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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TV 안 보고 싶을 때는 어떻게하나?

by 이윤기 2011.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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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중독된 나라, TV 안 볼 권리 같은 것은 없을까요?
요즘은 대한민국 어디를 가나 TV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공항에도, 터미널에도, 역에도, 식당에도, 술집, 지하철에도 TV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저는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고 갈 때 차 안에 켜 놓은 TV를 봐야하는 것이 싫습니다.

어떤 분들은 TV를 켜놔도 그냥 안 보면 그만이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시야에 화면이 들어오고 소리가 들리면 TV를 무시하기가 어렵습니다. 별 생각없이 앉아 있다보면 저절로 자꾸 TV를 향해 눈이 가지요.

옛날에 고속버스가 고급 교통수단이었을 때는 고속버스에 안내양도 있었고,  비행기처럼 '이어폰'이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사람만 TV를 보고 이어폰으로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요.

그런데, 요즘은 모든 고속버스에 그냥 스피커로 TV 소리를 켜주기 때문에 화면에서는 눈을 돌릴 수 있어도 소리에서 벗어나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보통 장거리 출장을 가거나 할 때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을 가지고 갑니다. 집중이 잘 되는 책의 경우에는 TV 화면과 소리도 느끼지 못하고 책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지만, 반대로 집중이 잘 안 되는 책은 TV 화면과 소리에 방해을 많이 받습니다.

▲ 신형 고속버스는 뒷자리 승객을 배려(?)하여 TV가 두 대나 달려있습니다.


책을 보는 경우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냥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데도 방해가 되지요. 특히 TV 소리가 더 문제입니다. 화면은 눈을 감으면 알 볼 수 있지만 소리를 안 듣는 일은 훨씬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최근에 나오는 신형 고속버스는 맨 앞쪽 뿐만 아니라 통로 중앙에 TV가 한 대 더 달려 있습니다. 전에는 TV를 보지 않기 위해 일부러 뒷자리에 가서 앉고는 했는데, 이제는 더욱 TV 피해갈 수 없게 되었더군요.

옛날처럼 이어폰을 통해서 원하는 사람들만 TV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는데....우리 사회가 워낙 다수결에 익숙한 사회라, 소수를 위해서  다수가 좋아하는 TV 시청에 제한을 가하기는 쉽지 않을리가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TV가 켜져있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TV가 켜져 있다는 것을 아예 의식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거실에 아무도 보지 않는 TV를 켜놓는 것 처럼 말입니다.
고속버스를 타면, 심야버스가 아닌 경우에는 늘 TV가 켜져있기 때문에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지요.

집집마다 TV가 있고 이제는 대부분 사람들이 손 안에 TV를 들고 다니는 세상이 되어 버렸으니 TV 안보고 살고 싶다는 말을 꺼내기가 무색하지요.

그렇지만, 큰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되면 좋겠습니다. 사실, 사람들은 대부분 TV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누군가 TV 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잘 모르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이 좋아하는 TV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있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바다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TV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싶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다르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해주는 그런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TV도 원하는 사람들만 볼 수 있는 세상은 쉽지 않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