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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칼럼

투표확인증 어떻게 사용하셨나요?

by 이윤기 2008.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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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난 4월 9일 치르진 국회의원 총선거 때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들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나눠 준 ‘투표확인증’에 대한 의견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혹시 기억하고 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4월 9일날 투표에 참여하고 받으신 ‘투표확인증’ 사용기간이 4월 30일, 바로 내일까지입니다. 한 달이 채 안 되는 짧은 사용기간 때문에 저도 ‘투표확인증’을 활용하지 못하고 폐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투표확인증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궁금하여 만나는 YMCA 회원들과 친구들에게 ‘투표확인증’ 받아서 어떻게 사용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열에 여덟 명은 다음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갈 때 기회 있으면 사용하려고 아직 보관하고 있다고 말하더군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대부분 사람들이 투표확인증 사용기간이 4월 30일로 끝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으며, 제 이야기를 듣고 황당해하는 분도 많았습니다. 가족들이 함께 나들이를 많이 가고 하는 5월까지는 사용할 수 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안타까워하더군요.

두 번째로는 ‘투표확인증’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마산, 창원 지역의 경우 도립, 시립박물관과 미술관 정도가 사용할 수 있는 곳이었고, 김해나 진주에 있는 국립박물관 같은 경우는 투표 당일 날만 사용하도록 하여 활용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었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세 번째로 실제로 ‘투료확인증’을 이용해 본 YMCA 회원 한 분은 혜택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을 하였습니다. 박물관이던, 미술관이던 가족단위로 방문하게 되는데, ‘투표확인증’을 지참한 본인만 할인해주는 것은 꼭 마켓팅 차원에서 남발하는 미끼 할인권 같다는 지적이었습니다.
가족 중에 투표권 있는 유권자가 받아 온 ‘투표확인증’만으로 투표권이 없는 가족들이 모두 할인 받을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이번 ‘투표확인증’ 제도가 졸속으로 추진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는 사과문이 올라와 있습니다. 선거일에 임박하여 준비하였고, 행정기관과 협의 기간이 짧았으며, 입장 수입 감소를 우려 하는 해당 시설들의 비협조로 인하여 유권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 하였다는 점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에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안내되어 있는 시설에서도 ‘주차료 할인’을 거절당했다는 불만이 여러 건 올라와 있습니다. 유권자들의 빗발치는 항의로 서울의 경우에는 경북궁을 비롯한 5대궁 입장료 할인이 추가로 이루어지기는 하였지만, 지방의 경우에는 수도권에 비하여 ‘투표확인증’을 이용하여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너무 적다는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참여를 높이기 위하여 이런 제도를 도입한 것은 신선한 발상이며 긍정적인 시도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왕에 투표율을 높이기 위하여 도입한 정책이라면 다소 예산 부담이 따른다고 하더라도 유권자들이 실제로 혜택을 누린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선거 때도 투표확인증 할인 제도를 시행한다면 젊은 사람들은 영화관 할인, 나이든 분들은 찜질방 할인권 같은 ‘파격적인’ 혜택이 적용되었으면 좋겠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외국에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벌금을 물어야하는 나라도 있다고 합니다. 어느 네티즌의 주장처럼 투표하라고 쉬는 날이니 만큼, 직장에 선거확인증을 제출해야만 유급휴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창원KBS 라디오 2008년 4월 29일, 생방송 경남 시민기자칼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