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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주 5일 수업 전면 확대, 좋다 부모 노동시간도 줄이자

by 이윤기 2011.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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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 주 5일 수업이 전면 시행된다고 합니다.  주 5일 수업은 2004년에 전국의 10% 시범학교에서 월 1회로 처음 시작되었고, 2005년 3월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월 1회 주 5일 수업을 시작하였습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는 월 2회 격주, 주 5일 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2006년부터 격주 5일 수업이 전면 시행되면서 자영업과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다는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 되었고, 그 밖에도 학교 현장의 수업시수 문제는 크고 작은 문제점이 지적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여러가지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주 6일 수업으로 되돌려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내년부터 주 5일 수업을 전면 시행하겠다고 밝힌 교과부는 오는 7월부터 5인 이상 사업장까지 주 40시간 근무제가 확대 적용되기 때문에 주 5일 수업을 전면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4월 한국노총은 주 40시간 근무제를 정착시키는 차원에서 주 5일 수업 전면 도입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내년부터 실시되는 주 5일 수업 전면 시행은 조금 이상합니다. 교과부 발표에 따르면 그냥 주 5일 수업 전면 시행이 아니라, '주 5일 수업 자율시행'이라고 합니다. 교과부가 책임지고 주 5일 전면 시행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 도 교육감의 승인하에 자율 실시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좀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정부가 9년 만에 주 5일 수업 전면 시행이라고 하는 제도의 완전 정착을 시도하면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한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실제로 교과부의 방침이 정해졌는데, 일선학교운영위원회에서 주 5일 수업 시행을 반대하는 결정을 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주 5일 수업 전면 시행, 교과부가 책임져야 한다

결국 교과부 의도대로 내년부터 '주 5일제를 전면 시행하게 될 것이 뻔한데 그 결정을 학교운영위원회가 하도록 한 것은 김용택 선생님의 지적처럼 결국 주 5일제 전면시행에 따른 부작용용과 책임을 운영위원회에 전가시키겠다는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관련기사 : 준비 안 된 주 5일제 수업 누굴 위한 정책인가? )

또 김용택 선생님이 지적하신 것 처럼 수업시수가 줄어들지 않은 것도 심각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수업일수만 줄이고 수업시수를 줄이지 않음으로써 결국 1일 수업 시간이 늘어나게 되어 학생들의 수업 부담을 늘려놓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수업 시수를 줄이지 않으면 초등 1학년이 매일 5교시 수업을 하게 된다는군요.

아무튼 주 5일제 수업의 전면 도입을 두고 졸속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많은 것 같습니다. 김용택 선생님이 지적하신 수업 시수 문제, 예체능과 체험학습 등의 축소 등의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특히 돌봄 교실을 비롯한 자영업자, 맞벌이 부부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당장 5인 이하 사업장까지 주 5일 근무가 확대시행되어도 실제로 주 5일제 노동을 하지 못하는 20%의 계층에게 사교육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지적도 분명 옳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돌봄교실을 비롯한 내년부터 늘어나는 월 2회 격주 토요일 육아 부담 때문에 주 5일제 전면 시행을 늦출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돌봄 교실을 확대하고 정부가 자영업자, 맞벌이 가정의 자녀를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부모의 노동시간 단축입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주 5일 수업 확대 시행에 맞춰서 5인 이하 사업장에서도 주 5일 근무제를 전면 확대 시행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아이들만 내년부터 주 5일 수업을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도 모두 주 5일 근무를 할 수 있도록 노동정책과 복지정책으로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준비 안 된 주 5일 수업 전면 시행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 5일 근무제 전면 확대 시행을 요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公開授業 by JaeYong, BAE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토요 육아 부모가 책임질테니 노동시간 단축하고 소득 보전하라

많은 선진국들이 지금의 우리나라보다 국민소득이 낮을 때부터 주 5일제 근무와 주 5일 수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주 5일 학교 수업에 맞춰서 모든 사업장에서 주 5일 근무가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물론 근무시간이 줄어들어도 현재의 소득은 유지되어야 하겠요.

주 5일 근무가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되지 못하는 것은 아직도 하위 20%의 노동자들이 1주일에 5일 만 일해서는 6일 동한 일할 때 벌어들인 소득을 유지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주 5일제 수업 전면 시행을 앞두고 가장 강력하게 정부에 요구해야 하는 것은 노동자들이 1주일에 5일만 일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을 자녀들과 보내면서도 주 6일 근무하던 때의 소득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주 5일 수업 전면 시행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사업장에서 주 5일 근무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을 하여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줄어들지 않도록 하라는 복지 정책을 요구 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정부와 학교를 향하여 토요일에도 아이들을 돌봐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토요일, 일요일에는 내 아이를 내가 책임질테니 정부는 노동정책, 복지정책으로 뒷받침해달라고 요구해는 것이 어떨까요? 아이들은 안전한 돌봄 시설에 맡겨놓고 부모는 토요일도, 일요일도 일을 해야 하는 것이 무슨 선진국일까요? 아이들도 공부 좀 적게하고 부모들도 일 좀 적게하는 나라가 선진국 아닐까요?

교과부의 '부실한 준비와 계획 수립'만 탓하지 말고, 아예 이참에 모든 부모들이 1주일에 5일만 일하고 아이들과 함께 토요일을 보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겁니다. 주 5일제 수업 전면 시행을 몇 년 더 유보하고 아무리 머리를 싸매도 정부가 이 보다 더 좋은 해결 방안을 만들어 낼 수는 없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주 5일제 수업 전면도입을 위한 가장 확실한 준비는 1주일에 5일만 일하고도 6일 일할 때와 같은 소득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입니다. 아울러 주 5일제 수업 전면 시행을 반대할 것이 아니라 부모들의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정부 대책을 요구해야 하는 것입니다.

자영업자도 금요일까지만 일하고도 먹고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싸워야한다는 것입니다. 5인 이하 사업장에 근무하는 노동자들도 1주일에 5일만 일하고도 먹고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싸워야 하는 것입니다. 노동시간을 줄이고 최저임금과 생계비 기준을 높여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야 OECD 국가답지 않을까요?

주 5일 근무, 주 5일 수업을 먼저 시행한 선진국들처럼 모든 국민들이 1주일에 5일만 일하고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자고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련기사>
2011/04/14 - [세상읽기-교육] - 주 5일 수업 전면시행 그래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