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목1 '하얗고 큰 꽃' 좋아하는 아들 생각에 심은 나무 지난봄에 세상을 살면서 처음으로 나무 세 그루를 심었습니다. 오십 년을 훨씬 넘게 사는 동안 나무를 베어 만든 종이를 얼마나 썼을까요? 공부방을 가득 채운 책들만 해도 나무 수백 그루는 베어내지 않았을까 싶은데... 무심하게도 그동안 나무 한 그루 심지 않고 살았습니다. 평생 처음으로 나무를 심게 된 것은 지난여름 이맘때 자전거 사고로 하늘나라로 떠난 아들이 그리워서였습니다. 아들은 아주 어릴 때 자기는 '하얗고 큰 꽃'이 좋다고 하였는데 아이가 말한 꽃은 봄에 피는 목련이었습니다. 또 아들은 하얀 꽃잎이 비처럼 흩날리는 벚꽃을 좋아하였습니다. 일터 근처에 산속에 목련 묘목 두 그루와 키가 4미터쯤 자란 빼빼 마른 왕벚나무 한 그루를 사다 심었습니다. 묘목장에 힘없이 서 있는 벚나무는 옮겨 심은 지 이틀.. 2021. 8.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