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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농산물 가격폭등이 재래시장 살렸다는데?

by 이윤기 2010.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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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대목에 재래시장 상권이 살아났다고 합니다. 뭐 과학적인 조사방법을 동원한 것은 아니지만, 재래시장에서 장사하시는 제 어머니 말씀이 이번 추석 대목에 최근 10년 사이에 시장에 손님이 가장 많이 들었고, 매출도 예전만큼 회복되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재래시장에 지붕을 씌우고 주차장을 만들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재래시장 상품권 덕분일까요?

재래시장을 살리는데는 상품권도, 아케이드형 지붕도, 넓은 주차장도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하였습니다.

그럼 이번 추석 대목에 갑자기 재래시장 상권이 살아난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요?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그것은 바로 비싼 물가 때문입니다.

언론에서 '살인적인 물가'라고 하는 비싼 농산물 값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백화점과 마트에서 재래시장으로 돌려놓은 것입니다. 저희 어머니 말씀에 따르면 대부분의 농산물을 대형 마트 판매가격의 반 값이면 재래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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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물가폭등이 소비자들 발길을 재래시장으로 돌려놓았다


아울러 추석을 앞두고 언론에서는 백화점, 마트, 재래시장 중에서 재래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차례상을 마련할 수 있다는 보도를 쏟아내었습니다.

물론, 언론의 보도가 소비자들을 발걸음을 재래시장으로 향하게 하는데 틀림없이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이런 보도는 이번 추석 대목에 처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TV ,라디오, 신문에서는 명절때마다 연례 행사처럼 이런 보도를 쏟아내었습니다.

지난 설에도, 작년 추석에도, 작년 설에도 어김없이 재래시장에서 재수용품을 마련하는 비용이 가장 저렴하다는 보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때는 재래시장이 가장 값이 싸다고 보도를 하여도 많은 사람들이 백화점과 마트에서 명절 장보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추석에는 백화점과 마트를 이용하던 많은 사람들이 재래시장으로 많이 돌아간 것입니다.

이유는 바로 살인적인 '물가폭등' 때문이었습니다. 전에도 소비자들은 재래시장보다 백화점이나 마트가 비싸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이 조금 비싸도 다른 편리함 때문에 백화점이나 마트를 그냥 이용하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최근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워낙 가격이 비싸졌기 때문에 백화점이나 마트의 편리함을 포기하고 재래시장으로 발길을 돌린 것이지요.



맑은 날씨 역시 한 몫을 하였다는 평가입니다. 추석을 하루 앞두고 서울, 경기지방에는 폭우가 쏟아져 물난리가 났습니다만, 제가 사는 남쪽에는 추석 대목을 앞두고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기는 하였지만 날씨가 참 맑았습니다.

아마, 비가 오고 굿은 날씨였다면 재래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날씨마저 좋았기 때문에 더 많은 주부들의 발길이 재래시장을 향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도시 서민들 다수가 물가폭등 때문에 어려운 명절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세상은 참 역설적인 면이 있습니다. 그렇게 노력해도 살아나지 않던 재래시장이 10년만에 다시 살아났다고 하니 한 편으로는 반가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면 많은 대부분 소비자들이 다시 '편리한' 마트나 백화점으로 돌아가버릴테니 '일장춘몽'이나 다름없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