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시콜콜

요트, 부자들만 타는 줄 알았는데...

by 이윤기 2010. 11. 13.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벌써 꽤 시간이 지난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국화축제가 열리던 10월 말에 경블공(경남블로그 공동체)회원들과 함께 블로거 선비님이 운영하는 '창원해양캠프'에서 난생처음 요트를 타 보았습니다. 요트는 부자들만 타는 것인줄 알았는데, 막상 타보니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요트는 비싸지만, 어쩌다 한 번 빌려서 타는 것으로 생각하면 유람선을 하루 대절하는 것이나 요트를 하루 대절하는 것이나 큰 차이가 없더라는 것입니다. 어차피 비슷한 비용을 들여 하루 렌트를 한다면 유람선 보다는 요트쪽이 훨씬 폼(?)이 나겠더군요.

사실, 요트에 대해서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영화에서 본 요트는 주로 아주 부자들이 호화요트에 예쁜 애인을 초대하여 작업(?)을 하는 곳이거나 아니면 마피아 같은 사람들이 뭔가 은밀한 거래를 하는 범죄장소로 주로 봐왔기 때문입니다.

경남도의원으로 당선된 선배가 통영에서 1척에 33억 하는 호화요트를 둘러보았다는 자랑(?)을 하길래 요트는 모두 비싼줄 알았는데, 선비님이 운영하는 요트는 그런 호화요트는 아니었습니다. 작고 아담하였지만 아주 실속있게 꾸며진 내부공간이 마음에 쏙드는 매력있는 배였습니다.



저희가 탔던 요트의 이름은 <리틀윙>이었습니다. 작은 바람리아는 뜻이지요? 정말 작은 바람에도 잘 달리더군요. 사실 요트의 진짜 매력은 바람을 동력으로 이용하여 운항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바람'을 이용하여 운항하는 배, 멋지지 않습니까?

몇 년 전부터, 지구온난화와 에너지위기에 대한 경고를 접하면서 인간동력 혹은 자연을 이용한 에너지 이용에 관심이 많았은데, 요트 역시 그런 기준에 딱 맞더군요.


요트가 출항하거나 접안 할 때는 동력을 사용하지만, 웬만큼만 바람이 불면 돛을 올려서 바람을 맞으면서 달릴 수 있더군요. 바람의 방향에 따라 돛의 방향을 조절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였습니다.

처음 요트를 볼 때는 '저 작은 배에 어떻게 13명이나 타고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 요트에 타보니 정말 오밀조밀하게 꾸며져있더군요. 비좁지만 선실에는 3~4인 정도가 잠을 잘 수 있는 침실, 비행기처럼 꾸며진 작은 화장실, 그리고 6인용 소파와 탁자, 가스레인지가 설치된 작은 부엌까지.


 
그뿐만 아니더군요.  요트를 조정하는 갑판쪽에도 6~8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공간과 접이식 탁자가 숨겨져 있었습니다. 요트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갑판에 방향키가 있는 뒤쪽에 자리 잡은 두 개의 좌석이라고 하던데, 선장과 가까운 곳이어서 요트의 움직임을 모두 볼 수 있었고, 돛이 좌우로 움직일 때도 영향을 받지 않아 편한 자리였습니다.

저도 잠깐 키를 잡아보았는데, 자동차만큼 속력이 빠르지 않아 방향을 조정하는 것은 별로 어려워보이지 않았습니다. 요트의 핵심은 돛을 다루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선실 아래쪽은 아늑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기는 하지만, 동력을 이용해서 운항할 때는 소음이 심하고, 배멀미가 좀 느껴지더군요. 역시 요트타기는 갑판에 앉아서 경관을 구경하고 바라를 흠뻑 느낄 수 있는 것이 제맛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날 요트투어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구경한 것은 해질무렵에 둘러 본 마산만과 야경이었습니다. 아침 10시가 조금 넘어 창원 귀산 선착장을 출발하여, 소모도 앞바다까지 돛을 올리고 운항하였다가 일찍 떠나셔야 하는 분이 있어 귀산항으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후에 다시 마산만 내만을 둘러보러갔다가 국화축제를 구경하고, 성동조선소가 바라보이는 근처까지 갔다가 다시 귀산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코스였습니다.



낯에 바다에서 바라보는 마산의 경관은 참 처참하더군요. 왼쪽 신마산에서부터 오른쪽 메트로시티가 보이는 곳까지 고층아파트가 병품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보무도 당당한 고층 아파트의 숲에 가장 돋보이는 아파트는 역시 '현대 아이파트'더군요.

환경단체와 시민단체의 반대운동에도 불구하고 지어진 아파트는 고층아파트 숲에서도 단연 '군계일학'이었습니다. 낯에 바다에서 보는 마산의 도시경관은 한마디로 젬병이었습니다.



"그래도, 밤에는 좀 낮다. 야경은 아름답다" 하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저는 경관 조명에 대해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습니다. 에너지 위기가 코 앞에 와 있다고 믿기 때문에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밤을 휘황찬란하게 만드는 일은 '바벨탑'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해질무렵부터 보는 마산항의 야경은 볼만하더군요. 적자 덩어리 애물단지이지만 마창대교의 경관도 볼만했습니다. 오늘은 시간이 없어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