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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시 명칭 '창원시' 선호 보도는 오보?

by 이윤기 2010.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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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창진 통합시의 명칭이 창원시로 정해졌다고 합니다. 앞서, 설 연휴가 끝난 지난 16일, 지역 언론들이 마산, 창원, 진해 통합시 명칭과 시청 소재지 시민선호도 조사 결과를 일제히 발표하였습니다. 그런데, 양 신문사의 여론조사 결과 보도를 살펴보면 미세한 차이가 나타납니다.

경남도민일보가 "통합시 명칭은 창원시, 청사는 창원 39사단 터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한 반면, 경남신문은 "통합시 명칭에 대한 시민 선호도 조사에서 창원시와 경남시가 오차범위 내에서 1, 2위로 나타났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갤럽과 미디어리서치에서 각각 마산, 창원, 진해 지역 시민 1000명씩 모두 60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조사결과 명칭, 청사위치, 청사소재지에서 다음과 같은 일관된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명칭 - 창원시 30%, 경남시 27.5%, 마산시 13.2%, 동남시 11.3%, 진해시 7.8%
청사위치 - 창원 39사단부지 42.4%, 마산종합운동장 27.6%, 진해 옛 육군대학부지 25.0%
임시통합청사 위치 - 창원시청 59.7%, 마산시청 19.9%, 진해시청 15.5%

미디어리서치 조사 결과
명칭 - 창원시 31.2%, 경남시 27.3%, 마산시 14.6%, 동남시 13%, 진해시 9.4%
청사위치 - 창원 39사단부지 41.8%, 마산종합운동장 29.1%, 진해 옛 육군대학부지 26.4%
임시통합청사 위치 - 창원시청 59.0%, 마산시청 21.6%, 진해시청 15.7%


※ 한국갤럽과 미디어리서치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 3.1%P

그런데, 똑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기사로 내보내면서 경남도민일보는 "창원시" 선호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하였고, 경남신문은 "창원시와 경남시가 오차범위 내에서 1, 2위로 나타났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요?

경남신문 기사는 표본오차를 감안하였지만 경남도민일보 기사는 표본오차를 감안하지 않고 응답률을 단순 비교하여 창원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을 부각시켰기 때문입니다.
 
2009/12/11 - [책과 세상/책과 세상 - 시사, 사회] - 제비뽑기 보다 못한 여론조사 후보 결정

그렇다면 어떻게 보도하는 것이 옳을까요?

설문조사 결과를 정확하게 보도하면 "창원시와 경남시가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차이가 없다"고 보도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수치상으로는 한국갤럽 조사가 2.5%, 미디어리서치 조사는 3.9% 차이가 나지만 두 조사 모두 6.2%P 이상 차이가 나지 않아 표본오차 범위에 포함되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아마 이런 이유 때문에 경남신문의 경우 "오차 범위 내에서 1, 2위로 나타났다"고 보도한 것으로 짐작됩니다. 경남도민일보의 경우에도 기사 끝부분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시별 ± 3%P 였다" 고 보도하였습니다만 정작 기사내용에는 '표본오차 개념'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표본오차 개념을 반영하여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청사위치에 있어서도 39사단 터는 가장 높게 나왔지만 마산종합운동장과 진해 옛 육군대학 터는 표본오차 범위내에 있기 때문에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결국, 이번 통합시 명칭과 청사위치 여론조사 보도는 경남신문이 통계결과를 더 신중하고 정확하게 보도하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언론 보도를 자세히 살펴보면 표본오차를 명시해놓고도 표본오차를 반영하지 않은 무리한 해설 기사가 작성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기사로 작성하는 경우에는 단순한 조사 결과 뿐만 아니라 표본오차를 포함하여 무응답율, 설문 문항 등 조사과정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여론조사, 과학인가 예술인가? - 10점
강흥수 지음/리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