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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백신, 아이들 위해 어른은 다 맞아야 한다

by 이윤기 2021.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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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시사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 5월 10일 방송분)

 

지난 2월 26일 첫 코로나 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고, 지난 5월 7일 기준으로 360여만명이 1차 접종을 받았고, 397여만명은 2차 접종까지 완료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지난 5월 6일 코로나 19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는데요. 오늘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7월 22일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까지 완료하였습니다.)

사실 특별한 질환이 없고 50대 중반인 저는 아직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가 아닙니다. 방역당국의 코로나 백신 접종 일정에 따르면 50~64세 사이의 일반 국민이 모두 백신을 맞는 7월 이후가 되어야 1차 접종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백신 접종 후 약 20분 동안 병원에 머물면서 페이스북에 백신을 맞았다고 올렸더니, 주변 지인들이 어떻게 벌써 백신을 맞았냐? 혹시 새치기한 거 아니냐? 하는 카톡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다들 잘 아시겠지만 코로나-19 백신은 정부가 엄격하게 접종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직위가 높거나 재산이 많다고 해서 접종 순서를 당길 수 없습니다. 시민운동을 하는 저는 우선 접종 직군에 포함되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제가 맡고 싶다고 먼저 맞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하루라도 빨리 백신을 맞고 똑같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더라도 좀 더 마음 펀하게 사람을 만나고 싶은 경우 백신을 좀 더 일찍 맞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그것은 백신 접종 신청자가 사정이 생겨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일이 생겼을 때, 백신을 폐기 처분하지 않도록 대신 가서 백신을 맞는 방법입니다. 

 

노쇼 백신...예약 1주일만에 접종


코로나 백신 접종이 정부 계획에 따라 추진되면서 최근에는 거점 접종센터 뿐만 아니라 민간 병원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민간 병원의 경우 백신 접종을 예약했던 분이 당일 날 급한 사정이 생겨 접종을 포기하는 경우에 백신을 그냥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민간 병원에서 접종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1병이 10명 분량인데 병을 개봉하고 나면 6시간 내에 사용해야 하고, 6시간 내에 사용하지 못하면 폐기처분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정을 예상한 방역 당국에서는 ‘백신 접종을 예약하고도 나타나지 않는 노쇼’ 상황이 벌어졌을 때, 백신을 폐기처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대기자를 모으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지난 4월 30일(금)에 동네 병원 세 군데에 전화로 백신 접종 대기자 접수하였는데.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5월 7일(목)에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겠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갑작스럽게 연락이 와서 1~2시간 이내에 병원으로 오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오전 10시 조금 넘어 전화가 와서 오후 2~3시 사이에 백신 접종이 가능한지 확인하더군요. 

마침 저는 그 시간에 특별한 약속이 없었기 때문에 오후 2시에 맞춰 병원을 방문하였습니다. 병원에서는 체온 체크를 하고 문진표를 작성하여 담당 의사 선생님과 면담을 하게 하였고, 의사 선생님은 문진과 육안으로 기관지를 살펴본 후에 ‘접종 가능’ 판정을 해주었습니다. 

주사실 앞에서 대기 시간은 채 3분도 걸리지 않았고 실제 주사를 맞는 시간도 1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간호사께서 “자 따끔 합니다.” 하더니...어느새 주사 자국에 밴드를 붙여주시더군요. 

백신을 맞은 날은 술을 마시지 말고 무리한 운동도 하지 말라는 주의 사항을 알려주고, 1층 약국에서 타이레놀을 구입하라고 알려준 후에 대기실에서 15~20분 정도 앉아 있다가 아무 이상이 없으면 귀가하시라고 일러주었습니다. 

 

타이레놀 사왔지만...먹을 일 없었다

제 주변 분들 중에 백신을 먼저 맞으신 분들이 있는데, 어떤 분은 주사 부위에 통증이 있었다는 분도 있고, 또 어떤 분은 몸살 기운이 이틀 정도 가더라는 분도 있었는데, 다행히 저는 근육통도 없고 몸살 기운도 없이 잘 지나갔습니다. 아무래도 사람 따라 다르고 체질 따라 다른 모양입니다. 

병원 간호사는 통증과 발열을 호소하는 분들이 제법 있으니 타이레놀을 구입해서 웬만하면 그냥 1번은 복용하시라고 권해주었는데, 저는 증상을 살펴보고 통증이나 발열이 있으면 먹겠다고 하였는데... 제 경우는 아무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백신 1차 접종을 하고 나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바로 “총장님 괜찮으세요?”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정말 많은분들이 궁금해 하였고 백신 맞은 다음 날 아침 출근했을 때 같이 일하는 후배들에게도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었습니다. 

제가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 돌아오는 대답은 “괜찮네, 아스트라제네카 불안하다고 해서 안 맞을려고 했는데...총장님 보니까 맞아도 되겠네”하는 말이었습니다. 방역당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타 백신이 위험이 아주 낮다고 지속적으로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만 일부 언론보도에서 백신의 불안을 키우는 뉴스, 심지어 가짜 뉴스들까지 쏟아 내다보니, 저희 YMCA 활동가들도 백신 접종을 망설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로 많이 들은 이야기는 “엄청 통증이 심하다고 하던데... 다 그런 것은 아닌갑네. 나도 맞아야 되겠다. 우리도 대기자 신청해요”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실제 저의 경우 주사부위에만 아주 가벼운 통이 이틀 정도 있었을 뿐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5일째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내가 먼저 맞고...주변 사람 백신 불안 잠재워

저는 같이 일하는 활동가들과 지인들에게 백신 접종을 적극 권장하고 있고, 페이스북에 올린 백신 접종 소식을 보고 실제로 전화 예약 방법을 묻는 전화도 많이 받았습니다. 백신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는데는 가까운 사람들의 접종 경험이 크게 작용을 하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도 ‘백신 접종을 예약하고도 나타나지 않는 노쇼’ 상황에서 백신이 그냥 폐기되는 것을 최대한 줄여야 되겠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개발도상국과 소득 수준이 낮은 많은나라들은 언제쯤 백신을 맞을 수 있을지 기약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우리나라에서 접종 예약이 펑크나서 백신을 폐기하는 일이 많아지면 인류에게 죄를 짓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방역 당국에서도 백신 접종 약속이 펑크나서 백신을 폐기하는 일을 최대한 줄이기 위하여 저 같은 대기자 접종 예약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전화로 개별 병원에서 예약 접수를 받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백신 접종 앱을 만들어 보급한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백신 접종 대기자로 등록하면 예약자가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 순서대로 대기자에게 연락하여 백신을 폐기처분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대기자로 등록해서 백신을 맞으려고 한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버려지는 백신이 없도록 하는데 나 한 명이라도 보탬이 되자 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1차 접종만 해도 86%의 코로나-19 감염증 예방효과가 나타난다는 방역당국의 연구 결과를 믿기 때문입니다. 

 

2차 접종까지 완료... 자가격리 면제만으로도 안심

 

일부 언론에서는 백신의 불안을 키우는 보도를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실제로 질병관리청 발표 자료를 보면 지금까지 418만명이 백신을 접종하였고 백신관련 사망신고 사례는 92건이지만,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가 인과성을 인정한 것은 4건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백신 접종을 서두른 두 번째 이유는 2차 접종까지 마치고 나면 감염자와 밀접 접촉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PCR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기 때문입니다. 

하루빨리 접종 대상자의 7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고 집단 면역이 형성되어야 서로가 서로에게 위험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고, 특히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백신을 맞고 싶어도 맞을 수 없는 19세 미만 어린이와 청소년 873만 명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미래 세대인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해서도 방역 당국을 신뢰하고 순서에 따라 접종률을 높이고, 특히 백신이 폐기되지 않도록 하는 백신 대기자 등록 신청에도 많은 분들이 참여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