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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창원 도시철도 기본 계획대로 가면 안된다

by 이윤기 2013.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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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개통을 목표로 창원도시철도 기본계획이 수립된 가운데, 민관협의회가 구성되어 도시철도 노선, 수요예측, 차량 적합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핵심쟁점은 각종 용역에서 예측한 것처럼 과연 하루 10만명 이상(12만 7000명)이 도시철도를 이용하게 될 것인가 하는 겁니다.

한국교통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도화엔지니어링 등의 용역기관에서 수행한 용역결과를 보면 불과 4~5년 사이에 1일 승객이 최고 19만명에서 11만명까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수행한 용역에서 하루 12만 명이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지만 이 마저도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국도, 고속 도로, 철도를 비롯한 민자시설 수요 예측이 평균 50%정도 뻥튀기 되었다는 보도가 잇따르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겨레 신문의 이어지는 기획 보도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토건사업의 수요예측은 모두가 뻥튀기 되었다고 합니다.

예컨대 국민들이 모두 다 알고 있는 4대강 사업이 뻥튀기 된 것 뿐만 아니라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38대교’는 382억원을 들여 완공했으나 지나가는 자동차 한 대 없이 텅텅 비어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강원도 인제군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지역의 거가대교, 마창대교, 김해 경전철이 바로 이런 사례들입니다. 최근 한겨레신문은 '부풀려지는 SOC 수요예측'이라는 기획보도를 시리즈로 하고 있는데, 오늘 기사를 보면 전국의 185개 국도의 경우 예측통행량의 47%만 운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수요예측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도로가 있다는 것입니다.

철도의 경우도 비슷한 상황인데 2000년 이후 완공된 철도 10곳의 예측량 대비 실제 이용량 비율은 평균 56%였으며, 3200억원을 들여 2009년 개통한 장항~군산간 선로(복선 개량사업)의 경우 애초 예측 이용량은 하루 5230명이었으나 실제 이용자는 610명(12%)에 그쳤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엉터리 수요예측의 압권은 2007년 개통한 인천공항철도라고 합니다. 국고 1조904억원 등 총 4조2185억원을 투입해 2007년 개통한 인천공항철도의 지난해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약 4분의 1인 25.9%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개통 이후 지난 5년 동안 정부가 최소운영수입보장(MRG)에 따라 민간사업자한테 보전한 금액만도 1조171억원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30년 동안 14조원의 보전금을 물어주어야 할 상황이라고 합니다. 김해-부산 경전철이나 용인경전철에 못지 않은 엉터리 수요예측으로 막대한 MRG보전금이 국고에서 새나가고 있는데도 경전철 사업에 비하여 별로 논란이 되지도 않고 있습니다.

기사를 보면 같은 기간에 만들어진 전국  32개 고속도로의 경우 국도나 철도에 비하여 사정이 좀 나은 편이기는 합니다.  고속고로의 경우 예측통행량의 74%로 그나마 가장 뻥튀기가 덜하지만 30%가까이 수요가 부풀려진 것은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대형 SOC 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장래의 철도, 고속도로 계획을 보면 전국토가 마치 바둑판이나 그물망처럼 철도와 고속도로로 쪼개지도록 되어있습니다.

한편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민자사업이든 재정사업이든 대형 SOC사업에서 수요예측이 뻥튀기 되는 것은 똑같은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창원도시철도의 적자 발생 가능성을 지적하면 창원시 관계자들은 대부분 "김해 경전철과 같은 민자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재정사업이든 민자사업이든 상관없이 수요예측이 잘못되면 막대한 운영적자가 생길 수 밖에 없고, 그 운영적자는 고스란히 지방정부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실 그동안 국내에서 이루어진 지하철이나 경전철 공사의 수요예측과 실제 실제 수요를 비교해보면 창원시의 수요 예측 역시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지하철, 경전철 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곳에서 진행되는 대형 SOC사업의 수요 예측은 어느 것 하나 정확한 것이 없었습니다. 수요 예측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용역 기관이 그 결과에 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거나 보증을 서도록 하는 방법이 강구되어야 합니다.

지금처럼 용역 발주처의 구미에 딱맞는 보고서를 만들어주고 나중에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이런 뻥튀기 수요예측은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김해-부산 경전철이나 용인 경전철 소송을 통해서 용역기관과 무책임한 관료들에 대한 손해배상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원도시철도의 경우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할 만한 수요예측 결과를 놓고 정책적 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국 곳곳에서 만들어진 철도, 지하철, 경전철, 도로가 모두 절반 이상 뻥튀기된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또 다시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용역보고서만 믿고 추진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남신문 - 창원도시철도 기본계획 11월 이후 착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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