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

일회용이 뻔한 휴대용 재털이는 예산 낭비?

by 이윤기 2010. 4. 22.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마산시가 휴대용 재털이 1천개를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동사무소를 방문하여 재털이를 구해서 직접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마산시에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1회용 재털이를 제작하였다고 하는데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① 시민들이 담배꽁초를 마구버려 도시미관을 해치고있다.
② 담배꽁초 무단 투기로 수질오염과 하수구 막힘 등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

휴대용 재털이를 제작한 마산시에서는 담배꽁초와 담배재의 무단투기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더군요.

2009년 기준으로 "마산시 흡연인구는 11만5000여명으로 1일 평균 0.5갑 흡연시, 이중 절반인 57만 5000개비 중 40%인 23만개비가 무단투기 되는데, 이중 가로환경미화원 및 희망공공근로자가 11만5000개비(50%)는 수거하고 나머지는 미수거 되는 것" 으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담배꽁초 무단투기 막기 위하여 휴대용 재털이 제작?

결국, 마산시는 하루 평균 11만 5000개비가 버려지는 담배꽁초 무단투기를 막기 위하여 '휴대용재털이'를 제작하였다는 것 입니다.

"일상생활에 무의식적으로 버려지는 담배꽁초로 인하여 도시미관을 저해시키고, 최근 흡연인구 증가추세와 습관화된 담배꽁초 무단투기로 도시미관을 저해시킬 뿐만 아니라 수질오염, 하수구 막힘 등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휴대용 재떨이 1천 여개를 제작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마산시는 담배를  피우는 시민들이 담배와 함께 가지고 다니면서 담배꽁초를 모았다가 버릴 수 있는 '휴대용 재떨이'를 제작하게 된 것입라고 합니다.

마산시에서 만든 자료를 보면 이번에 제작된 "휴대용 재떨이가 담배갑 부착형으로 소지하기 용이하게 제작되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번 휴대용재떨이 제작으로 담배꽁초 없는 깨끗한 도시환경 조성을 통한 이미지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답니다.

지금은 담배를 피지 않지만, 10여년 전에는 하루 2갑씩 피는 애연가였습니다. 제가보기에 이 휴대용 재떨이는 일회용 재떨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담배를 피고나서 꽁초를 모아서 들고 다니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마산시에서 제작한 일회용 재털이는 돈을 주고 구입한 것도 아니고 공짜로 나눠준 것입니다. 처음 '휴대용 재떨이'를 받으면 그곳에 담배재를 털지 모르겠습니만, 담배재와 꽁초가 가득차면 이것을 비우고 깨끗히 씻어서 다시 사용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왜 그럴까요? '휴대용 재털이'가 없어도 어렵지않게 담배 꽁초와 재를 그냥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담배를 피워봐서 알지만 길거리에 버려도 웬만해서는 처벌 받는 일이 없고, 담배값, 화장지, 종이컵, 빈병 등 1회용 재떨이 대용품이 수없이 널려있습니다. 번거롭게 '휴대용 재털이' 같은 것을 들고 다닌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1회용이 되는 휴대용 재털이 불법투기는 어떻게 하나?

결국, 이 휴대용 재털이는 1회용 재털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조악한' 프라스틱 용기로 만들어져 뜨거운 담뱃불과 닿으면 재털이는 금새 녹아서 보기 흉한 모습이 될 것이 뻔해보입니다. 

아울러 담배회사의 판촉물로나 어울리는 '허접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제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KT&G라는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어쩌면 담배회사에서 개발(?)한 디자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막대한 세금이 들어간 일은 아니지만, 제가 보기엔 정말 불필요한 예산 낭비사업이라고 생각됩니다. 시민이 낸 세금을 들여서 '휴대용 재털이'를 만든 분들에게 꼭 묻고 싶습니다.

처음 예상했던 '담배꽁초 무단투기 예방 효과'가 얼마나 있었는지? 
휴대용 재떨이 1천개가 마산시내 곳곳에 무단투기 되는 것은 어떻게 막을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