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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맹형규 장관이 왜 명예시민 1호인가?

by 이윤기 2011.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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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에서 또 어이없는 일이 생겼습니다. 창원시장이 맹형규 행안부장관이 통합 창원시 제 1호 명예시민증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게 왜 어이없는 일이냐고 반문할 분도 계시겠습니다만, 제가 보기엔 분명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명예시민증 수여 사유입니다.

언론보도를 보면, "통합창원시 출범과 성공적인 안착에 대한 공로를 높이 평가"하였다고 합니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이 통합창원시 출범과 성공적인 안착에 어떤 공로를 세웠는가요? 저는 아무리 신문기사를 검색해봐도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의 공로는 발견할 수 없습니다.

통합창원시 출범의 1등 공신은 이명박 대통령과 창원 지역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 그리고 옛 마산, 창원, 진해시의원들이 진짜 공신입니다. 아 그리고 한 분이 더 있지요. 전임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이 통합창원시 출범의 1등 공신에 포함될 수 있겠습니다. 

난데없이 왜 맹형규 장관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했을까요? 기사는 이렇게 이어집니다. "맹장관은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있으면서 창원시 통합을 실질적으로 주도했고 이어 행안부 장관 취임 이후 통합창원시를 위한 특별법 제정과 인센티브 확보 등 마무리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센티브, 약속 지킨 것도 공로인가요?

행정안전부가 그동안 특별교부세 150억 지원, 보통교부세 811억 보장, 자율통합지원금 146억원을 지원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맹형규 장관이 사재를 털어 지원한 것도 아니고 행안부 장관이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한 것 뿐인데 특별한 공로(?)에 해당되는지도 납득이 잘 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행정구역 개편을 추진하면서 통합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했던 약속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뒤늦게 그 약속을 지킨 것 뿐인데 그런 것도 공로(?)라고 할 수 있는지도 의문입니다.(한 때 시장, 군수들이 돈을 주고 각종 상을 받아오던 일까지 다시 떠 오르는 것은 무슨일일까요? )


뿐만 아니라 이런 기준이라면 통합을 국정 목표로 삼고 신속한 통합 추진을 지시하고 맹형규 장관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한 이명박 대통령이 진짜 1등 공신인데 왜 맹형규 장관을 1등 공신으로 선택하여 명예시민증을 주었을까요? 이명박 대통령이 매우 섭섭하게 생각할 일이 아닐런지요?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뭐 백번 양보하여 맹형규 장관이 명예시민증을 받을 만한 공로가 있다고 치더라도 왜 하필 그 명예 시민증이 1호입니까?

이것은 행정구역 통합으로 탄생한 통합 창원시가 옛 마산, 창원, 진해시의 역사성과 행정의 연속성을 내팽게치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창원시 명예시민증 제 1호는 맹형규 장관 아니다 !

마침 7월 1일부터 3.15아트센터에서는 통합 1주년을 기념하는 역사 기록물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저도 지난 주말에 이 전시회를 다녀왔습니다. 통합 창원시의 옛 역사와 고지도, 그리고 각종 기록물들을 흥미롭게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아주 눈에 띄는 기록물을 하나 보았습니다. 바로 옛 마산시에서 만든 '명예시민증' 수여 대장이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옛마산과 창원, 진해시가 명예시민증을 수여해 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산, 창원, 진해시를 합친 통합창원시 명예시민 1호는 넌센스라는 것입니다.

마산, 창원, 진해시 행정의 연속성과 역사성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맹형규 장관에게 수여된 명예시민증은 제 1호가 아니라 마산, 창원, 진해시의 발행 번호를 합친 다음 숫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통합창원시'라는 것은 없습니다. 행정구역 통합 이전의 창원시와 구분하기 위하여 '통합 창원시'라고 부를 뿐이지 그냥 '창원시'가 맞습니다. 결국 맹형규 장관에게 수여된 명예시민증은 '창원시 명예시민증 제 1호'입니다.

그럼, 옛 창원시에서 첫 번째 명예시민증을 받은 분은 어떻게 되는걸까요? 누군지 모르지만 그분 참 불쾌할 것 같습니다.

이제 통합창원시가 출범하였기 때문에 옛 마산, 창원, 진해의 명예시민증을 받은 분들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건가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맹형규 장관에게 명예시민증 제 1호를 수여한 것은 엉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