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교육

지난 여름 최고의 피서지 도서관

by 이윤기 2010. 9. 25.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더위가 늦게까지 기승을 부리더니 추석과 추분을 기점으로 단 번에 가을이 되었습니다. 추석 연휴 첫 날까지도 늦더위가 남아 하여도 차례 준비하는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였는데, 추석날부터 내린 비가 그치고나니 곧장 가을 날씨가 되었네요.

오늘 아침 뉴스를 들으니 강원도 산간 지방에는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어는 곳도 있다니 참 신기한 기분입니다. 올 여름은 유난히 더웠던 것 같습니다.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과학자들의 말처럼 지구가 점점 더워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지난 여름 더위를 어떻게 피하셨는지요?
저는 집에도 사무실에도 에어컨이 없습니다. 아무리 더워도 선풍기로 더위를 견뎌야합니다. 옛날에는 비싼 가격 때문에 에어컨을 못샀지만, 지금은 딱히 돈 때문에 에어컨을 사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명색이 생명운동, 평화운동 한다면서 집과 사무실에 에어컨을 틀어대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생각도 조금있고, 여름 건강 관리에도 에어컨이 별로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가족들 중에 누구도 에어컨을 사자고 강력히(?) 요구하는 사람도 없어 올 여름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더 이상 늘이지 않고 잘 보냈습니다.

에어컨 빵빵한 최적의 피서지 도서관

대신 공짜로 여름철 냉방 온도에 맞춰 에어컨 켜주는 '마산도서관'을 자주 이용하였습니다. 이번 여름을 도서관에서 지내보니 여름 피서지로 도서관만한 곳이 없더군요.

피서를 다녀온답시고 아들 녀석과 거제 구조라 해수욕장에 하루, 함께 일하는 실무자들과 몽돌 해수욕장에 하루 다녀왔지만 도서관보다 못하더군요.



무선인터넷 공짜, 블로그 글쓰기에 딱 좋아

사진으로 보시는 곳은 저희 동네에 있는 도서관 열람실입니다. 칸막이가 없는 이곳은 노트북만 있으면 공짜로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습니다. 책을 읽고 블로그에 글을 쓰는데는 딱 좋은 시설입니다. 

당연히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으니 집 보다 훨씬 시원하구요. 
청소하는 분들이 계셔서 열람실부터 화장실까지 늘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집 보다 훨신 쾌적하기도 합니다.

아내의 노트북을 빌려서 여름 휴가와 주말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냈습니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 날은 저녁을 먹고 다시와서 11시까지 눌러 앉아 소설책을 보다가 잠을 자러 집에 갔던 날도 있었지요.


노트북을 이용해서 '인터넷 강의'를 듣는 분들이 많았지만, 간혹 회사업무 처리를 하는 분들도 보이더군요. 어느 날은 가족이 함께 와서 아빠는 노트북을 켜놓고 일을 하고 엄마는 소설책을 읽고 함께 온 꼬마는 만화책을 잔뜩 빌려다놓고 하루 종일 만화책을 보면서 지내는 재미있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저도 중학교 다니는 아들과 함께 도서관에 갔습니다. 아들 녀석은 공부하다가 실증이 나면 서가에 내려가서 책을 보거나 영화 상영시간에 맞추어 시청각실에 가서 영화를 보고 옵니다. 멀티미디어실에 가면 하루 1시간씩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노닥거릴 때도 있었습니다.

도서관 구내에 음식을 파는 곳은 없지만, 도시락을 준비해오면 밥을 먹을 수 있는 휴게실이 마련되어 있고, 정수기와 저렴한 커피자판기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 빈 생수병만 하나들고 가면 하루 종일 지내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더군요.

휴게실에는 컵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뜨거운 물이 늘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아들녀석과 저는 늘 집에 가서 점심과 저녁을 먹고 왔는데, 남들이 컵라면 먹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 일부러 컵라면을 사서가기도 하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휴게실에 앉아서 짜장면을 시켜먹는 경우도 있더군요.

유난히 더웠던 여름을 도서관에서 보내고나니 나중에 늙으면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있는 집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아파트에 교직에서 정년 퇴임하신 어른신이 계시는데 도서관을 즐겨 찾으시는 그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제가 도서관에 갈 때마다 그분을 그곳에서 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시면 등산을 다녀 오신 후에 특별한 일이 없는 날은 도서관에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내시더군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제 눈에는 아름다운 노년으로 보이더군요.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장소도 도서관입니다. 쾌적한 시설에서 빈둥 빈둥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장소로는 도서관이 최고입니다. 

내년 여름은 여러분도 도서관에서 보내보시기 바랍니다. 진작부터 피서지로 동네 도서관을 이용해보시라는 글을 쓸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리저리 미루다보니 여름이 다지나가고 말았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꼭 여름이 아니어도 괜찮겠네요. 겨울에도 따뜻하게 난방을 해줄터이고, 자세히 둘러보지는 않았지만, 여러가지 사회교육 프로그램과 교양강좌 같은 것도 열리는 모양입니다.



여기는 멀티미디어실입니다. 게임을 할 수는 없지만 PC방처럼 시간을 정해놓고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대형텔레비전이 있어서 헤드폰을 착용하고 TV를 볼 수도 있고 정해진 시간에는 DVD를 빌려서 여러 사람이 함께 볼 수도 있습니다.


독서실 같은 분위기를 원하는 분들은 칸막이가 있는 열람실을 이용하시면 됩니다. 이곳에도 약하지만 무선인터넷 신호가 잡힙니다. 다만 올래 와이파이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있어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이 도서관의 큰 장점 중 하나가 딱딱한 나무의자 대신에 비교적 쿠션이 있는 편한 의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시립도서관에는 딱딱한 나무의자로 되어 있어 하루를 보내기 좀 힘이들더군요.



책을 빌리거나 읽을 수 있는 자료실입니다. 위쪽 사진은 문학자료실이구요. 아랫쪽 사진은 일반 자료실입니다. 문학 자료실에 있는 의자들은 훨씬 푹신하고 좋습니다.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날은 문학자료실에서 하루 종일 소설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도 좋더군요.

제가 주로 일근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속하는 책들이 아니라서 도서관에 없을 거라고 생각하였는데, 검색을 해보니 제 취향의 책들이 많이 있더군요. 열람실에서 글을 쓰다가 자료가 필요하면 도서관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여 확인한 후에 책을 빌려와서 활용할 수 있으니 참 편리하더군요.

도서관의 유일한 단점은 중, 고, 대학생들의 시험기간이 되면 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너무 복잡하고 어수선하다는 것입니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기간만 피하면 쾌적하고 조용한 시설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