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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내가 좋아하는 맛집

찬바람 부는 날, 들깨 칼국수 어떠세요?

by 이윤기 2009.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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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마산 토박이인 선배들 소개로 맛있는 들깨 칼국수를 먹고 왔습니다. 원래 지난 5~6년 동안 매주 목요일에 모여서 값싸고 맛있는 점심을 함께 먹는 모임 일명 '먹자계' 모임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여름 이 모임 총무이신 선배가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 함께 일을 하게 되어 갑자기 모임이 중단되었는데, 송년회를 겸해서 지난 토요일 들깨 칼국수집에서 모였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파전, 명태전이 입에 잘 맞고 들깨 칼국수도 맛이 좋아서 일요일 저녁에 가족들과 다시 갔다왔습니다. 일요일이지만 군것질 안 하고 대청소하고 목욕탕 다녀와서 곧장 칼국수 집으로 갔습니다. 식구들 모두 시장했던지 욕심을 내어 이것 저것 여러가지 음식을 주문하였습니다.


전날, 선배들에게 왕만두와 파전을 추천 받은 터라 가족들과 의논하여 왕만두, 파전, 명태전을 차례로 주문하였습니다. 왕만두는 고기가 들어가서 제가 제대로 먹어보지 못하였지만, 저희 아이 둘이서 먹어보고는 맛이 좋다고 하더군요. 고기 보다는 야채와 잡채가 많이 들어 있고 만두 피가 얇아 먹기에 좋다고 하였습니다.

저희 부부는 육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만두를 먹지 않는데, 이런 사실을 모르시는 사장님께서는 4명이 왔으니 어른은 1개씩, 아이들은 2개씩 먹을 수 있도록 만두 6개를 주셨습니다. 원래 만두 1접시는 5개라고 하시더군요. 센스(?)있는 사장님이시더군요.

파전과 명태전은 특별히 맛이 뛰어나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웠습니다. 파전이나 명태전, 동동주 같은 것을 파는 민속주점 같은 곳에서 맛 볼 수 있는 평범한 맛이었습니다. 대신 들깨 칼국수를 먹기 전에 간단하게 파전이나 명태전을 나누어 먹거나 동동주 한 잔을 곁들일 때 안주로는 손색이 없어보였습니다. 

들깨 칼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이 식당을 소개해 준 선배님이 이 집 파전은 밀가루 대신에 메밀가루를 사용해서 반죽을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다른집 보다 명태전, 파전도 더 맛있다고 하는데, 저는 그냥 보통 정도라고 느꼈습니다.


식사 메뉴는 들깨 칼국수,  들깨 수제비, 시골 칼국수, 시골 수제비가 있습니다. 저는 들깨 칼국수와 들깨 수제비 그리고 시골칼국수를 먹어 보았습니다. 처음 가 본 식당이니 이것 저것 먹어보고 맛있는 것을 알아두려고 식구들이 모두 다르게 주문을 하였답니다.

아 ~ 그런데, 이렇게 따로 따로 주문하여도 사장님이 싫은 내색을 전혀하지 않더군요. 식당에 손님이 많아서 일손이 바쁘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보통 손님 많은 식당에서 손님에게 강요하는 말 "같은 메뉴를 시켜야 음식이 빨리나온다"는 협박(?)도 없었습니다.  



식당 한 켠에 붙어 있는 글을 보니 충분히 이해가되더군요. "전형적인 슬로푸드 음식점"이라고 내세우고 있었습니다. 조리하는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다려달라는 부탁이기도 하더군요. 그러니, 손님들에게 빨리 먹기 위해서는 모두 똑같은 것으로 주문하라는 강요(?)를 하지 않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요.

이야기가 옆 길로 샛네요. 칼국수와 수제비 이야기를 해야하지요. 솔직히 시골칼국수는 보통입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겠지만, 제가 아는 칼국수 잘 하는 다른 식당과 비교해보면 맛이 조금 모자랍니다.

역시 이 집은 들깨 칼국수와 들깨 수제비가 제일 맛이 있습니다. 걸쭉하고 진한 국물 맛이 최고입니다. 저는 들깨 칼국수와 시골 칼국수를 함께 먹어보았는데, 들깨 칼국수 국물 맛이 워낙 진하고 맛이 좋아서 시골 칼국수 국물맛이 더 모자라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과자와 가공식품의 위험을 고발하는 '안병수 선생님'(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의 강의를 들었는데, 사람이 먹는 기름 중에는 들깨 기름이 가장 몸에 좋다고 하시더군요. 들깨도 몸에 좋은 것은 말 할 것도 없는 일이구요. 특히 저 처럼 육식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식물성 지방성분의 오메가 - 3 지방산이 풍부한 들깨가 좋은 보양식이기도 하지요.

쫄깃쫄깃한 국수 면발도 다른 식당에 비하여 모자라지 않았습니다. 밀가루 반죽을 사장님과 남편이 직접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주방이 훤하게 열려 있구요. 사진에 보시는 것 처럼 들깨의 효능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몸을 덮개하고 기를 내리며 기침과 갈증을 그치게 하고 간을 윤택하게 하여 속을 보하고 정수 즉 골수를 메워준다. 들깨는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을 방지하여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변비증 치료와 중풍 예방에 도움을 준다.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며, 들깨 지방에는 오메가 -3 지방산인 리놀렌산이 뇌의 신경기능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어린이 학습능력에 좋고 노인의 치매예방에도 아주 좋은 효과가 있다. 또한 비타민 E가 많이 포함되어 있어 생식능력증가, 시력회복, 전립선 치료, 탈모억제, 통풍예방, 담석용해 등에 도움을 준다."

 
저는 건강하고 좋은 먹거리에 관심이 아주 많은 편인데, 적어도 들깨가 우유 보다는 훨씬 몸에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차림표입니다. 가격은 대체로 모두 착한(?) 가격입니다. 저는 돼지 수육을 먹어보지 않았는데, 수육을 맛보려면 1시간 전에 미리 주문해야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손님에게 1시간을 기다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식당이라면 수육도 맛이 괜찮을 것이라는 짐작이 됩니다.

찬바람 부는 겨울날, 시골집에서 따끈한 들깨 칼국수 한 그릇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아 ~ 위치 설명을 안했군요. 마산 부림시장 지하도 옆, 옛 강남극장 입구에 있습니다. 강남극장 자리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하면 1시간 무료 주차권을 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