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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메타버스가 시들해지는 까닭

by 이윤기 2022.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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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시사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2. 3. 7 방송분)

 

코로나19 팬데믹이 3년 이상 지속되면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활동은 줄어들고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도 기계를 거쳐서 만나는 것이 점점 더 자연스럽게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소통 수단들과 메타버스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사람과 사람을 편지로 연결하던 세상에서 사람과 사람을 디지털로 연결하는 변화는 매우급격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화가 발명된 지 170년 밖에 되지 않았구요. 오늘날 전 국민이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은 1992년 IBM이 내놓은 ‘사이먼’을 최초의 스마트폰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판매부진으로 2년 만에 시장에서 퇴출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등장은 2007년 아이폰의 등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봐야 하는데, 불과 15년 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험하는 사상초유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우리의 삶을 굉장히 많이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디지털 기술과 관련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화상회의가 일상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도 구글 미트나 카카오톡 영상통화, 아이폰 페이스타임 같은 도구를 활용하여 외국에 나간 가족이나 친구들과 영상통화를 해 본 경험은 있지만,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제 업무를 위한 회의를 화상회의로 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중요한 회의나 교육일수록 반드시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여서 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 같은 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민들이 저화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온라인 소통 일상화는...획기적 변화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 화상회의 도구 사용이 굉장히 익숙한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하루에도 여러 번 온라인 화상회의에 참여하고,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나 행사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는 없냐?”고 묻게 되고, 요청한 쪽에서 온라인 회의로 참여할 수 있는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것을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 새로운 문화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제가 경남에 본사를 둔 모 공공기관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곳이 있는데, 저만 빼고 위원들이 모두 서울에서 활동하는 분들입니다. 위원들이 모두 서울에 있는 분이다보니 처음 위촉될 때 한 번 경남에 있는 본사에서 회의를 하고 그 뒤로는 늘 서울에 있는 사무소에서 회의를 하게 되더라구요. 과거에는 제가 서울에서 열리는 회의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 그냥 불참으로 처리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 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서울분들은 서울사무소에 나와서 회의에 참여하고 저는 창원에서 온라인으로 회의에 참여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게 되었고, 서울에 사시는 분들도 이동 시간을 줄여기 위해 온라인으로 회의에 참여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할 때, 기계를 거쳐 소통하는 것이 굉장히 보편적인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YMCA만 하더라도 시민강좌를 할 때 요즘은 방송국처럼 현장에 20여명이 모여서 강연을 들으면서 동시에 화상회의 도구나 유튜브 방송으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도 점점 더 기계를 거쳐 소통하는 것에 익숙해져 사람들이 지금은 100명, 200명이 모이는 원탁토론 같은 대규모 토론회로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참여자들이 전혀 어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회원들의 동아리 활동도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심지어는 계모임에까지 유명한 온라인 회의도구들이 사용되고 있답니다. 

 

너도 나도 메타버스... 펜데믹 끝나도 지속될까?

코로나19와 디지털 기술이 우리 삶을 굉장히 많이 바꾸고 있는데요.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기술도구 중 하나가 바로 메타버스입니다. 요즘 중앙정부, 지방정부와 학교와 같은 공공영역은 말할 것도 없고,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청소년 시설이나 복지시설을 비롯한 여러 사회서비스 시설에서도 ‘메타버스 도입’을 내세우고 있고, 예산을 낭비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다들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메타버스는 초월(beyond), 가상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1992년 출간된 소설 '스노 크래시'속 가상 세계 명칭인 '메타버스'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요즘 우리가 메타버스, 메타버스 하는 것은 그동안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마치 현실과 비슷한 느낌이 들도록 해주는 증강현실, 가상현실 기술이 우리의 일상에 응용될 것이라고 하는 것 때문입니다. 즉 가상세계 속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있고, 우리 삶이 그것을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하는 것이지요. 

우리생활에 아주가까이 왔다는 뉴스도 흔합니다. 졸업식을 메타버스로 했다, 세미나를 메타버스로 열었다, 지역 축제를 메타버스로 개최했다하는 뉴스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고, 이런 행사에 자주 초대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주변에서도 청소년 축제도 메타버스로 해야하나? 청소년 상담도 메타버스로 해야하나? 여름 캠프도 메타버스로 해야하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동료와 후배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것은 시민단체 많의 현상이 아니라 모두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메타버스를 배워야 한다고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직 메타버스 기술은 1992년에 처음 출시된 스마트폰과 같은 수준입니다. 15년이나 시간이 지나 아이폰이 개발된 후에야 스마트폰이 우리의 일상을 바꾼 것과 마찬가지라는 뜻입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기본적인 설계가 다르지 않은 싸이월드가 실패한 것은 너무 일찍 만들어진 기술이기 때문에 수익모델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스마트폰 사용법을 따로 배우지 않았던 것처럼, 메타버스도 따로 배울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아니 적어도 일반인들은 배울 필요가 없어야 메타버스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안 배워도 저절로 사용하듯이... 사용자는 메타버스도 저절로 가능해야

저는 요즘 가는 곳마다 적정 기술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 세금으로 일하는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은 민간 기업이 아니기 때문에 너무 앞서나가도 모두 예산 낭비라고 하는 것을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어떤 분야에서는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이겠지만, 어떤 곳에서는 지난 2년 동안 떨어져 지냈던 ‘사회적 거리를 회복하기 위한 준비’가 더 필수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할 때, 언어를 통한 소통은 30%에 불과하고 몸짓, 표정, 느낌, 옷차림을 비롯한 여러 가지 비언어적 메시지가 70%라고 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요. 결국 디지털 기술로는, 적어도 현재의 디지털 기술로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소통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좋은 영상기술이 있어도 더 많은 돈을 내고 콘서트에 가려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조심스럽지만,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준비가 전 사회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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