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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생명, 평화

오늘, 남은 날 중에서 가장 젊은 날

by 이윤기 2009.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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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인생의 목표를 세운다. 돈 많이 벌기, 좋은 직장 구하기, 학문적 업적 남기기, 높은 산에 오르기 혹은 평범하게 살기 등 다양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목표를 이루지 못하거나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얼핏 보면 참 쉬울 것 같은 '평범하게 살기'와 같은 목표도 참 어렵다.

언제부터인가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인생의 목표를 '오늘을 행복하게 살기'로 정하였다. 그리고 나름대로 늘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기 위하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산다.

그동안 대충 이런 것들을 알아냈다. 적게 소유하기, 적게 먹기, 느리게 살기, 천천히 살기, 날마다 하늘보기 뭐 이런 것들을 찾아냈다.


사실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라는 목표를 정해보면 알겠지만, '오늘을 행복하게 살자'는 목표를 정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에 대부분의 날은 행복해지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내일을 행복하게 살기 위하여 오늘의 불행을 감수하며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것에 관심을 가지면 그날 그날이 조금씩 더 행복해지기 시작한다.



행복하게 사는 지혜 깨닫기

그런데 그냥 행복하게 살 뿐만 아니라 그 보다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유쾌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있다.

막시무스(나는 처음에 이 사람이 외국사람인 줄 알았다)가 쓴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이 바로 그 책이다. 인생을 유쾌하게 지낼 뿐만 아니라 여유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지혜가 가득하다.

그들이 삶의 고수라는 것에 쉽게 동의 할 수는 없지만 간디, 고리키, 노벨, 뉴턴, 단테, 로댕, 루터, 마리 퀴리, 만델라, 링컨, 볼테르, 아인슈타인, 슈바이처와 같은 사람들의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모아놓았다.

그들의 삶 속에서 극도의 순간을 경험하는 동안에 찾아내는 삶의 지혜는 간결하지만 핵심을 찌른다. 참 놀라운 것은 이러한 삶의 지혜는 딱히 한 사람만 발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삶을 진지하게 살다보면 그런 지혜를 깨닫는 일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에서는 같은 주제에 대하여, 두 사람의 삶의 고수가 남긴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사람의 이야기는 짧은 우화도 동화처럼 들려주고, 다른 한 사람의 이야기는 격언처럼 전해준다. 예컨대 이 책의 첫 번째 이야기는 '부당한 비난에 웃으며 대처하는 법'을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이 설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 남자가 나타나 그 앞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설교를 하던 사람은 남자가 욕을 끝낼 때까지 잠자코 듣기만 했습니다. 마침내 남자가 욕을 멈추자 설교하던 사람이 물었습니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선물을 주었는데, 당신이 받지 않았으면 그것은 당신의 것입니까, 아니면 선물을 준 사람의 것입니까?"

남자가 퉁명스럽게 대답했습니다. "당연히 선물을 준 사람의 것이겠지."

그러자 설교를 하던 사람이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도 당신의 욕을 받지 않을 테니 당신이 한 욕은 모두 당신이 다시 가져가시오." (본문 중에서, 마틴 루터 이야기)


살다보면 다른 사람이 하는 정당하지 않은 말이나 행동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많은데, 루터는 내가 받지 않은 모욕은 나의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마찬가지로 로마의 역사가 타키투스 역시 "비난에 화를 내는 것은 그 비난을 받을 만하다고 인정하는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막시무스는 자신의 책을 통해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67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전 세계 인생고수들에게 배우다 21꼭지, 지구에서 인간으로 유쾌하게 사는 법 24꼭지, 그리고 오늘은 내게 남은 날 중 가장 젊은 날 22꼭지 이다. 아울러 막시무스의 농담사전에는 74꼭지의 재미있으면서도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막시무스의 농담사전에 나오는 '적'에 관한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막시무스는 나를 단련시키고, 끊임없이 변화를 강요하며 숨은 능력을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 바로 당신의 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만약 당신에게 적이 없었다면 지금 당신 모습도 없었다는 것이다. 어쩌면, 적은 친구 보다 더 필요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적은 당신보다
당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는 사람이다.
적은 늘 당신의 단점과 허점을 생각한다.
적이 보는 당신의 모습은
당신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다.
적은 당신에게 끊임없이 변화를 강요하며
당신의 신경을 단련시키고
당신의 숨은 능력을 드러나게 한다.
그래서 적은 당신의 인생 도우미다.
만약 당신에게 적이 없다면
당신의 인생은
지금보다 개선될 여지가 거의 없다.
(본문 중에서)


'정치'에 관한 막시무스의 농담 역시 무릎을 탁 치게 만들만큼 마음에 와 닿았다. 우리 사회에서 정치는 부패와 무능 혹은 비리를 나타내는 말처럼 되어 버렸다. 그래서 정말 괜찮은 사람들은 진짜 정치를 해야 할 사람들은 대부분 정치를 싫어한다. 그래서 아마 정치가 이 모양 일 것이다.

정치

좀 괜찮은 사람들은
정치하겠다고 나서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치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며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좀 괜찮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모든 권력을 내주고
그들로부터 지배받는 벌을 받는다


이제껏 한 번도 정치에 혐오감을 가지고 정치를 멀리 하는 사람들이, 결국 그들이 혐오하는 정치인들에게 '지배' 받는 '벌'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정말 풀뿌리 민주주의로부터 정치 행위에 대한 직접 참여 뿐만 아니라,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 대신에 정치를 해야 할 사람을 진출시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게 하는 대목이다.

오늘, 남아있는 날 중에서 가장 젊은 날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은 막시무스가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연재해 네티즌 관심과 찬사를 받은 글을 모아서 출판한 것이라고 한다. 유쾌한 지구인 막시무스가 전 세계 인생 고수들에게 배운 사랑, 결혼, 거짓말, 믿음, 실패, 성공, 불안 죽음 등에 대한 현명한 답을 모아서 사람들이 인생을 더 유쾌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스콧 니어링은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하였는데, 이 책을 보면, 막시무스는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임에 분명하다. 저자 소개에는 유쾌하게 사는 막시무스가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 챌 수 있는 단서들이 있다.

그는 "넥타이 매지 않기, 날마다 은퇴해서 글쓰기, 일 년에 한 두 주제를 골라 관련된 책 몰아읽기, 밥은 제때 챙겨 먹기, 비행기 타서는 비행기 폭파범이 등장하는 소설읽기, 마음에 있는 그대로 말하기, 날마다 조금씩 더 부드러워지기 등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오늘을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 하루하루의 삶을 더 유쾌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은 지금 당장 삶을 유쾌하게 만들 수 무언가를 시작해보자. "오늘이 당신에게 남아 있는 날들 중에 가장 젊은 날"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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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 유머조아 2009.04.19 19:29

    오늘이 내 생애에서 가장 젊은 날.. 너무도 감동적인 말입니다.
    답글

    • 이윤기 2009.04.19 23:13 신고

      네, 예전에 쓴 글인데...오늘 포스팅하면서 저도 이 대목에 확 끌려 제목을 바꾸었습니다. 한 살이라도 젊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는 생각을 하니...전율이 일어나더군요.

  • 리카르도 2009.04.19 22:10

    저는 이제서야 막시무스를 알게되었네요.
    이렇게 좋은 정보를.. 어쩌면 진보 언론들이야 말로
    블로거들과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존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답글

    • 이윤기 2009.04.19 23:16 신고

      프레시안에 연재된 내용이라고 합니다. 저도 책으로 나온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책이 나온지도 이미 꽤 지났습니다.

  • 복댕이 2009.04.20 20:45

    글을 읽으니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확~드네요. 오늘 남은시간 행복으로 마무리 해야겠습니다. 글 잘 읽었어요~
    답글

    • 이윤기 2009.04.21 08:33 신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에요. 진중한 독서의 사이 사이에 휴식용 독서를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되네요. 대신 짧게 읽고 길게 생각하는 책이기도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