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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 싹튼 꿈을 예술로 펼치는 작가, 배달래

by 이윤기 2011.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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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래 바디페인팅 퍼포먼스를 보고...

춤과 미술 그리고 음악이 어우러지는 한바탕 퍼포먼스, 개인적으로는 참 충격적이었습니다.

설명을 듣기 전에는 저런 것도 미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역시나 퍼포먼스가 끝난 후에 작가는 "경계를 넘어서는 것이 아주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털어놓더군요.

추상미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배달래 작가의 퍼포먼스 역시 잘 이해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퍼포먼스가 끝난 후에 작가가 작품 제목을 알려주어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더군요. 역시나 작가는 "이해하려고 하지 말고 느껴 보라"고 하더군요.


작가와의 대화시간에 어떤 분이 자신은 너무 분석적이어서 이해하려고 애를 썼다고 하던데, 저 역시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이해하려고 노력하였지만 이해가 잘 되지는 않더군요. 느낌으로 전율하지는 못하였지만 그래도 얻은 것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분석적으로 관람하면서 얻은 소감은 이렇습니다.


바디페인팅 퍼포먼스 라는 것이 다른 미술 장르와 달리 작가와 모델이 함께하는 작업이더군요. 저는 신이 들린듯이 몰입하여 작업하는 작가도 참 대단하다고 느꼈지만, 즉석에서 작가와 함께 호흡을 맞춰 작업하는 모델도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작가의 작업뿐만 아니라 모델의 움직임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반쪽이더군요. 그날 함께 작업하신 분이 난생처음으로 배달래 작가와 호흡을 맞췄다는 것도 참 놀라웠습니다.

 

제 수준(삶의 경험)에는 퍼포먼스는 좀 어렵더군요. 그러고보니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미 감성보다는 이성이 작동하기 때문이네요. 아무튼 감성이 좀 부족해도, 그냥 그림만 보고도 무얼 그렸는지 짐작할 수 있는 작품, 해설을 들으면 '아~'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 팜플렛에 실린 것 같은 정밀하게 그려진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가지 더 있네요. 배달래 작가의 바디페인팅 공연(?)을 보기 위하여 1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빼곡히 모였다는 것도 아주 놀라웠습니다. 공연장에 좀 늦게 도착하였는데 일찍 오신 분들이 자리를 가득 메우고 있더군요.

대부분 난생처음 바디페인팅 퍼포먼스를 보는 관람객들일텐데도 저와는 공연에서 받은 느낌이 많이 다르더군요.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는 분, "감추어진 욕구가 분출하는 작업", "내면의 원초적 끼를 표현하는 것" 이라고 설명하는 작가, 그리고 그 작업에 공감하고 공유하였다는 관객들...


작가는 순간의 느낌을 함께 공유하고 그 느낌에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많은 관객들이 그 느낌에 공감하였다고 하더군요. 저 처럼 둔감한 몇몇을 제외하고는 많은 관람객들이 작가, 모델과 함께 호흡을 나누었던 모양입니다.

사실, 저는 배달래작가의 작품보다도 더 놀라운 것은 그의 삶이이었습니다. 20년 전에 꿈꾸었던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모습이 참 매력적으로 느꼈습니다.

대학 시절에 베르슈카라고 하는 세계적인 작가의 바디페인팅 사진집을 본 후에 키워 온 바디페인팅에 대한 꿈을 20년이나 묵혀놓았다가 자신의 삶으로 현실화시킨 그 저력이 참 놀라웠습니다.



아울러 미용과 미술이라는 경계에 서 있는 경계인으로서의 삶도 부러움이 느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경계를, 누구나 쉽게 꿈꿀 수 없는 경계를... 이제는 비교적 어렵지 않게 넘나들 수 있는 '자유인'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더군요.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삶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작품보다는 경계를 너머서는 작가의 자유로운 삶이 더 마음이 끌리더군요. 또 그런 삶을 고향에서, 지역에서 펼쳐가겠다는 작가의 생각도 매력이 넘치더군요. 온전히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작가를 부러워하는 사람이 저만은 아니었을거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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