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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부2

아버지가 자신의 노동을 기록으로 남긴 까닭? 기록 습관을 유산으로 물려 준 아버지 아버지가 남긴 유품을 정리하다가 1980년 무렵부터 꾸준히 써온 아버지의 작업일지(메모)를 발견하였습니다. 아버지의 작업 메모를 보면서 일요일도 쉬지 않고 일했던 당신의 고된 노동의 흔적을 새삼스럽게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어쩌면 블로그에 글을 쓰고 사소한 일상을 기록으로 남기고 오랫 동안 일기를 썼던 것도 어떤 DNA 차원의 유전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가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긴 것은 일기와 같은 긴 글은 아닙니다. 아버지는 몇년 몇월 몇일 어느 공사장에서 무슨 작업을 하였는지를 빠짐 없이 기록하였습니다. 아버지가 매일매일의 작업 내역을 기록으로 남긴 까닭은 사실 단순합니다. 일당을 제대로 챙겨 받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건축.. 2019. 9. 11.
집에서 죽고 싶다던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1940년 6월 8일에 태어나 지난 3월 28일 세상을 떠난 제 아버지의 삶을 기록해 두려고 합니다. 아버지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셨고, 세상 사람들이 기억 할 만한 남다른 삶을 살지도 않았기 때문에 자식이 아니면 누구도 기억해주지 않는 소박한 삶 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마지막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필부의 삶이지만 자식이라도 기억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삶을 정리하면서 진행한 마지막 저와 아버지의 인터뷰 어머니와 가족들의 기억을 모아 필부로 살았다 간 아버지의 삶을 기록해 둡니다. 지난 봄 팔십을 일기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은 '초라하지 않은 죽음'을 맞이하는 일이었습니다. 오십 중반(지금 제 나이) 무렵만 하여도 당신이 .. 2019.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