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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식량자급율 20%...위험, 기후변화 보고서

by 이윤기 2023.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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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2. 7. 25 방송분)

 

장마인 듯 장마 아닌 이상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폭염에 지쳐가는 여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기후변화를 실감하게 되는 여름인데요. 오늘은 한여름 불볕더위로 체감하게 되는 기후변화와 식량위기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환경운동가들은 기후변화가 가져오는 위협 요인으로 해수면 상승, 강력한 허리케인과 태풍, 초고온과 초저온 현상, 기록적인 홍수와 가뭄, 대규모 산불, 생물다양성 축소 등과 함께 시급한 위험요인 중 하나로 식량위기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기후변화로 한반도의 평균기온이 높아지면서 열대과일이 자라는 것을 오히려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것처럼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실제로는 기후변화로 인한 식량 위기는 단순하게 식량부족을 겪을 뿐만 아니라 식량을 둘러 싼 나라간 분쟁이나 무역전쟁 그리고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단기적으로 기후변화는 농업생산량을 감소시키고 지속적인 농가소득 감소로 이어지면 양극화와 지역소멸 등 새로운 사회문제로도 이어지게 됩니다. 환경부가 만든 한국기후변화보고서 2020에 따르면, 한반도의 기온은 지난 100년간 1.8도 상승하였습니다. 한반도 기온이 100년 전보다 1.8도 상승하였다고 하면, 고작 1.8도 밖에 올라가지 않았는데 호들갑이냐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것은 세계 평균 기온 상승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한반도 기온 상승은 이미 구체적인 피해 사례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제 환경 단체인 그린피스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강원도 고랭지 배추는 1960년에 5177헥타르가 재배되었는데, 2020년에는 4423헥타르로 재배면적이 줄어들게 됩니다. 쌀 생산량도 줄어드는데요. 2015년에 420만톤이었던 쌀생산량은 2020년 350만톤으로 줄어듭니다. 

 

가장 심각한 지표는 바로 식량 자급율인데요. 1980년에 56%였던 식량자급률은 1995년에 절반인 28%로 줄어들고 2020년에는 21%까지 떨어졌습니다. 식량자급률 감소의 원인을 모두 기후 위기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지만, 재배면적이 줄지 않아도 식량 생산량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 ‘2020 한국기후변화평가보고서’에 담긴 내용입니다. 

 

 

식량자급율 20%...위험, 한국기후변화 보고서

지금처럼 기후변화가 지속된다면 재배면적이 줄어들지 않아도 2100년까지 벼는 25%이상, 옥수수는 10~20%, 여름감자는 30%까지 수확량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기상청 보고 자료에 따르면 2100년이 되면 국내 복숭아 생산량의 98%가 감소하고, 배추 생산량의 85%가 감소하며, 고추 생산량도 89%가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가 세우고 있는 식량위기 대처는 다른나라에서 적정한 가격에 필요한 농산물을 수입해 오겠다고 하는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식량 위기의 근본원인인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세계 식량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최대생산국 밀가루와 식용유 뿐만 아니라 다른 작물의 공급도 줄어들고 전 세계적으로 식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이미 유엔은 우크라이나 전쟁이로 시작된 식량위기는 전쟁이 끝나도 바로 끝나지 않고 그 여파가 앞으로 수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지난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12.6% 증가하여, 1990년 이 지수 도입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식량 가격 상승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부터 고통과 고난에 빠뜨리게 됩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동과 북부아프리카의 식량위기를 가중시키고 있으며, 아프리카, 아시아, 남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의 식량 가격을 3배 이상 인상 시키고 있답니다. 

그런데, 더 심각하면서도 당황스러운 문제는 현재 지구상에서 생산하는 식량이 세계 모든 사람들이 배고프지 않게 먹기에 부족하지 않다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현재 세계 식량 시장, 곡물 시장은 소수의 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곡물가격의 하락을 막기 위하여 남는 곡물을 폐기 처분하거나 공장식 축산을 하기 위한 가축 사료, 자동차용 바이오연료 생산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식량 가격 3배 인상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는 농경지의 약 80%가 육류 및 유제품을 위한 가축 사료 재배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사료 생산을 위해서 목초지를 늘이기 위해 많은 산림이 파괴되고 있고, 여러 생물들이 멸종하고 있습니다. 목초지를 늘이기 위하여 열대우림이 파괴되면 또다시 홍수와 가뭄을 비롯한 기후위기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사이클이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최근 전 세게 환경운동가들이 일제히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긴급한 대책의 하나로 ‘채식으로의 전환’을 부르 짓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을 해야하는 동시에 이미 생산되고 있는 식량의 공평한 분배에도 관심을 기우여야 합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이미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양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 아니라 더 공평한 분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식량의 공평한 분배가 이루어지면, 아마존이나 동남아시아의 숲을 파괴하지 않아도 되고, 식량 생산을 늘이기 위하여 나무를 베지 않아도 됩니다. 나무와 숲을 온전하게 지키면 그 곳에 서식하는 소중한 동식물을 함께 지킬 수 있습니다. 선순환이 시작될 수 있는 것이지요. 
최근 유엔보고서에 따르면, 공장식 축산을 위한 사료를 대량으로 생산해야 하는 우리의 식량 생산 시스템이 산림벌채의 80%, 온실가스 배출의 29% 그리고 생물 다양성 손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들은 ‘식량’을 가장하여 생산되는 공장식 축산 사료와 자동차 바이오 연료 생산을 멈추고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진짜 ‘식량’을 생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아울러 세계 각 나라 정부들이 자기 나라의 소규모 농민을 지급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정하게 분배할 수 있으며, 식량위기를 막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예컨대 최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의 식량 수출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닥쳐오는 식량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방안은 없다’고 단정하였습니다. 기후변화와 식량위기를 걱정하는 지구 시민들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 종식’을 위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함께 행동해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정부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4%에서 50%이상으로 상향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한편, 지난 봄 정부는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식량 과학자들은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 이상이 꿀벌을 통해 열매를 맺는다고 합니다. 즉 꿀벌이 사라지면 우리가 즐겨 먹는 대부분의 견과류, 과일, 채소 생산이 급감하여 세계적인 식량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블루베리와 아몬드, 아보카도, 오이, 완두콩, 자몽, 커피와 같은 음식이 사라진다는 것이지요. 농촌진흥청과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조사결과 우리나라에서 꿀벌이 집단 폐사한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기상 이변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오늘 말씀드린 모든 지표들이 기후변화가 인류의 생존을 좌우하는 심각한 위기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들입니다. 기후변화가 인류를 굶어죽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경고 메시지를 모두가 귀담아 들고 삶을 바꾸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