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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채식 건강

항암 치료 포기하고 음식과 환경을 바꾸었다

by 이윤기 2009.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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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송학운 김옥경 부부의 <나를 살린 자연식 밥상>


지난 초 여름 [MBC 스페셜] ‘목숨 걸고 편식하는 세 남자 이야기’에는 고기, 우유, 생선, 계란을 거부하고 편식하는 세 남자 이야기가 방송되어 세간의 화제가 되었습니다. 저도 당시 TV 프로그램을 보고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올렸습니다.

그 세 남자 중 한 남자가 바로 말기 직장암에서 살아 난 송학운씨입니다. 당시 TV 프로그램에도 송학운씨는 아내인 김옥경씨와 부부가 나란히 출연하였습니다. 아내가 준비한 자연식 밥상으로 새 생명을 얻은 부부의 따뜻한 생활이 묻어나는 방송이었습니다.

특히, 날마다 아름다운 밥상을 차리는 김옥경씨가 참 대단해보였습니다. TV 화면으로 보여주는 음식들은 고급 뷔페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먹음직스럽고 화려하였습니다.

방송에서 그를 수술했던 담당의사는 제작 PD에게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그 사람이 살아있다면 식이관련, 음식관련이지요?" 하고 질문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시청자들은 직장암 남편을 구해 낸 김옥경씨의 자연식 밥상을 방송을 통해 보면서 저렇게 화려하고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다면 나도 자연식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였을 것 입니다.

관련기사 - 2009/06/29 - 고기, 우유, 생선, 계란 안 먹으면 건강해진다

말기 직장암 남편을 살린 자연식 밥상

이런 기대에 부응 하듯이 김옥경씨가 자연식 밥상 철학과 요리법을 담은 책 <나를 살린 자연식 밥상>이라는 책을 냈습니다. 이 책은 김옥경씨의 자연식 밥상을 따라 해볼 수 있는 요리책이기도 하고,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하는 자연밥상 철학을 담은 음식건강법 책이기도 합니다.
그녀가 자연식 밥상을 만난 것은 벼랑 끝 선택이었다고 합니다.

“나는 17년 전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암 환자의 아내다......의사 말대로 6개월의 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단 1%의 희망이라도 있다면 생명의 끈을 붙잡고 싶었다. 그 절망 속에서 항암치료를 포기하고 우리가 선택한 건 음식과 환경을 바꾸는 결단이었다.”

수십 년을 살아온 도시생활을 접고, 1차 항암 치료를 마친 남편을 따라 요양원에서 자연식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음식을 ‘약’이라고 생각하고 꼬박꼬박 챙겨먹었지만 남편은 금새 싫증을 내고 말았다고 합니다. 평생 고기를 즐겨먹던 그에게 채식은 맛없는 ‘약’일 뿐이었던 것 입니다.

그때부터 암을 치유하는 자연식을 목숨을 걸고 먹어야 하는 남편을 위해 몸에도 좋고 입도 즐거운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없을까하는 고민을 시작하였고 그 결과물은 그녀가 쓴 이 책<나를 살린 자연식 밥상>과 여전히 건강하게 그녀 곁을 지키고 있는 남편 송학운씨 입니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음식 만들기

지성이면 감천일까요? 김옥경씨는 몸에도 좋고 입도 즐거우며 보기에도 아름다운 음식을 만드는 원칙은 의외로 쉽게 찾았다고 합니다. 바로 식품 고유의 맛을 최대한 살린 담백함을 기본으로 눈과 입이 즐거운 음식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①단순하게 조리하기
②표고버섯, 다시마, 양파 등의 가루, 채소국물로 만든 천연조미료 이용하기
③정제 설탕, 발효간장 대신 매실청, 레몬즙 등 자연재로 이용하기
④푸른색 일색인 자연식에 식품에서 얻은 천연색으로 색깔 입히기

이런 과정을 통해 김옥경씨는 건강하지만 맛없는 '약' 같은 자연식을 눈으로 감동하고 코와 입을 즐겁게 해주는 최고의 음식으로 탈바꿈시켰다고 합니다. 그녀는 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음식은 곧 약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결핍보다 과잉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수년 전 부터 자연건강법에 관심을 가지면서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살고 싶으면 몸에 좋은 것을 많이 찾아 먹으려고 하지 말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몸에 나쁜 것을 먹지 않으면 된다”고 말 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항변을 하더군요.

김옥경씨는 몸에 좋은 음식도 과하면 오히려 해가 된다고 합니다.

“결핍보다 과잉이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문제가 생긴 한부분만 채우려다 보면 결국 또 다른 병을 낳게 된다. 모든 병은 몸의 균형이 깨지면서 시작된다. 자연식의 기본은 결국 영양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자연식을 강조하는 분들은 자신들의 경험과 연구를 통해 음식과 영양에 대한 적합 비율을 소개하곤 합니다. <병 안 걸리고 사는 법>을 쓴 신야 히로미 같은 위, 대장 전문 의사는 “식물식과 동물식은 9:1, 그중에서 정제하지 않은 곡식은 50%, 채소나 과일 40%, 동물식(가급적 생선류)은 10%로 하라고 권유합니다.



결핍보다 과잉이 건강을 해친다

<나를 살린 자연식 밥상>을 쓴 김옥경씨가 추천하는 영양의 균형은 이렇습니다.

“탄수화물 60, 단백질 10, 지방질 10, 비타민 10, 무기질 10이 바로 자연식의 황금비율이다. 칼로리는 적고 영양은 풍부한 콩류, 견과류, 과실류를 기본으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 단백질은 콩류로 지방질은 견과류, 비타민과 무기질은 채소류에서 섭취한다.”

김옥경이 쓴 책 <나를 살린 자연식 밥상>에는 자연식으로 식습관을 바꾸는데 어려움을 격는 사람들을 위한 대체식품 조리법도 적지 않게 소개되어 있다. 그녀가 소개하는 몇 가지 대체식품을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육류 - 글루텐으로 육질을 내고 비트로 색을 입힌 밀고기
곰국 - 캐슈넛을 곱개 갈아 고소한 국을 끓인다.
와플 - 통밀가루에 견과류를 듬뿍 갈아 넣은 건강 와플


저자는 “좋은 재료로 소박하게 맛을 내면 음식 속의 영양분들이 몸 안에서 제 역할을 하게 되고 입맛이 싱그럽게 돌아온다”고 강조합니다. 화학조미료를 배제하고 깨끗한 자연의 맛을 살린 음식을 먹다보면 양념 때문에 느끼지 못했던 식품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게 되고 병든 우리 몸도 살아나기 시작한다는 것 입니다.

자연치료식을 위한 다섯 가지 원칙

세상 모든 의사들의 스승인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고칠 수 없는 병은 의사도 고칠 수 없다’고 하였답니다. 잘 아시다시피 결국 우리가 먹은 음식이 우리 몸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병은 우리의 잘못된 식습관으로부터 비롯되는 것 입니다. 저자는 자연치료식을 위한 다섯 가지 원칙을 지키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첫째, 현미밥을 중심으로 하는 철저한 채식만이 건강을 살린다.
둘째, 발암물질이 생기는 젓갈 및 소금에 절인 생선 등 발효식품을 피한다.
셋째, 아침 단백질, 점심 단수화물, 저녁 비타민을 중심으로 5대 영양소로 균형 잡힌 밥상을 준비한다.
넷째,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땅, 바람 공기가 만들어낸 제철식품을 챙겨먹는다.
다섯째, 4 ~5가지를 넘지 않는 소박하고 담백한 끼니를 준비한다.

김옥경이 쓴 <나를 살리는 자연식 밥상>에는 쑥, 두릅, 죽순, 부추, 파프리카, 연근, 우엉, 단호박, 버섯, 브로콜리, 참마 등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 보양식 24가지 그리고 계절별 밥상 메뉴 86가지 음식의 조리법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천연조미료, 통곡물, 견과류, 콩우유, 과일 주스를 중심으로 하는 자연 치료식의 원칙과 재료별 효능을 소개하고 있으며, 고추장, 초고추장, 쌈장, 냉면 소스, 양념간장, 마요네즈소스, 치즈 소스를 비롯한 천연소스 만드는 법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양산에서 자연생활의 집을 운영하는 송학운, 김옥경 부부는 환자와 일반인을 위하여 9박 10일 동안 산중생활과 자연식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남편 송학운씨의 말기 대장암 뿐만 아니라 여러 환자들을 회복시키고 있는 김옥경씨의 ‘사람을 살려내는 자연식 밥상’에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자연식 밥상 - 10점
김옥경 지음/동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