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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인도 연수

남인도 문화유적 답사, 뭄바이 여행

by 이윤기 2008.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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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O 해외연수 참가기 최종편
- 사람냄새 가득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뭄바이 시내 관광



오로빌 방문을 끝으로 남은 인도여행은 관광과 휴식으로 느긋한 일정이었다. 일곱째날 오전에는 폰티체리 해변도로를 산책하면서 인도양을 구경하고 - 흔들리는 뗏목에 서서 그물을 올리는 광경 - 폰티체리의 재래시장을 방문하였다.

이곳에는 오로빌에서 운영하는 직영 쇼핑센타가 있는데, 이곳과 시장에서 선물들을 구입하느라 분주하였다. 외국여행에서 선물은 늘 부담이다. 출발할 때는 선물을 사가지 않겠다고 늘 다짐하지만 여행을 하다보면 결심이 무너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어제 오로빌에서 가족들과 Y 실무자들을 위한 선물을 샀다. 작은 선물이지만 여러 사람을 챙기려고 하다보면 살 때는 늘 부담이고, 전해줄때는 늘 초라한 듯하여 손이 부끄러울 때가 많은 것이 외국여행 선물이다.


오후에는 해변의 휴양도시 마말라뿌람으로 이동하였다. 마말라뿌람은 첸나이에서 남쪽으로 해안을 따라 60km정도 떨어진 곳으로 세계문화유산이 많은 관광 휴양지이다. 일행은 먼저 코끼리 조각상이 있는 빤차라타 사원을 찾았다.

드라비다 건축양식의 원형이라고 하는 ‘빤차라타’ 사원은 약 1,300년전(7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사원으로 200년전 영국인에 의하여 발굴되었다고 하며, 다섯 개의 커다란 사원이 거대한 하나의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철조망을 치고 입장료를 받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사원 곳곳의 화강암을 마음대로 밟고 다니도록 내버려두었으며 사진촬영도 아무데서나 할 수 있었다.

이 곳에서 만난 거리의 상인들은 인도에서 만난 거리의 상인들 중에서 가장 끈질기고 악착같이 매달렸다. 낮에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입장료를 받지만 밤이 되면 가난한 사람들이 마음대로 들어가서 쉴 수 있는 모양이었다. 곳곳에 사람의 흔적과 냄새가 가득 베여 있었다.


곧이어 해안사원(Shore Temple)을 찾았는데, 7세기 후반에 세워진 작은 사원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고 한다. 현지 안내원의 말에 따르면 원래 7개의 사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바닷속에 들어가 버렸고, 이 사원도 침식을 막기 위하여 방파제와 방풍림을 조성하였다고 한다.

이 곳 사원에는 시바와 비슈누 신을 모신 두 신전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세계문화유산이 사람들에게 이렇게 자유롭게- 모든 바위위에 자유롭게 올라가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 관람되는 경우도 흔치 않을 것이다.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아무곳에나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매달리고...아마 밤이 되면 이 마을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숙소로 사용되는 듯하다.

비쉬누 신과 시바신이 모셔진 사원에는 사람이 만들어내는 지저분한 냄새가 확 퍼져 나온다. 사원은 삼면에 바다를 낀 만에 자라 잡아 빼어난 풍광위에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거대한 바위(너비 29m * 높이 13m)위에 새겨진 조각 ‘아르주나의 고행’은 우리나라의 경주에서 볼 수 있는 각종 부조물을 연상하게 하였다. 강가의 하강이라고도 불리는데, 강가신이 이 세상에 내려왔을 때의 이야기를 부조로 만들었다고 한다. 산양한마리가 바위벽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진 언덕위에는 ‘크리쉬나의 버터볼’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둥근 바위가 놓여 있고 책에서 본 것처럼 바위 아래의 그늘에서는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빠라바 왕조시대에 코끼리를 동원해서도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한다.

바닷가의 Fisherman's cove Hotel에 도착하였는데, 야자수 아래에 영화에서 보던 수영장이 있고 일광욕을 하는 해변의자 그리고 호텔 앞에는 인도양 푸른 바다와과 하얀 백사장이 펼쳐진 아름다운 곳이다. 영화나 달력그림에서 보는 늘씬한 미녀들만 빼고는 모두 다 똑 같았다. 이 호텔은 인도의 고급 휴양지중의 하나로서 주말에는 예약이 쉽지 않다고 한다.

호텔 방의 커튼을 열면 야자수와 바다가 펼쳐진 아름다운 전망을 펼쳐져 있고, 일행 중 여성들을 위하여 마련된 바닷가 방갈로에는 지붕이 유리로 되어 별을 바라보며 샤워할 수 있는 샤워장과 연인이 함께 석양을 보며 앉을 수 있는 흔들의자(침대)도 있었다. 뷔페식당에는 신선한 열대과일과 야채가 충분히 준비되어 있었다. 수영도 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회복하였고, 배탈과 설사로 힘들어하던 일행들 대부분이 이 곳에서 몸을 추스렸다.


다음날 오전에는 코브롱 해변에서 해수욕과 휴식을 취하였다. 인도양 바다에 몸을 담궈보겠다는 일념으로 바닷물 속에도 뛰어들고 호텔수영장에서 일광욕도 즐겨보았다. 오후에는 마지막 여행지인 뭄바이로 인도 국내선을 타고 이동하였다.

인도 국내선의 삼엄한(?) 공항검색은 이번에도 변함이 없었다. 뭄바이로 떠나는 첸나이 국내선 공항에서 이북 동포들을 만났다. 김일성 뺏지를 달고 검은 양복을 입은 다섯 명의 남자들을 공항 대합실에서 보았다. 외모만 보아도 그들이 이북 동포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그들에게 말을 붙여볼 만한 자신이 생기지 않았고 나말고도 아무도 그들에게 말을 걸지는 않았다.


뭄바이의 Taj President 호텔에 묵었는데, 우리가 도착한 날 저녁에 이 곳 영화인들이 호텔에서 행사를 하고 있었는데, 반바지와 센달 차림의 우리모습이 호텔의 다른 손님들과 너무나 어울리지 않았다. 이 날 호텔로비에서 체커-인을 기다리는 동안 인도의 아름다운 여배우들을 실컷 구경하였다. 늦은 밤 태국식 저녁식사도 훌륭하였다.

뭄바이는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으로서 인구 1,400만이 넘는 인도 제일의 도시이고 경제의 중심지이며 인도 전체 물류의 50%이상이 뭄바이의 공항과 항구를 거쳐간다고 한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가 제작되는 영화의 도시이기도 하다.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와 비교해보면 오히려 뭄바이가 오히려 인도의 수도 같은 느낌을 주었다. 높은 빌딩들과 활기찬 도시, 인도의 다른 지역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도시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몸바이 여행, 첫 번째는 ‘마하락시마’ 빨래터를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인도의 카스트제도에 따라서 평생을 빨래만 해야 하는 사람들이 이 곳을 터전으로 살아간다. 이곳에 빨래를 맡기면 다림질까지 해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1주일 정도 걸리며 가격은 한 벌에 5루피라고 한다. 거대한 세탁장에는 빨래줄 가득히 수많은 옷과 세탁물들이 가득 걸려있었다.

조장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배화교의 사원을 방문하였고, 침묵의 탑과 뭄바이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바라바 언덕을 구경하고 아라비아 해를 끼고 있는 마린 드라이브를 차를 타고 구경하였다.

오후에는 엘레판타섬 근처까지 배를 타고 해상드라이브를 하였다. 엘레판타섬은 세계문화유산중 하나인데 하필 월요일이라 들어갈 수 없었다. 선착장 옆에는 뭄바이의 식민지 인도의 상징인 인도의 문과 1903년에 완공된 20세기 인도 최고의 건축물 중의 하나인 타지마할 호텔을 구경하였다.


그리고 인도의 현대 미술을 관람할 수 있는 ‘제향기르’ 미술관을 방문하였다. 대부분의 일행들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선물을 사기 위해 크라우포드 시장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였지만, 몇 몇 사람들이 미술관을 방문하였다. 뭄바이에서 가장 큰 음반 가게인 ‘리듬 하우스’가 제향기르 미술관 건너편에 있다는 말을 듣고, 미술품 관람보다는 음반을 사고 싶어 미술관 방문에 한 편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미술관 건너편에 있다던 음반가게는 찾을 수 없었다.


저녁을 먹고 해변 호텔에서 휴식, 새벽 0시 30분에 호텔을 출발해서 야심한 밤에 출국수속을 마치고 새벽 4시에 뭄바이를 출발하여 오후 3시쯤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왔다. 여행기를 다 쓰고 보니 짧은 여정의 경험을 마치 인도에서 수 십년을 살았던 것처럼 확신에 차서 적었다는 생각이 든다.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전해들은 이야기도 많다. 그렇지만 종교의 나라 인도에서, 카스트의 나라 인도에서, 새로운 이상공동체가 자라는 인도에서 좋은 동역자들과 함께 보낸 열흘간의 여행은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멋진 시간이 되었다.

짧은 인도여행에서 돌아와 870여 쪽 <간디평전>도 읽고, 어디서 인도 이야기만 나오면 용감하게 한 자리 끼어들어 ‘구라’도 풀어놓을 수 있게 되었다. 어줍잖게 시작한 인도여행기가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늘어놓다보니 30여쪽짜리 장문의 여행기가 되어버렸다. 글이 가득하여 별로 읽고 싶지 않다는 충고도 여러 번 받았다.

인도에 다녀온지 벌써 석달이 다되어간다. 마지막 뭄바이 편을 쓸 때는 인도현지에서 해두었던 메모에만 의지해서 여행기를 적어야 했다. 여행지에서 느꼈던 감흥들이 한국에 돌아와 일과 부대끼며 어느새 다 씻겨나가고 말았다. 다시 읽어보아도 가장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글이 되어버렸지만 더 이상 다 까먹기 전에 기록을 마칠 수 있어서 그래도 다행이다. 

남들이 읽든 말든 이 여행기는 내 삶과 경험의 기록이다. 언젠가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게 된다면 100여장의 사진과 글을 함께 소개할 생각이다. 행여나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이가 있다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사진은 뭄바이 항구에 있는 인도의 문)


2003년 4월 13 ~ 22일까지 진행된 NGO 활동가 인도 해외연수 참가기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