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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청소년 모의선거...투표율 낮아지는 까닭?

by 이윤기 2024.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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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4. 3. 4 방송분)

 

지난 3월 29일 오전 10시 30분 경남 도청 프레스센터에서는 <청소년 모의투표운동 경남본부> 출범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개최되었습니다. 오늘은 4.10 총선 시기에 전국적으로 추진되는 <청소년 모의 선거 운동>경과와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 모의선거가 처음 시작된 것은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부터입니다. 청소년 모의선거는 지금부터 22년 전인 2002년부터 시작된 18세 참정권 운동의 일부입니다. 청소년 당사자와 청소년 지도자들은 2002년부터 당시 20세였던 선거권 연령을 18세로 낮추자는 운동을 펼쳐왔습니다. 그 결과 2005년에는 선거권 연령이 20세에서 19세로 한 살 낮추어졌습니다. 선거권 연령이 18세로 낮추어진 것은 2017년 대통령 선거 시기에 전국적으로 벌어진 청소년 18세 참정권 운동과 대통령 모의 선거 캠페인의 결과로 2019년 연말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었고, 2020년부터 선거권 연령이 18세로 낮추어졌습니다. 

청소년 18세 참정권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청소년 모의 선거 결과는 참정권 있는 성인 유권자들의 투표결과와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청소년 모의선거가 처음 시작된 것은 2017년부터입니다. 사상 처음 치러진 2017년 제19대 대통령 선거, 청소년 모의투표에는 전국에서 6만 75명이 유권자 등록을 하고 그중 86.1%인 5만 1715명의 청소년이 모의 투표에 참여하였습니다. 청소년이 뽑은 모의 선거 결과는 문재인 대통령이 39.14%를 얻어 당선되었고, 2위 심상정 후보, 3위 유승민 후보, 4위 안철수 후보, 5위를 홍준표 후보가 차지하였습니다.

청소년이 뽑은 당선자... 어른들과 달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것은 일반 선거와 같은 결과이지만, 심상정 후보가 2위를 차지하고 홍준표 후보가 5위를 차지한 것은 실제 성인 유권자들의 투표 결과와 많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첫 번째 청소년 모의선거는 우리나라에서 청소년 모의선거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즈음하여 전국의 청소년 대표들이 청와대를 방문하여 <청소년일 뽑은 대통령 당선증>을 전달하였습니다. 이후 중앙선관위가 청소년 모의선거를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였고, 아직 법과 제도로 정착되지 않은 청소년 모의선거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협력체계가 만들어지기도 하였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 때에는 전국적으로 시도지사와 시도 교육감에 대한 청소년 모의선거가 이루어졌습니다. 전국적으로 4만 5765명의 청소년들이 오프라인과 온라인 투표에 참여하였구요. 저희 경남에서는 7842명이 청소년 모의투표에 참여하였습니다. 당시 서울에서는 실제 선거에서 당선된 박원순 시장이 청소년 모의선거에서 낙선하고 녹색당 신지애 후보가 36.6%를 득표하여 당선되어 화제가 되기도 하였는데요. 저희 경남에서는 더불어 민주당 김경수 지사가 64.3%를 득표하여 <청소년이 뽑은 도지사>로 당선되었고, 박종훈 교육감이 51.6%를 득표하여 <청소년이 뽑은 교육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선거가 끝난 후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청소년 대표들이 당선자 캠프와 경남교육청을 방문하여 직접 당선증을 전달하였습니다. 당시 현직이었던 박종훈 교육감은 당선증을 받는 날, 청소년이 대표들이 바라는 정책 공약을 직접 듣는 간담회 자리를 마련하였고, 김경수 지사는 취임 이후에 관련 부서 공무원들과 함께 청소년 대표들을 직접 만나 정책 제안을 들었습니다. 청소년 모의선거를 준비하고 진행했던 청소년 대표자들은 교육감과 도지사를 직접 만나 자신들이 바라는 정책을 제안하고, 일부 정책은 임기 중에 시행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뜻깊은 성과가 있었습니다. 


한편, 2020년 21대 국회의원선거 때부터 청소년 모의선거가 위축되었습니다. 앞서 소개드린 두 번의 청소년 모의선거를 적극 홍보했던 중앙선관위가 갑자기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히면서부터입니다. “명백한 불법은 아니지만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애매한 해석을 내놓음으로써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 모의선거 진행이 막혀버렸습니다. 

 

청소년 모의선거 5만명에서 8천명으로 줄어든 까닭?

 

앞선 두 번의 선거에 전국적으로 4만 5000 ~ 6만 여명이 참여했는데, 2020년 국회의원 선거는 겨우 8214명이 참여하였습니다. 선거결과는 정당투표에서 더불어 시민당이 35%를 득표하고, 정의당이 14.3%를 득표하였으며, 미래 한국당이 12%를 득표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희 지역에서는 실제 선거결과와 다르게 더불어 민주당 후보와 정의당 후보가 당선되었고 청소년 대표들이 직접 당선증을 전달하였습니다.

네 번째 모의선거는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였는데요. 여전히 선관위의 애매한 해석 때문에 청소년 단체들이 학교에 들어가서 청소년 모의선거를 진행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전국적인 유권자 숫자가 1만명을 넘지 못하였습니다. 실제 선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었지만, 청소년 모의선거에서는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8%를 득표하여 당선되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섯 번째 모의선거는 2022년 지방선거였는데요. 전국에서 1만 2898명이 선거에 참여하였고, 저희 경남에서는 2768명이 유권자로 참여하였습니다. 선거결과 실제 선거에서 당선된 박완수 도지사가 37.7%를 득표하여 도지사로 당선되었고, 박종훈 교육감이 52.0%를 득표하여 교육감으로 당선되었으며, 창원시장 선거에서는 실제 선거에 낙선한 허성무 시장이 당선되었습니다. 세 분 당선자 모두 청소년들에게 직접 당선증을 받고, 간담회를 통해 청소년이 바라는 정책제안을 직접 청쥐하였습니다.

올해 4.10 총선 모의선거는 6번째로 치러지는 모의선거인데요. 지난 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저희 경남에서는 청소년 선거인단 1만명 모집을 목표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날 발대식에 나선 청소년 대표들은 “우리는 미래의 주인공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주민”이라고 한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또 “현재를 살아가는 주민으로서 공동체 의사결정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청소년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결정에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모의선거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4.10일까지 18세 미만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들이 요구하는 정책을 각 정당과 지역구 출마 후보자들에게 제안하고 모의선거를 통해 청소년들이 바라는 후보자를 직접 선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저희 경남에서도 정당투표와 함께 창원(4개), 양산(2개), 김해(2개), 진주(2개), 거창(1), 거제(1) 등 12개 지역구 후보자를 대상으로 청소년 모의선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청소년 모의선거를 돕는 청소년 활동가의 입장에서보면, 청소년 모의투표는 가장 바람직한 민주주의 학습 기회입니다. 이미 미국, 독일, 스웨덴,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정부와 교육부, 선거관리위원회가 국가 차원에서 모의선거를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직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우리나라는 모의선거 참여는 일반 선거보다 좀 번거롭습니다. 

 

일반 선거처럼 저절로 투표권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합니다. 인터넷에서 <청소년 모의선거>를 검색하면 유권자 등록이 가능합니다. 더 많은 청소년들이 4.10 모의선거를 통해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선거 축제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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