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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KBS뉴스, 내 블로그보다 공정하고 신뢰도 높을까?

by 이윤기 2010.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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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28일, KBS 미디어 비평에서 블로그에 관한 취재를 하러 마산을 다녀갔습니다. 1월 8일 방송된 KBS 미디어 비평에 김주완 부장, 천부인권, 그리고 제가 인터뷰하는 내용이 방송되었더군요. 김주완 부장께서 사전에 방송 시간을 안내해주셨는데도 저는 깜박하고 방송보는 걸 까먹었습니다.

그런데, 밤 11시 43분에 중국에 있는 사촌 동생에게서 다음 내용과 같은 문자가 왔더군요. "행님 미디어창에 화면 잘 받네요 말씀도 잘 하시고 멋집니다. 여기 중국에서도 잘 보았음" 문자름 받고 TV를 켰더니 이미 방송이 지나갔더군요.


다음날 KBS 홈페이지 다시 보기에 접속하여 방송을 보았습니다. 15분 방송을 쭉 지켜보는데 저는 딸랑 40초 나오더군요. 약 1시간 정도 취재를 하고 갔고 촬영시간만 해도 20분은 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정말 딱 40초 나오더군요. 

잘 아시겠지만, 방송이야 촬영 분량과 상관없이 많은 편집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별루 큰 기대는 안했지만 그래도 좀 서운하기는 하더군요.

제가 짧게 나와서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는 것, 기존 언론이 다룰 수 없는 것, 블로그가 기존 언론 보다 더 잘 다룰 수 있는 것, 기자와 피디, 작가들이 블로그를 통해 취재와 방송아이템을 얻고 있는 사례에 대하여  여러 이야기를 하였는데 그런 내용이 빠졌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솔직히, 중국에 있는 동생이 문자까지 보내왔길래 저는 한 1~2분이라도 제 인터뷰 내용이 나가거나 혹은 방송 내용에 반영된 줄 알았는데 인터넷 다시 보기를 봤더니 기대와는 많이 다르더군요.

미디어비평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비평은 이미 '달그리메'님께서 해주셨기 때문에 저는 방송에 나왔던 경험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방송에서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블로그에 대하여 "기존의 언론이 가지고 있는 공정성과 정확성을 담지 못한다"는 평가였습니다.


방송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공정성과 정확성을 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바로 앞부분 인터뷰에서 김주완 부장은 인터뷰를 통해서 다음과 같이 블로그를 평가하였습니다.

"블로그의 글들이 상당히 정보가 알차고 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이 많아서 인기가 상당히 좋은것 같아요."

결국, 미디어 비평에서는 "정보가 알차고 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내용이 많다"는 인터뷰 다음에 곧바로 "공정성과 정확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려버린 것 입니다. 좀 어이가 없더군요.

제가 블로그에 쓴 글과 KBS 9시 뉴스를 비교하면 어느 쪽이 공정성과 정확성이 더 높을까요? 워낙 서로 담고 있는 컨텐츠가 다르기 때문에 직접 혹은 단순비교가 어렵겠지요?

그렇지만, 저는 확언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제 블로그가 KBS 뉴스 보다는 공정성과 정확성이 더 높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제 블로그는 가진자나 힘 있는자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축소하거나 편파적으로 보도하는 일도 없습니다.

블로그는 어차피 주관적 저널리즘이기 때문에 방송과 같은 획일적 공정성을 요구 받는 매체는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아울러 방송과 단순 비교를 하더라도 블로그가 방송에 비하여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에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방송이 가진자들 힘있는자들을 대변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고 또 이미 전락하였기 때문에 사회전체적으로 보면 블로그와 같은 대안 매체들이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분투'하는 상황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블로거들은 정보에 접근하는 데 제약이 있어서 심층적인 취재 결과물을 내놓는데 어려움이 있다." 미디어 비평의 평가에도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블로그는 전문성있는 심층취재가 특기다 !

왜냐하면, 블로그들 중에는 기존 방송과 신문이 접근할 수 없는 전문성 있는 고급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여행, 요리, 문화, 교육,  IT, 의학, 정치 분야에서 어렵지 않게 그런 전문블로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만 하여도 '행정구역 통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에 대해서는 대한 민국 어떤 언론사보다도 더 심층적으로 기사를 포스팅하였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시민단체 활동에 대한 정보 역시 일반 기자들에 비하여 더 깊이,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기자들에 비하여 '공공기관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천부인권 인터뷰를 방송으로 내보냈지만 이점도 선뜻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블로그가 기자에 비하여 정보를 얻는 것은 늦을지 모르지만 정보를 해석할 때는 기자와 다른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은 간과하였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블로그들이 생산하는 뉴스는 블로그 스피어에서 검증 절차를 거칠 뿐만아니라 가끔 오류가 발견되는 경우에도 댓글과 트랙백을 통해 기존 언론에 비하여 훨씬 신속하게 바로잡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제가 보기에 전체적으로 미디어 비평은 '블로그'에 대한 취재가 부족하였다고 생각됩니다. KBS 미디어비평에서는 우리나라 블로그가 3천만개가 넘는다고 하였습니다. 이 숫자는 포털 사이트가 서비스하는 모든 블로그를 합한 숫자겠지요.

그런데, 블로그에 대하여 조금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지극히 사적인 관계망을 형성하는 이런 블로그와 1인 미디어로서 사회적 발언을 하는 블로그를 다소 엄격하게 구분하는 현실입니다. 미디어 비평에서는 인터넷 상에 있는 '모든 블로그'를 적절한 기준도 없이 그냥 묶음 평가하였다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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