만에 교체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교체 시스템을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충전식 전기차를 보급하는 것이 아니라 배터리 교체식 전기차 보급을 추진하고, 배터리를 규격화시킨다고 합니다. 내연기관 자동차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것처럼 도시 곳곳에 만들어지는 배터리 교환소를 만들고 그 곳에 가면 2~3분만에 완전히 충전된 새 배터리로 교체하고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전기차의 충전 불편과 방전 걱정을 획기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생각됩니다.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같은 곳에 전기차 충전기를 따로따로 설치하는 방식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효율이 높은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온실가스 배출을 막기 위하여 유럽의 경우 노르웨이와 네덜란드는 2025년, 독일은 2030년, 프랑스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금지를 선언하였습니다. 국제 에너지기구에서도 205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을 평균 2°C로 제한하는 시나리오에 따라 2030년까지 1억5,000만 대(전체 승용차의 10% 수준), 2060년까지는 12억 대(전체 승용차의 60%)의 전기차 보급 목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세계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 예측을 보면 2030년에는 24%, 2040년에는 54%가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이런 세계 수준의 전기차 보급 목표를 쫓아가려면 전기차 보급을 획기적으로 늘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문제는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들이 충전식 전기차만 생산하고 있고, 정부가 어떤 정책적 개입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냥 자동차 회사가 가장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전기차를 생산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충전식 전기차만 보급되고 있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충전식 전기차와 배터리 교체식 전기차 중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려면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가스차가 처음 보급될 때, 영업용 택시부터 보급하면서 가스차 시장 규모를 키우고 충전소가 늘어나면서 일반 소비자도 불편없이 이용했던 사례를 벤치마킹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자동차 회사들이 앞다투어 설치하고 있는 급속충전소 보다 획기적으로 시간이 적게 걸리는 배터리 교체도 가능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 역시 정부의 정책 개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중국은 전기차를 배터리 교체식으로 보급한다고 합니다.) 더군다나 제가 알기로는 동일한 거리를 주행할 때,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여 충전하면 전기를 훨씬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완속 충전을 기본으로 하고 충전소에서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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