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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

4대강 현장, 낙동강변 절벽길 개비리길

by 이윤기 2010.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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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9일 경남지역에 있는 YMCA 회원들과 함께 함안보 공사현장을 답사하였습니다. 4대강 공사로 포크레인과 덤프트럭 그리고 거대한 쇠말뚝의 침입으로 고통받는 강과 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생명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YMCA 경남협의회 회원들은 '4대강 공사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6.2지방선거에서 투표로 심판하자는 결의를 모아내기도 하였습니다.

관련기사 2010/05/20 - [세상읽기] - 4대강 공사, 진실을 알면 찬성 못한다



한편, 함안보 공사현장 답사 후 오후에는 부근에 있는 창녕 남지 '개비리길'을 다녀왔습니다. 개비리길? 이름이 참 특이하지요?

개비리길은 창녕군 남지에 있는 "영아지 마을 서편 강가에 있는 길로 창아지에서 용산에 이르는 길이 벼랑을 따라 있으므로 개비리라 한다"는 군요.  "개나 다닐 수 있는 길이라 개비리라고 불렀다고 하지만 사실은 [개]는 곧 [浦]로 물가 강가를 말하며 [비리]는 벼랑의 이곳 지방말" 이랍니다. 따라서 개비리는 강가에 있는 벼랑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4대강사업에 반대하는 낙동강 도보답사를 통해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졌다고 합니다. 봄이되면 남지 유채꽃 축제가 열리는데요. 유채꽃이 가득한 꽃밭을 지난 낙동강변을 따라가면 아름다운 모래 백사장이 펼쳐진 강변끝에 강을 따라 호젓한 벼랑길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차를 타고 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도 없는 작은 오솔길이 강변을 따라 이어집니다. 창녕군 남지읍 영아지에서 용산리에 이르는 강변의 절벽길을 '개비리길'이라고 한답니다.



여름이 가까워지면서 나뭇잎들이 자라서 숲길이 되었습니다. 지난 겨울과 이른 봄에 개비리길을 걸었던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려놓은 사진과는 분위기가 많이다르더군요.

저희가 개비리길을 갔던 날은 비가 많이 온 다음날이었습니다. 오전까지 비가 내렸지요. 낙동강물이 불어나 강가에 내려가보지는 못하였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강변을 따라서 걸을 수 있는 다른 길도 있다고 합니다.


개비리길은 보존의 결과인니 방치의 결과인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옛날길이 그대로 잘 남아 있습니다. 아울러 여러 종류의 풀과 나무들이 돌틈에서 자라는 흔치 않은 모습을 여러군데서 볼 수 있습니다.
 
길을 걷다가 낙동강의 경관을 바라보며 맥없이 주저 앉아 마음을 풀어놓고 쉬어갈수 있는 공간도 여러 군데 있습니다. 느릿느릿 걸어야 딱 어울리는 길입니다.



저희의 걷기여행은 여기 대밭까지입니다. 예정된 짧은 시간 때문에 개비리길 전 구간을 걷어보지 못하고 대밭까지 갔다가 되돌아나왔습니다. 참가자들은 대밭에 있는 빈집을 보면서 여러가지 이야기와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쏟아져나오더군요.

개비리길이 근처는 "임진란 곽재우 장군과 의병들이 육지에서 첫 승리를 거둔 기음강전투의 역사적 현장이며 6.25 한국전쟁의 낙동강 최후 방어선으로 남지철교와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분들과 함께 걸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 길은 옛날 아지리 주민들이 남지장에 가기 위해서 이용하였던 길이라고 합니다.  한사람이 겨우 지날 만큼 좁은 벼랑길과 소롯길이 연결되어 있으며 자생 ‘마삭’과 ‘부처손’ 등 야생초들이 천지에 자리 잡고 있답니다.


저희 일행들은 관광버스를 타고 현장에 도착하여 "나중에 다시 가고 싶지만 길을 모르는 것"을 무척 안타까워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다음 지도 등에 표시가  있기는 하지만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자세한 안내는없더군요.

도보여행 하는 모임 카페에 올라 온 글을 보니 남지터미널에서부터 걸었다는 여행기가 있더군요. 읍내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서도 다녀올 수 있는 모양입니다.


개비리길에서 건너다보이는 낙동강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공사 역시 4대강 공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