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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낙동강엔 함안보, 팔용산엔 팔용보?

by 이윤기 2010.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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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정비사업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을 위시한 찬성론자들은 강을 살리는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은 멀쩡한 강을 죽이는 사업이라고 주장합니다.

오랫 동안 진행된 4대강 사업을 둘러 싼 핵심 논쟁 중 하나는 바로 '보' 건설 문제입니다. 찬성론자들은 보를 만들어 수량이 늘어나면 물이 수질이 개선된다고 주장하고, 반대론자들은 보를 만들어 물이 고이면 썩게 되고 결국 수질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주장을 신뢰합니다. 흐르는 강물에 보를 만들면 퇴적물이 쌓이고 보에 고인 물이 썩어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는 주장에 공감합니다. 4대강 전역에 한꺼번에 보를 만들지 말고 시범 사업지역을 정해서 보를 만들면 어떻게 되는지 확인을 해 본 후에 공사를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토의 젖줄인 4대강 곳곳에 보를 만들고 있으니, 흐르는 물을 가두는 보를 만드는 것이 전국적으로 유행이 되었는지 마산 팔용산 계곡에도 팔용보(?)가 만들어졌습니다.

며칠 전, 아이들과 숲체험을 하러 팔용산에 갔다가 '팔용보'(?)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이라고나 할까요. 뭐 그 비슷한 느낌이었겠지요.

옛 마산시가  팔용산 수원지를 중심으로 산책로 정비사업 하면서 진입로와 계곡 곳곳에도 공사의 손길이 닿아있었습니다. 이른바 '수해복구사업'을 하면서 계곡의 원형을 확 ~ 바꾸어놓았습니다.


인공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환영 받는 일인지 모르지만, 저 처럼 자연 그대로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 없겠더군요. 대표적인 것이 바로 팔용보와 수원지 바로 아래에 있는 인공연못과 조잡한 인공 분수입니다.

잘 흐르는 계곡을 막아 퇴적물이 쌓이게 만들고 수질을 오염시키는 인공보를 왜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울러, 주변 경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인공분수 역시 왜 만들었는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더군요.



제가 이름붙인 문제의 그 팔용보입니다. 집중호우로 계곡의 일부가 무너지고 쓸려나갔던 모양인데 이렇게 화려한 인공보로 바뀌었습니다. 예산이 넉넉하였는지 외부에서 옮겨 온 것으로 보이는 큰 돌을 사용하여 보를 만들었네요.


어떤 분은 작은 보를 만들어서 계곡을 찾는 시민들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 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런데, 팔용산 계곡은 여름 장마철이 아니면 수량이 확 줄어들기 때문에 물놀이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물놀이를 위한 시설은 아닌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이 사진은 플라스틱 배관 파이프가 다 드러나있는 좀 조잡한 분수입니다. 수원지 바로 아래에 둑을 만들어 연못처럼 물을 가두어놓고 가운데 이런 분수를 만들었더군요. 주변 경관과 참 어울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혀 아름답지도 않습니다. 저걸 분수라고 불러야할지도 혼란스럽더군요.


어떻게 수해복구 공사가 이렇게 될 수 있었을까요? 옛 마산시장님과 그 분을 모시던 공무원들이 이루어낸 업적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