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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치환'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7.23 2만 리 이상 걷고, 50만 킬로 넘게 달려보니 (8)
  2. 2010.05.23 빗속에서 치뤄진 '노대통령 추모 창원 공연' (5)
  3. 2010.02.05 신형원, 안치환도 함께 탔던 프라이드 (4)

2만 리 이상 걷고, 50만 킬로 넘게 달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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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이원규 산문집 <지리산 편지>

지난해 여름 아이와 함께 지리산길을 걷고 왔습니다. 지리산길을 걸었더 이야기를 오마이뉴스와 블로그에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읽고 공감해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TV동화 행복한 세상에서 방송용 에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 저희의 지리산길 여행이야기는 더욱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

여름에 여행을 다녀와 지리산길에 대한 관심이 한참일 때 모잡지에서 지리산길 미개통 구간을 안내하는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리산 둘레를 잇는 길을 처음 개척한 사람이 이원규 시인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리산과 지리산길에 대한 관심이 이원규 시인이 쓴 책 <지리산 편지>를 만나는 인연으로 이어졌습니다.

책을 사서 책꽂이에 꽂아둔 채 시간이 많이 흘러 어느 새 또 여름이 되었습니다. 다시 지리산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되었고, 채꽂이에 꽂아두고 잊고 지냈던 <지리산 편지>가 생각났습니다. 장마비가 서글프게 내리는 날, 남해의 편백나무 숲에서 이원규 시인이 쓴 지리산편지를 읽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 쓴 편지가 겨울로 끝날 줄 알았는데, 다시 봄으로 이어지는 다섯 계절의 편지를 ‘화살’을 맞은 것처럼 읽었습니다. 화살을 맞은 듯이 읽은 까닭은 그가 독자들에게 ‘화살편지’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우편집배원과 우체국과 우체통을 그치지 않고 그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날아가는 화살 편지- 핸드폰을 끄고, 그대 심장의 문설주를 향하여 꽃눈의 화살촉과 일초직입 시누대의 곧은 몸과 봄 햇살의 깃을 단 화살에 편지를 질끈 동여매어 날리고 또 날립니다.”

이원규 시인은 11년째 지리산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지리산에 기대어 철새처럼 살았다고 합니다. 입산 10년이 넘도록 이 골짜기 저 골짜기 빈집을 떠돌았지만, 철새처럼 집이 없어도 불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2만 리 이상 걷고, 50만 킬로를 넘게 달려보니

지난 10년 동안 지리산 칩거 기간을 뺀 나머지 날들은 언제나 길 위에 있었다고 합니다. 얻어먹고 얻어 자며 2만 리 이상을 걸었고, 모터사이클을 타고 50만 킬로미터 이상을 달렸다고 합니다.

“수경 스님, 도법 스님과 맺은 인연으로 지리산과 낙동강 도보순례와 새만금 삼보일배, 북한산과 천성산과 가야산, 평택 대추리와 생명평화 탁발순례 그리고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종교인 1백일 순례단의 총괄팀장을 맡는 등등 세상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했지요.”

“한강 하구인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부터 출발해 남한강, 달천(달래강)을 거슬러 오르고 백두대간인 문경새재를 넘어 영강과 낙동강을 따라가며 1천5백 리 봄 마중을 나갔습니다. 마침내 봄을 모시고 영산강과 금강 등 4대 강을 마저 걷고 서울까지 북상하면 장장 삼천리 길이 되겠지요.”

“지난 몇 년 동안 민족의 젖줄 낙동강 1천3백 리를 걷고, 또 지리산 둘레 850리를 두 번, 그리고 제주도와 경상남도 내륙과 한강, 남한강, 영산강, 금강 등 어언 2만 리 길을 훨씬 넘게 걸어 그대에게 가고 또 가지만 이 길은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원규에게 문학은 언제나 이후였다고 합니다. 시는 눈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돌아보면 한참 뒤에서 발자국 위에 미아처럼 쪼그려 앉아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의 삶에서 전위부대는 시가 아니라 물집 잡히는 발바닥 아니면 모터사이클이었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속도로 걷다보니 시와 편지는 손으로, 머리로, 가슴으로 쓰는 게 아니라 오직 발로 쓰는 것이라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발로 쓰는 편지를 족필이라고 하더군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온 세상이 거대한 원고지라면 원고지 빈 칸마다 발자국을 찍으며 시를 쓰고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그렇게 쓴 편지가 바로 <지리산 편지>입니다. 그가 쓴 편지에는 기대어 사는 지리산에서부터 우리 땅 곳곳은 말할 것도 없고, 바이칼 호수와 우랄산맥으로까지 이어진 발자국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그가 발로 쓴 편지에서 화살처럼 마음에 와서 꽂힌 대목을 골라 소개해보겠습니다.

매화가 풀꽃이고 풀꽃이 매화인줄 알고 나니

“매화가 아름다우니 풀꽃이 아름답고, 풀꽃이 아름다우니 매화향도 짙은 법입니다. 한해살이 풀꽃이 죽어 매화가 되고, 매화꽃이지면 그것이 또 다음 해의 풀꽃으로 피는 것이지요.”

매화나무 아래 자라는 풀꽃이 매화가 되고, 매화꽃이 떨어져 풀꽃이 된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더군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매화가 풀꽃이고 풀꽃이 매화인셈입니다. 모두 서로 기대어 살고 있었더군요.

그가 사는 지리산 자락 섬진강변에는 매화가 많이 핍니다. <지리산 편지>에는 여러 꽃들이 등장하지만 매화향 그윽한 차를 마시는 이야기가 여러 번 나옵니다. 이런 호사(?)를 누려보지 못한 도회지 것들은 돌아오는 봄에 매화향에 취해보고 싶은 마음이 발동합니다.

그러나 시인은 매화향에 취하는 것은 너무 상투적이라고 합니다. 오히려 작은 풀꽃의 자세로 몸을 낮추고 절을 해보라고 합니다. 아내에게, 남편에게, 아이에게, 친구에게, 동료에게 맞절을 해보라고 합니다. 커다란 거울을 세워놓고 거울 속의 자신과도 몸을 낮추어 맞절을 해보라고 권합니다.

알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해보았노라고 말 합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깊어지고 충만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시인은 세상에 악연은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악연이라고 합니다. “악연은 잘못된 만남이 아니라 한 하늘 아래 살면서 아예 만나지도 못하는 것”이 악연이라는 것이지요.

“연기암의 물봉선 하나가 지는 데도 필연적인 이유가 있고, 그 꽃잎 위에 내린 이슬 하나에도 실로 머나먼 여정과 엄청난 비밀이 스며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65억 분의 1의 확률로 만난 그대와의 인연, 그 얼마나 섬뜩할 정도로 소중한지요. 극소와 극대, 순간과 영원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세상에 악연은 없다고 합니다. 시인의 편지를 읽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한 하늘 아래 살면서 아예 만나지도 못하는 것에 비하면 모든 만남은 틀림없이 인연인 듯합니다.

매화가 풀꽃이고, 풀꽃이 매화인 줄 아는 것처럼, 내가 너고, 네가 또 나라는 것을 깨닫고 나면 모두가 인연이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한 번 지리산과 맺은 인연은 쉬이 끊기지 않는다

지리산에 가보셨는지요? 대학시절 처음 천왕봉을 다녀온 후에 참 많이 지리산자락에 기대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백무동 자락, 마천자락, 실상사 주변, 벽소령 아래 의신마을, 노고단, 쌍계사 계곡, 칠선계곡, 중산리 계곡, 대원사계곡 그리고 몇 차례의 지리산 종주와 여러 차례의 지리산 산행 짧은 만남이지만 지리산과 인연을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리산과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은 누구나 지리산을 그리워합니다. 날 잡아 꼭 한 번 다시 지리산에 가겠다는 계획을 수 없이 세웁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면 지리산은 늘 만원이라고 합니다. 지리산이 몸살을 앓게 된다고 합니다.

제가 지리산과 맺은 인연도 산이 몸살을 앓게 하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는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하는 시를 썼습니다. 작년 여름 난생 처음 지리산 종주를 다녀온 후배에게 이 시에 곡을 붙어 안치환이 부른 노래를 선물로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마침 지리산이 또 몸살을 앓은 휴가철이네요. 시인은 지리산에 오는 사람들에게 딱 세 가지만이라도 지켜주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첫째, 기름기 많은 푸짐한 음식은 되도록 숙소에서 해결하고 청정계곡에서는 미리 준비한 시원한 국수나 과일 등으로 점심을 먹는 것은 어떨지요. 둘째, 계곡 물은 결국 우리 모두의 식수원이니 탁족까지는 좋지만 제발 세제나 샴푸 등을 함부로 쓰는 것을 자제해야 하겠지요. 셋째, 술만 들이켜지 말고 천천히 녹차라도 음미하며 지리산을 온몸으로 담아가는 것은 어떨지요.”

짧은 휴가철에 지리산의 푸른 눈으로 세상을 둘러볼 줄 아는 경이로운 지혜를 깨닫지는 못하더라도 지리산을 함부로 대하고 스스로를 망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은?

봄, 여름이 지나고 가을 편지에는 단풍이야기가 나옵니다. 계절이 가을이니 단풍이야기는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럽기도 하겠지요. 사람들은 단풍나무며 붉나무며 온 산을 물들이는 노랗고 붉은 기운에 취하지만, 시인은 가을 들녘과 농부의 구리빛 근육에 진짜 단풍이 든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의 기운은 저 산에 있는 게 아닙니다. 설악산이며 내장산이며 지리산이 아니라 바로 구례 들녘이나 하동군 악양면 무딤이 들녘의 황금빛 물결이며, 그 물결 속에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함께 사는 농부들의 구리빛 근육입니다.”

단절을 모르는 농부의 삶은 봄에 여름을 생각하고, 여름에 가을을 생각할 뿐 아니라 봄에 가을을, 가을에 봄을 준비하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벼를 수확하면서 동시에 내년 봄에 피어날 자운영 꽃씨를 뿌리는 것이 농부의 삶이라는 겁니다.

돌아오는 가을에는 황금빛 들녘에서, 온몸과 정성을 기울여 일하는 농부의 구리빛 근육에서 진정한 가을의 아름다움을 발견해보아야겠습니다. 삶을 자연의 속도로 살지 않으면 이런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한 번쯤 쉬어야 하는 길이 십 리 길이고, 하루 종일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바로 백리길이지요. 이는 사람만의 기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꽃이 북상하는 속도, 단풍이 남하하는 속도가 모두 비슷하다고 합니다. 자연의 속도와 사람의 속도가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은 사람의 속도를 잃어버리고 살아갑니다.

한 시간에 십 리, 하루에 백리 길을 걷는 경험이 쌓여야 자연의 속도를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의 속도를 회복하여야 자연의 속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구요. 시인은 “걷는 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며 세상에서 가장 빠른 길”이라고 합니다.

시인이 발로 쓴 <지리산 편지>가 당신에게도 삶을 돌아보고 자연의 속도에 맞추어 생명을 회복하게 하는 ‘화살 편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리산 편지 - 10점
이원규 지음/북스캔(대교북스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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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8
  1. 커피믹스 2010.07.23 11:25 address edit & del reply

    지리산 참 좋지요. 대학교때 노고단 산장에서 묵은 기억이 나네요
    작년엔 계곡에서 물놀이를 했죠.가도가도 다 못볼거 같아요

    • 이윤기 2010.07.26 09:12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전 주저하지 않고... 남한에 있는 산중에는 최고라고 말합니다.

      마음은 자주 지리산으로 달려가는데...시간이 자꾸 몸을 가로 막네요.

  2. 유림여사 2010.07.23 12:43 address edit & del reply

    지리산 한동안 외면하고 살았는데 올 봄 지리산둘레길을 시작으로
    다시 지리산 연모에 빠져버렸답니다.
    시간만 나면 다시 가고픈 병에 걸렸는데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산자락 한 곳을 걷고 있는 제 모습을 상상합니다

    • 이윤기 2010.07.26 09:10 신고 address edit & del

      블로그 보니 올레길 다녀오셨더군요.

      저도 지난 절반쯤 걸었는데....

      시간내서 마저 걸어야지 하였는데....벌써 1년이 지나가버렸네요.

  3. 김천령 2010.07.23 16:51 address edit & del reply

    몇 년 동안의 지리산 암자 기행도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올 가을부터는 지리산길을 걸을 예정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 이윤기 2010.07.26 09:11 신고 address edit & del

      김천령님의 지리산길 여행기 그리고 멋진 사진...

      완전 기대됩니다.

      언제 한 번 동행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4. 김석 2010.07.25 14:32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글입니다. 중간에 있는 사진은 이윤기샘 사진인가요?

    • 이윤기 2010.07.26 09:12 신고 address edit & del

      ㅋㅋ~ 제 사진입니다.

      지난주 순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해 무지하게 아쉽습니다.

      서울은 잘 갔다왔지만...허무 ^^*

빗속에서 치뤄진 '노대통령 추모 창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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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부산대 공연 가시는 분들, 노란색 비옷 챙겨가시는 센스를...

창원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추모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올해는 정말 비가 자주내립니다. 어제도 아침부터 비가 내려서 노무현 대통령 추모 공연에 사람들이 오지 않을까봐 걱정이었습니다.

저녁까지 좀 참아주었으면 좋으련만 오전부터 비가 내리더군요. 오후 4시가 조금 넘어 '창원만남의 광장'에 도착하였습니다. 멀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니 아직 광장은 텅비어 있고, 출연진들이 리허설을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사람들이 오기전 텅빈 공연장을 찍어두려고 카메라를 들었는데 이건 또 뭡니까? 셔터가 눌러지지 않는겁니다. 배터리를 빼보고, 메모리카드도 빼보고, 별짓을 다해도 셔터는 꿈적도 않습니다. 분명, 고장인 것 같습니다. 고장난 카메라는 차에 두고 다시 나왔습니다.



오후 4시 30분쯤 '폰카'를 이용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공연장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지만, 워낙 비가 많이 내리니 선뜻 의자를 차지하고 않는 사람들이 없었습니다. 맨 앞자리 한 줄을 빼고는 모두 텅비었습니다. 대신 주변에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에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만남의 광장 한 켠에 있는 중국음식점에서 '짬뽕 한그릇'으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공연시작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30분쯤 전에 자리를 잡았는데, 맨 앞에서 세 번째 줄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은근히 걱정이 되더군요. 작년 부산대 추모공연 때는 1시간 전에 도착해서도 중간보다 뒤쪽에 앉았는데, 빈자리가 많이 생기면 어쩌나하는 걱정말입니다.

불안한 마음에 공연 중간에 여러번 뒤를 돌아보았는데, 맨 뒷줄까지 꽉 채워졌더군요. 참 다행이다 싶은 마음도 들고 공연을 준비한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좀 덜해지더군요.

어제 공연에는 약 5천명이 모였다고 합니다. 비가 안 왔으면 2배도 넘었겠지요. 어쨌거나 저도 그 5천명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명계남, 문성근 두 분은 비를 가릴 수 있는 천정이 있는 두대 중앙 대신에 관객들과 함께 비를 쫄딱 맞아야 하는 무대 맨 앞으로 나와서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는 '격정적인 추도사'로 비통한 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하긴, 공연을 관람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비옷을 입었지만 30분도 채 못되어서 틈새로 틈새로 빗물이 스며들기 시작하였습니다. 1시간이 지날때쯤에는 바지가 푹 젖었고, 이내 속옷까지 빗물이 스며들더군요. 공연 맨 마지막에 'power to the people'을 함께 부를 때 일어서보니, 몸이 많이 무겁더군요.

가장 아쉬운 것은 비 때문에 공연의 분위가 '폭발'하지 못하였다는 것입니다. 워낙 쉬지 않고 줄기차게 비가 내리니 박수를 치는 것도, 손을 흔드는 것도, 환호성을 지르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소리를 지르면 입 안으로 빗물이 들어오고, 손을 흔들면 소매 사이로 빗물이 타고 들어와 가슴까시 적시는겁니다.

제가 작년에 부산대 추모 공연을 가서 '추모'를 넘어서'희망'을 노래하는 공연의 에너지를 경험하였는데, 어제는 비 때문에 많이 아쉬웠습니다. 아~ 그래도 공연 맨 마지막에 'power to the people'을 모든 사람들이 함께 부르며 아쉬움을 많이 달래기는 하였습니다.

2009/07/12 - [노무현 대통령] - 바람이 부는 그 곳에 그 분이 오셨더군요.

아쉬움이 많이 남아 오늘 저녁 부산대 공연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사정이 어떨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아 ~ 그리고 어제 창원 공연은 당초 예정에 없었던 공연이 추가로 진행되어 다른 지역 공연에 비하여 출연자가 많이 줄었습니다. YB, 강산에, 윈드시티 등 여러팀이 빠졌는데, 그 빈공백을 '안치환'이 열정적인 공연으로 멋있게 메워주었습니다. 어제는 안치환이 최고로 멋있는 날 이었습니다.

공연 리뷰는 구르다님이  빗속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자세히 올려놓으셨네요. 구르다님 참 부지런하십니다. 장대비, 노무현 대통령 창원 추모 공연 현장

어제 공연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출연하신 분들, 준비하신 분들 그리고 함께 공연을 보신 분들 모두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5.18 기념식장에서 못 부르게 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노찾사'가 불렀습니다. 못 부르게 하면 더 부르고 싶어지잖아요. 그래서 폰 영상으로 찍어보았습니다. 폰카가 화질은 별로인데...노래는 들어줄만 합니다. 중간 부터이기는 하지만 힘이 펄펄 넘치면서도 처연한 '임을 위한 행진곡' 한 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부산대 공연에 가시는 분들, 비옷 꼭 챙겨가세요. 바지도 비옷 바지가 있으면 더 좋구요(배달 하시는 분들이 입는). 수건도 하나쯤 챙겨가시구요. 그리고, 모자 꼭 챙겨가세요. 비닐 비옷만으로 부족합니다. 모자가 있어야 빗물을 가리면서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집에 있던 비닐 비옷을 챙겨갔는데 1개는 노란색, 1개는 파란색이었습니다. 친구에게 노란색을 주고 저는 파란색을 입었는데...기분 찝찝했어요. 주최측에서는 급하게 준비했는지 흰색 비옷이더군요.

노란색 비옷을 준비하면 저절로 멋진 추모 퍼포먼스가 될 것 같더군요. 오늘도 비가오면 부산대 공연은 노란 비옷을 입고 가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uid=143720&table=seoprise_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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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5 Comment 5
  1. 실비단안개 2010.05.23 10:41 address edit & del reply

    수고하셨습니다.
    어제 너무 걸었기에 창원에 갈 힘이 없더군요.

    • 이윤기 2010.05.24 08:42 신고 address edit & del

      수고라니요

      당치않습니다...공연 준비하신 분들...공연 출연하신 분들...고생하셨지요.

  2. kid 2010.05.24 12:04 address edit & del reply

    파란색 비옷 찝찝했습니다. 에서 빵 터졌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__)

    • 이윤기 2010.05.24 17:01 address edit & del

      정말 찜찜했습니다.

      제가 정말 싫어하는 정당을 상징하는 색이잖아요.

  3. 김희전 2010.05.24 18:17 address edit & del reply

    이윤기부장님도 그자리에 함께 있었군요~저는 작은아이 주희랑 가서 공연을 지켜보았지요~주희는 머리핀도 노란색.위에 티도 노란색,그리고 비옷도 노란색으로 입고 중학생으로 노전대통령을 추모하는 열정이 남달랐습니다.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때는 쏟아지는 장대비와 흐르는 눈물을
    그대로 마음속으로 젖게하면서 오랫만에 편안하게 불러보았답니다..건강하시길^^

신형원, 안치환도 함께 탔던 프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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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에 16년 동안 타고 다니던 프라이드 승용차를 폐차한 이야기를 몇 차례로 나누어 포스팅하였습니다. 16년 정든 차를 20년 못 채운 이유 그리고 16년을 무사히 타고 다닌 나만의 비법을 소개하였지요. 오늘은 16년 동안 생사고락(? 자동차는 좀 그런면이 있지요), 동고동락(?)타고 다녔던 프라이드에 얽힌 가지 추억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2010/01/18 - [시시콜콜] - 자동차 오래 탄 나만의 비법
2010/01/15 - [시시콜콜] - 16년 정든 차, 20년 못 채운 이유
2010/01/14 - [시시콜콜] - 사연 많은 16년 지기와 헤어지다



프라이드에 태웠던 유명(?)인


제가 처음 프라이드를 구입하였을 때만 하여도 당당하게 타고 다닐 수 있는 차종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중형차와 준중형차 보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조금씩 구닥다리 취급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얼마간 더 세월이 지난 후에는 전혀 '프라이드'(?)를 세워주지 못하였지요.

10년을 훌쩍 넘기고 나서부터는 완전히 폐물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경비원이나 주차요원이 안내를 해주는 주차장에서는 구석자리나 지하로 밀려나기 일쑤였습니다. 행사가 있어서 호텔 같은 곳을 갔을 때도 별로 환영받지 못하였구요.

그래도 '프라이드' 구입 초기에는 저희 단체의 의전(?) 차량으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시민논단과 같은 행사가 있을 때 서울에서 오는 강사를 마중하거나 배웅 할 때도 제 프라이드를 이용하였습니다.
 
지금은 유명 뮤지션이 된 안치환씨나 당시 이미 유명세를 탔던 신형원씨가 저희 단체가 주최한 청소년 축제에 초대가수로 왔을 때도 모두 제 프라이드로 마중과 배웅을 하였습니다. 두 사람 모두 서울로 돌아갈 때, 빠듯한 비행기 시간에 맞춰 김해에 있는 부산 공항까지 도착하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안치환씨는 대중적 인기를 얻었던 곡 '내가 만일'이 발표되기 전이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많이 참여하지 않아 서로 난감하고 미안하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튼 제 프라이드를 직접 탔던 사람들 중에는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분들인 것 같습니다.

그 뒤에도 음악회 등의 행사로 이름이 잘 알려진 분들을 초청한 적이 있지만 대부분 매니저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오시더군요. 그래서 제 프라이드를 함께 타는 일은 없었습니다.

프라이드에는 최고 몇 명까지 탈 수 있을까?

프라이드 승용차에는 최고 몇 명이 탈 수 있을까요? 기네스북 기록을 찾아보니 2000년에 폭스바겐 승용차에 25명이 탔다고 하는군요. 제 프라이드에는 몇 명이나 탔을까요? 기네스북 기록이기는 하지만 폭스바겐에는 25명이 타고 차를 운행하지는 않았지 싶습니다.

제 차에는 기네스북 도전처럼 차에 사람을 억지로 우겨넣은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10여 년 전, 프라이드 전성기에는 함께 일하는 부서 실무자들이 제 차에 모두 끼어타고 다니는 일이 많았습니다. 회식을 위하여 이동할 때, 영화를 보러 갈 때, 회의를 위하여 다른 사무실을 갈 때 따로 버스나 택시에 나누어타지 않고 한 차에 뭉쳐다녔지요.

가장 많이 타고 다녔을 때는 뒷자리에 5명, 조수석에 2명, 운전석 1명 모두 8명이 한꺼번에 타고 다녔습니다. 요즘 차들은 자동차 실내 공간이 넓어져서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프라이드 시절에는 정말 꽉 채워서 다닌겁니다.

시내를 주행하다 교통 경찰이 보이면 "수구리(숙여)" 하고 큰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면 사전에 약속된 사람들이 의자 아랫쪽으로 몸을 숙이고 들어갑니다. 왜 그랬을까요? 요즘은 교통 경찰이 자동차 정원 초과 단속을 하는 경우가 잘 없는데, 그 시절에는 정원 초과도 단속 대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안전벨트를 맬 수 없기 때문에 여덟 명이 타고 주행하거나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지요. 지금 보다 훨씬 젊은 시절이라 재미로 여기며 이런 일을 하였지 싶습니다.

캠프, 캠페인 척척 해내는 '키트' 부럽지 않았던 차

제 차는 사람이 타는 승용으로만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자동차가 귀한 시절이었기 때문에 단체 활동을 위하여 징발(?) 당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가장 많이 이용된 것은 집회와 시위 그리고 캠페인 용품을 운반하는 일이었습니다.

프라이드 베타는 트렁크가 있기 때문에 뒷 트렁크에 앰프 셋트가 들어가면 딱 맞습니다. 앞좌석 의자를 뒤로 젓히면 접이식 테이블도 그뜬히 실을 수 있습니다. 그외에 피켓을 비롯한 자잘한 도구들은 뒷자석이 싣고도 운전석 뒤에 한 명이 탈 수 있었지요.

완전히 짐차로 변신하는 것은 캠프를 떠날 때입니다. 요즘은 캠프장에 가면 콘크리트 건물이지만 그 시절에는 텐트와 천막을 들고 가서 캠핑을 하였습니다. 프라이드 뒷자석 바닥부터 천정까지 차곡차곡 텐트와 캠핑 장비를 싣고, 트렁크에 부식을 가득 채우면 일주일 캠핑정도는 문제 없었습니다.



북으로 강화도, 남으로 제주도 여행도 함께...

프라이드를 타고 가장 멀리 육지 여행을 간 장소는 강화도입니다. 2002년 겨울에 성공회대학교에서 열린 간사학교에 한 달 동안 지낼때 프라이드를 타고 강화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강화도에서 배에 차를 싣고 석모도인가 하는 더 작은 섬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16년간 승용차를 운전하였지만, 장거리 운전을 싫어하기 때문에 1시간 이상 걸리는 거리는 여럿이 함께가 아니면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따라서 제 차는 경상도 권역을 벗어난 일이 별로 없습니다.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서 서울까지 간 것은 모두 3번인데, 그 때마다 프라이드와 함께 갔습니다. 2000년 서울에서 열린 시상식에 부모님 모시고 갈 때, 2002년 간사학교 갈 때, 2004년에 한 달 동안 가족들과 해외여행을 갈 때 서울까지 직접 차를 운전해서 갔던 적이 있습니다.

서쪽으로는 해남 땅끝마을까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유홍준 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베스트셀러였을 때, 책에 나오는 남도답사1번지를 프라이드 타고 다녀왔습니다.
 
가장 남쪽으로는 제주도 여행을 프라이드와 함께 갔습니다. 통영에서 카페리에 차를 싣고 제주에 가서 2박 3일 제주 여행을 함께 하고 왔습니다. 자동차에 필요한 짐을 몽땅 싣고 떠났기 때문에 여행 경비도 줄일 수 있었고, 전에 못가 본 제주 곳곳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자동차에 필요한 등산 장비도 모두 챙겨가서 한라산 등반도 다녀왔습니다.  아주 나중에야 카페리 자동차 요금보다 차라리 제주에서 렌터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가장 높은 곳은 지리산 성삼재까지 올라갔었고, 가장 험난한 오프로드를 다녀 본 것은 프라이드를 타고 지리산 왕시루봉 근처에 있는 임도를 따라 여행을 하였을 때입니다. 차는 물론이고 등산객도 없는 가을 단풍이 절경이었던 지리산 임도를 달려 본 기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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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골목대장허은미 2010.02.05 15:35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차와 함께한 시간이 많은 만큼 추억도 많으시네요
    주인이 이만큼 사랑해주니 차도 그 마음 알았겠어요~
    정말 부러운 차네요^^ 떠나보낸 차...괜스레 저까지 마음이 찡해지네요

    • 이윤기 2010.02.07 08:11 신고 address edit & del

      샘과 함께 한 잊지 못할 추억도 많지요. ^^*

  2. 노동우 2010.02.06 09:24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총 5번 정도 탄 기억이 있어요.
    역사의 일부분(?)이 된 걸 영광으로 생각합니다.ㅎㅎ

    • 이윤기 2010.02.07 08:13 신고 address edit & del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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