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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칼럼

스승의 날, 2월로 옮기면 어떨까요?

by 이윤기 2010.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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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학교생활에 있어서 한 학년을 마무리하는 종업식이 있는 달이자 졸업식이 있는 달이기도 한데요.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5월 15일 스승의 날을 2월로 바꾸자는 제안을 해보려고 합니다.

▲ 2월 12일, YMCA 유치원 스승의 날 행사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의 한 고등학교 청소년적십자단원들이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선생님들을 위로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 그 기원이라고 합니다.

청소년들의 선행을 널리 알리고 확산하기 위해서 이 단체를 중심으로 은사의 날, 스승의 날로 명칭을 바꾸면서 민간 자율 행사로 진행되다가 1965년부터 세상대왕탄신일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고 국가기념일이 된 것은 1982년부터라고 합니다.

이처럼 스승의 날의 유래를 살펴보면 아이들이 스승의 은혜를 기리고 고마움과 감사를 전하는 날, 혹은 옛 스승을 찾아 지난날의 고마움에 작은 정성이라도 보답하는 날이 분명합니다. 한 마디로 마음에서부터 우러나는 진정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날인 셈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학부모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내 아이를 더 잘 봐달라는 이기적인 마음을 선물에 담아 보내는 그런 날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스승의 날 참 뜻 변질, 내 아이 잘 봐달라 부탁하는 날

50여년이 지난 지금, 스승의 날은 본래의 취지와 의미가 무색해졌습니다. 새 학기를 시작하고 2달 만에 맞이하는 5월 달에 포함된 스승의 날은 내 아이를 잘 봐달라고 부탁하는 날로 인식되면서 양식 있는 교사와 학부모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날이 되고 말았습니다.

많은 학교에서 부담스런 촌지와 선물을 피하기 위해 임시 휴무일로 정하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촌지와 선물을 보내지 않으면 내 아이만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몇 년 전부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교사와 학부모에게 모두 부담스러운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에 속해있는 유치원에서도 매년 2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해서 행사를 해오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1년 동안 돌봐준 선생님에게 노래와 율동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부모님들도 편지 한 통 혹은 가끔은 마음을 담은 작은 선물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촌지 같은 것은 절대로 끼어들지 않습니다.

▲ 아이들이 준비한 스승의 날 선물



스승의 날, 2월로 옮기면 학부모 마음의 부담 없앨 수 있을 것...

학기를 마치고 졸업을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 부모들 마음에 “내 아이만 특별히 잘 봐달라는 이기적인 마음”은 없습니다. 1년 동안 아이를 잘 돌봐준 교사들에게 고마운 마음만 담아 보냅니다.

아울러 학기를 마치는 시기이기 때문에 선물을 보내지 않아도 “내 아이만 불이익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조바심을 내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고마운 마음 만큼만 표현하면 됩니다.

스승의 날이 촌지와 부담스러운 선물로 얼룩진 것은 날짜 탓이 큽니다. 교육당국이 나서서 스승의 날을 마음의 부담을 털어낼 수 있는, 졸업식과 종업식이 있는 2월로 옮기면 좋겠습니다.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교육감 후보 중에서 스승의 날을 2월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내놓는 후보가 있다면 학부모들의 호응과 지지를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KBS 창원라디오 생방송 경남 2월 16일 방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