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시콜콜

횡단보도 무시, 힘(?) 있는 고급 승용차

by 이윤기 2009. 10. 31.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고급 승용차 일수록 교통법규를 안 지킨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어느 정도 일리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사진은 지난 주말 마산어시장 지하도 위에 새로 생긴 횡단보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제가 이 부근에서 일을 보고 있는 동안 횡단보도 위에 떡하니 주차를 하고 볼 일을 보러 간 경우는 이 검정색 승용차가 유일합니다.

다른 차들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서 멈칫멈칫하다가 횡단보도 위에 차를 세우지는 못하고 다른 주차공간을 찾아서 이동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검정색 승용차 운전자는 단 한 번의 망설임도 없이 차를 몰고 횡단보도위로 진입하더니 차를 똑바로 세우거나 보행자 이동 공간을 확보하려는 한치이 노력도 없이 그냥 차에서 내려서 근처 상가로 가 버렸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것 처럼 편도 차선 1차선에 해당되는 횡단보도 차지하고 삐딱하게 세워져있습니다. 이 차 운전자는 급하게 뛰어서 볼 일을 보고 오지도 않았습니다. 천천히 차에서 내려서는 유유히 걸어서 자기 볼 일을 다 보고 오시더군요.




보행자 많고 혼잡한 어시장 입구 횡단보도

혹시, 보행자가 많지 않은 곳이라서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마산시내 어느 곳 못지 않게 보행자가 많은 곳 입니다. 차량과 보행자가 많아 혼잡한 곳이기 때문에 낮에는 하루 종일 경찰이 불법주차 단속을 하는 곳 입니다.

잠깐의 주정차 만으로도 극심한 교통체증이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에 아침부터 초 저녁까지는 전혀 불법주차를  할 수 없는 장소입니다. 그러나 교통경찰이 철수하는 밤 시간에는 잠깐 잠깐씩 주차가 이루어지지만 이런 식으로 막무가내로 횡단보도를 차지하는 경우는 좀 처럼 보기 어렵습니다.


이곳은 원래 지하도가 있는 곳 입니다. 보행자가 많고 차량도 많은 장소이기 때문에 횡단보도 아래로 지하도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최근, 보행약자들이 지하도로 이동하는 것이 불편하고 인근 어시장과 부림시장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지하도 위로 횡단보도를 새로 만든 곳 입니다.

그만큼 보행자가 많은 곳 입니다. 횡단보도 가까운 곳에 양쪽 방향으로 버스 정류장이 있기 때문에 버스를 타기 위하여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이 많은 장소입니다. 
또한 부림시장과 어시장을 연결해주는 보행동선이기 때문에 시장을 찾는 시민들이나 상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곳 입니다.

검정색 고급승용차가 불법 주차를 해 둔 시간동안에도 적지 않은 보행자들이 차를 피해서 길을 건너야했습니다.





고급차 불법 주차, 그냥 우연일까요?

어떤 분들은 고급승용차라서 횡단보도에 주차한 것이 아니라 그냥 우연히 일어난 일일뿐이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래 동영상을 보시면 저의 생각에 좀 더 공감하실 수 있을 것 입니다.


아래 동영상은 사람들이 고급 승용차를 탄 사람들이 더 힘 있는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다는 것을 잘 확인시켜주는 동영상입니다. 교차로에 신호가 바뀌었을 때 경차를 타고 있는 차량을 향해서는 곧 바로 경적을 울리지만, 고급 승용차가 서 있을 때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고급차와 경차에 대한 사회적 인식 차이, 부자가 제약을 덜 받는다

사회적 착각은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에도 있다는 것 입니다. 일반적으로 고급 승용차를 타는 운전자는 경차를 타는 운전자가 끼어드는 것을 참지 못한다고 합니다. 프라이드, 티코, 마티즈 같은 차를 타는 사람들이 봉변을 당하였다는 뉴스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위의 영상을 보시면 교차로에서 경차의 경우 단 1초도 기다려주지 않고 경적을 울리는 운전자도 있습니다. 경차로 12번의 실험을 하는 동안 교차로에는 경적 소리가 요란하였습니다. 바쁜 도로위에 길을 막고 선 차를 향한 당연한 반응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같은 교차로에 고급 승용차가 서 있을 때 뒷 차에 탄 사람들의 태도는 180도 바뀝니다.  10 ~ 20초가 지나도 경적을 울리지 않거나 아주 조심스런 경적소리를 울립니다. 고급승용차 뒤에 선 차들은 끈기있게 기다리거나 작은 소리로 경적을 울리거나 심지어 알아서 피해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각각 12번의 실험결과 고급승용차의 경우 평균 10초만에 경적을 울렸으며 경차일 때는 평균 3초만에 경적을 울렸다고 합니다.

토마스 길로비치(코넬대 교수) "이것은 작은 예지만 부유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적은 제약을 받는 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것은 사람들의착각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차가 작으면 그 안의 운전자도 그저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입니다.

반대로 이야기해보면 큰 차를 타는 사람들은 힘 있는 사람이거나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그것은 큰 차와 작은 차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큰 차를 탄 사람들은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작은 차를 탄 사람이 고급 승용차가 즐비한 호텔 같은 곳에서 주눅이 드는 것과 반대되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위의 고급 승용차를 탄 운전자도 자신이 횡단보도 위에 주차를 하여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은 아닐까요? 실제로 횡단보도 위에 주차된 고급 승용차를 향하여 손가락질을 하거나 나무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보행자도 없었습니다.

고급승용차와 경차에 대한 사회적 착각에서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