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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스마트폰 선택형 요금제는 무늬만 선택형?

by 이윤기 201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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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1천 원 인하 하면서, 통신비 인하 효과는 2천억?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이동 통신요금 부담이 대폭 늘어나면서 통신비로 인한 가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국민여론이 확산되자, 결국 방송통신위원회가 요금 인하에 나섰습니다.

오늘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이 발표한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지난주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이 기본료 1천 원 인하와 문자메시지 50건을 무료로 제공하는 요금 인하 방안을 발표하였습니다.

당초에는 문자메시지 50건을 무료로 제공하는 요금인하 방안을 마련하였다가 국민여론에 떠밀려 겨우 기본요금 1천원 인하방안이 추가로 포함되었습니다.

사업자(SKT) 자료에 따르면 연 7,500억 원 정도의 인하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1인당 연 2만8000원(4인가구 기준 연 11만4,000원)절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사업자가 주장하는 1인당 연간 2만 8000원 요금 인하는, 스마트폰 한 달 정액 요금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소비자단체와 시민단체 그리고 실제 이동통신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일제히 기대에 못 미치는 ‘생색내기용 요금인하’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동통신 3사가 매년 사상 최대의 영업 이익 기록을 경신하고 있고,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수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이동 통신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4조원 대에 이르고, 올 1/4분기에만 1조 4천억 원 대의 영업이익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소비자단체와 시민단체에서는 기본요금 3000원 인하, 혹은 기본요금 반값인하 등을 주장하였고, 또 스마트폰의 경우 다양한 선택형 요금제가 도입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였지만, 이번 요금 인하에는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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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요금제, 문자 월 100건, 200건은 왜 없어?

특히, 최근 보급이 늘어나고 있는 스마트폰의 선택형 요금제는 무늬만 선택형 요금제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선택형 요금제를 살펴보면, 음성통화, 데이터, 메시지를 조합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고, 월 5만 5천 원 이상을 내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 가입자들에게는 맞춤형 선택이 오히려 불리한 조합은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문자메시지의 경우 매월 50건을 무료로 제공하지만, 최소 선택이 월 250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번 선택형 요금제에는 문자메시지를 100건, 150건, 200건을 선택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게 참 교묘합니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경우 '카카오톡'을 사용하면, 문자메시지 사용이 확 줄어듭니다. 그러나 아직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들과는 문자메시지를 이용해야합니다. 그런데, 공짜로 주는 월 50건 무료로는 부족하고 그렇다고 유료 요금 최소 단위인 250건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번 선택형요금제로는 문자 월 100건, 150건은 아예 선택할 수 없고, 월 50건만 쓰던지 아니면 무조건 250건을 사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문자메시지를 월 50건 이상 사용한다면 문자메시지를 사용을 줄이는 대신 음성통화를 늘일 수 있는 요금 구성은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음성통화의 경우에도 최소 150분에서부터 200분, 250분 요금제가 있지만 통화량이 늘어나면 350분, 500분, 650분, 900분으로 선택할 수 있는 통화시간 폭이 넓어지기 때문에 맞춤형 선택요금제라는 취지가 무색해집니다.

음성통화 시간별 요금 구성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월 150분에서 200분으로 늘이면 5천 원을 추가부담합니다. 그런데, 월 200분에서 250분으로 늘이면 3천 원을 추가 부담하게 되고, 월 250분을 350분으로 늘이면 1만 원을 추가 부담하게 됩니다. 어떤 이유로 통화시간과 요금을 차등하였는지 짐작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스마트폰 선택형 요금제, 무용지물 가능성 높다

결국, 방송통신위원회와 SK텔레콤이 스마트폰 선택형 요금제를 내놨지만 ‘데이터 무제한’ 정액요금제를 다른 맞춤형 요금제로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데이터 무제한을 포기하고 데이터 500MB로 바꾸는 대신 얻을 수 있는 음성통화 시간이 고작 50분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데이타 무제한을 포기하거나 문자메시지를 포기하고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현행 정액 요금제를 변경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어차피 바꿀 수 없는 선택형 요금제를 만들어 놓고 '그래 어디 바꿀태면 바꿔보라'고 버티는 꼴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통신비 인하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운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무늬만 바꾼 이런 요금제도 때문입니다.

변죽만 울리고 말 것이 아니라 통신회사들의 중복투자로 인한 국가적 낭비와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바꾸고, 국민들의 가계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실질적인 통신비 인하방안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통화 적게 하면 요금 많이 내는 희안한 요금제?

오늘 아침 한겨레신문을 보니 더욱 기가막힌 보도가 있네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기본요금 1만원을 인하하는 표준요금제도가 통화량이 적은 소비자들에게는 2002년 8월에 출시된 LGU+ 미니 요금제보다 더 많은 요금을 물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통신요금 기본료 인하, 소량 이용자 혜택 적어)

물론 9년 전에 만든 LGU+ 미니요금제는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한 요금제도였고, 현재는 신규가입이 불가능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통신위원회의 기본료 1000원 인하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한 눈에 확인시켜주는 요금제 입니다. '미니요금제'처럼 획기적인 기본요금 인하 요금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결국,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눈치만 살피다 기본료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현재의 이동통신요금 구조를 근본적으로 손대지 않은 탓에, 통화량이 적은 노인이나 실직자 등 경제적 약자의 통신비 부담을 줄여주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기본적으로 "방통위가 기본료를 안정적 수익원으로 삼는 이통사 수익구조에 손을 대지 못한" 결과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