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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캡슐커피 분리수거 대책 만들어야...

by 이윤기 2022.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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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시사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1. 9. 6 방송분)

 

 

우리나라 사람들의 커피소비가 늘어나면서 커피 종류도 정말 많아졌습니다. 봉지를 뜯어서 뜨거운물만 타면 먹을 수 있는 편리한 봉지 커피부터 편의점에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음료가 판매되고 있고, 원두를 직접 갈아서 드리퍼와 같은 도구를 사용해서 직접 내려먹는 방법까지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가 소비되고 있습니다. 커피 애호가가 늘어나면서 요즘은 가정이나 사무실에도 카페처럼 커피머신을 설치하는 경우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요, 오늘은 커피머신 중에서도 편리함 때문에 더 많이 이용하는 캡슐커피 소비와 분리수거 문제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늘면서 카페를 찾는 대신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홈 카페'가 유행입니다. 특히 캡슐을 끼우고 스위치만 누르면 자동으로 커피가 추출되는 캡슐커피머신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사람들은 일회용 커피 캡슐을 얼마나 소비하고 있을까요?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캡슐커피 시장 규모는 2018년 1037억원에서 2019년 1387억원, 2020년 1980억원으로 3년 사이에 2배가까이 성장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일회용 캡슐용기의 분리 배출과 재활용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실제 제가 일하는 단체 사무실에서도 한 동안 캡슐커피머신을 사용하였는데요. 

 

캡슐 1개로 커피 1잔을 추출하기 때문에 10여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하루 10개 이상의 커피캡슐이 쓰레기로 배출되었고, 한 달이면 200개 이상의 커피캡슐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커피캡슐을 분리수거하는 것이 번거로워 다시 봉지커피와 뜨러운 물로 원두를 내려 커피를 추출하는 드립 커피로 바꾸고 말았습니다.

캡슐커피 분리수거 프로그램 16%만 이용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봄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리고 있는 캡슐커피 브랜드 21종을 용기 재질을 조사하였는데, 알루미늄 제품 4종, 플라스틱 제품 17종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용기 재질이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대부분 재활용이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재활용이 어려운 것은 제품의 구조적인 특징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커피 캡슐은 뚜껑, 필터, 커피, 바스켓 네 가지의 단순한 재료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뚜껑만 쉽게 열면 분리수거가 어렵지 않은데, 캡슐커피 제조사들은 자신들이 만든 기계에 가급적 자사 커피캡슐을 이용하도록 하기 위하여 뚜껑을 열고 커피찌꺼기를 제거하는 작업을 쉽게 할 수 없도록 밀봉해 놓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캡슐커피 머신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재활용가능한 커피캡슐을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안에는 커피가 들어있고 겉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서 커피만 따로 분리하면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은 분리배출할 수 있는데... 그렇게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한국소비자원이 커피캡슐을 이용하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41.4%는 일반쓰레기로 버린다고 응답하였고, 그 보다 조금 많은 42%는 재질에 맞게 분리배출하고 있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다보니 불편함이 있지만 분리수거를 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라고 하겠는데요. 

문제는 캡슐수거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경우는 고작 16.6% 밖에 안된다는 것입니다. 캡슐커피는 재활용 의무대상 포장재 중에서 분리배출표시 예외품목에 해당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개별 포장용기에 분리배출 및 재활용 도안 및 재질 표시를 안해놓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표시가 없으면 일반 소비자들이 어렵게 캡슐을 분해하여 커피찌끼기와 필터를 빼고 플라스틱이나 알미늄을 따로 분리배출해도 선별과정에서 일반쓰레기로 다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국내 캡슐수거 시스템 1개 회사만 운영

캡슐커피 용기가 일반쓰레기로 버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갭슐용기의 구조를 분리하기 쉽게 하고, 많은 양을 모아서 한꺼번에 배출하는 시스템이 필요한데요. 그것이 바로 캡슐회수 프로그램입니다. 캡슐회수 프로그램은 캡슐용기의 환경오염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한 캡슐용기를 회수해 재활용하고 커피가루는 퇴비로 사용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국내에 유통되는 조사대상 21개 제품 중 캡슐수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세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는 네스프레소뿐이었습니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네스프레소뿐만 아니라 네스카페, 일리 등 8개 브랜드 사업자들이 캡슐 회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1개사만 캡슐수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나머지 7개사는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캡슐수거 프로그램에 참여해본 소비자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캡슐수거 장소가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 1만 4000군데 수거 지점이 있지만, 창원시에는 2군데, 김해에 1군데가 전부입니다. 이 정도 숫자로 캡슐수거가 제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며, 제가 보기엔 일종의 환경 마케팅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국내 캡슐회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네스프레소 구입 소비자들의 경우에도 38%만이 이프로그램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고, 61.7%는 이용해보지 않았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사실 이용 경험이 있는 38%도 꾸준하게 이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캡슐 회수 프로그램을 통한 실제 수거율은 더 낮다고 보아야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부에서도 캡슐회수 프로그램 참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커피캡슐을 재질별로 분리하여 많은 양을 모아서 재활용업체에 보내지 않고, 소량 배출하거나 혼합 재질인 경우에는 재활용이 어렵다는 것이지요. 

커피캡슐을 분리수거 하려는 소비자가 많다보니 시장에는 관련 제품도 이미 공급되고 있습니다. 커피캡슐을 분리하는 오프터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고, 일회용 캡슐대신 리필하여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리필캡슐도 판매되고 있으며, 커피가루를 눌루주는 캡슐용 템퍼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커피캡슐 분리수거와 재활용은 제조사가 책임져야


하지만, 제가 보기엔 이런 정도로는 캡슐커피 분리수거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2020년 상반기 기 통계로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평균 848톤이고 전년대비 15.6%나 증가하였습니다. 태평양한가운데 플라스틱 섬이 생기고, 물고기들이 플라스틱을 먹이인줄 알고 먹는다는 다큐와 뉴스가 널이 알려지면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는데도,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인지 플라스틱 폐기물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사업자가 캡슐 수거율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모든 캡슐커피 제조, 유통 회사에 수거프로그램 도입을 의무화시켜야 하고, 이미 우리가 재활용, 재사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 운용하고 있는 공병보증금제도와 같은 것을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행 공병보증금제도는 용량에 따라 최저 70원에서 최고 350원까지 빈병을 소매점에서 1일 30개까지 교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결국 맥주병이나 소주병 수거율이 높은 것도 공병보증금제도 때문이며, 보증금이 비쌀수록 수거율도 높아진다고 합니다. 심지어 서울, 경기지역에서는 무인회수기를 설치하여 소주병 100원, 백주병 120원, 맥주캔 10원을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지급하는 자동판매기처럼 생긴 무인회수기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환경분야 스타트업 기업 오이스터에이블에서 운영하는 ‘오늘의분리수거 ’라는 앱을 이용하면, 우유팩같은 종이백을 분리수거함에 넣으면 포인트를 적립하여 전용쇼핑몰에서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거나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도 가능합니다. 제주도에서도 투명페트병, 폐건전지, 종이팩, 캔 등을 재활용센터로 가져오면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주시고 있습니다. 서울강동구, 전남해남군 등에서도 자체 햅을 개발하여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현금으로 보상해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커피캡슐 수거 책임을 사업자들에게만 맡겨두고 뒷짐만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커피캡슐 수거프로그램 도입을 제도화 하고, 공병보증금과 같은 보증금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재활용가능한 멀쩡한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이 종량제봉투에 담겨 버려지는 일은 막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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