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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창원 명예시민증 제1호 2명은 과유불급

by 이윤기 2011.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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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제 블로그와 오마이뉴스르 통해서 맹형규 장관이 창원시 명예시민증 제 1호를 받을 자격이 있는가, 통합창원시는 명예시민증 발급을 제 1호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맹형규 장관에게 수여된 명예시민증 제 1호에 앞서서 3월 3일 노키아티엠씨 '띠모 엘로넨' 사장에게 이미 명예시민증 제 1호가 수여되었더라 하는 글을 포스팅하였습니다.

금요일 오후 창원시 담당자와 담당 부서장으로부터 해명과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전화로 창원시가 명예시민증 제 1호를 두 번 수여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자신들의 해명을 반영해달라는 요구가 있었습니다.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피하기 위하여 창원시 담당 부서장에게 제 메일주소를 문자 메시지로 알려주고 "정정이 필요하거나 잘못된 내용에 대하여 문서로 문제를 제기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조만간 이메일을 받게되면 창원시의 입장과 해명을 블로그를 통해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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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포스팅>
2011/07/07 - [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 맹형규 장관이 왜 명예시민 1호인가?
2011/07/08 - [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 맹형규장관 속았다, 창원 명예시민증 1호 아니다



결정 1호는 맹형규 장관, 수여 1호는 띠모 엘로넨 사장?

한편, 지난 금요일  두 번째 글이 포스팅 된 후에 창원시로부터 해명이 있었는데, 오마이뉴스 기사는 창원시의 해명을 반영하였지만 블로그 포스팅에는 시간이 많이 지나 창원시의 해명을 반영하지 못하였습니다.


오늘은 우선 전화 통화로 이루어진 창원시의 해명 내용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창원시는 2010년 8월말 맹형규장관의 창원방문을 앞두고 명예시민증 수여를 결정하였다. 그런데 장관 방문이 무기한 연기되었고, 그후 3월에 노키아티엠씨 '띠모 엘로넨' 사장에게 명예시민증 제 1호를 수여하게 되었다. 맹형규 장관에게 명예시민증 제 1호를 주기로 먼저 결정을 해놓았는데, 3월에 '띠모 알로넨' 사장 에게 먼저 명예시민증을 수여하게 되었다." 

“결국 두 사람 다 예우하려다 보니 외국인과 내국인으로 나눠 명예시민증을 각각 제 1호로  수여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결정 제 1호는 맹형규 장관이고, 수여 제 1호는 '띠모 엘로넨' 사장이라는 취지로 그렇게 한 것이다.”

지난주 목요일(7일) 저녁 무렵 페이스북 창원시 그룹에 이 기막힌 사연이 알려지자 페이비 이종은님을 비롯하여 여러 사람이 "외국인 명예시민증 제1호와 자국인 명예시민증 제1호라는 대답을 듣게 될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그 예상이 딱 맞았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을 보면 일단 실수는 아니라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창원시 담당부서에서 띠모 엘로넨 사장과 맹형규 장관 두 사람을 모두 예우하기 위하여 고심하였고, 그 고심의 결과 내국인과 외국인으로 나눠 둘다 명예시민증 제 1호를 수여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는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꼭 명예시민증 번호 제 1호로 예우(?)할 수 밖에 없었는가 하는 것입니다. 결국 창원시가 두 사람 모두를 예우하려고 무리수를 두었기 때문에 이번 논란이 벌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중국적자는 외국인일까? 내국인일까?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창원시 명예시민증은 내국인과 외국인으로 나눠서 번호를 다르게 매기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원시 명예시민증을 받은 분들은 명예시민증 번호를 말할 때 내국인용을 받았는지, 외국인용을 받았는지 따져봐야 되게 생겼구요.

자주있는 일은 아니겠지만 만약 이중 국적을 가진 분들 중에서 '명예시민증'을 받게 되는 사람이 있으면 내국인용 번호를 부여해야 할지, 외국인용 번호를 부여해야할지 다시 고심(?) 해야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마산, 창원, 진해시에서도 외국인, 내국인으로 나눠 명예시민증 번호를 부여한 전례가 없으며 다른 지방정부에서도 이렇게 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창원시 조례에도 외국인과 내국인으로 나눠서 명예시민증을 수여 한다는 내용은 없습니다. 물론 내국인과 외국인으로 나눠서 주면 안 된다는 내용도 없기는 합니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명예박사학위나 명예졸업장을 수여하는 경우에도 내국인, 외국인을 구분하는 경우는 없다고 하더군요. 결과적으로 외국인과 내국인으로 나눠 주는 일이 불법은 아니지만 상식적이지 않은 것은 분명합니다.


명예시민증 번호에 얼마나 명예(?)가 있고, 번호로 명예시민을 예우(?)한다는 것이 합리적인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명예시민증의 번호에 집착하다보니 이중(?) 발급 논란이 생겼습니다.


논란을 하다보니 명예시민증의 명예는 반 토막이 나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적으로 '1등이 두 명'인 셈이 되었습니다. 1등이 두 명 나오면 당연히 1등의 값어치도 절반으로 나누어지는 것이 우리네 상식인 것 같습니다. 경쟁 사회를 살다보니 보통의 경우 둘 다 1등이면 더 잘 되었다고 받아들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한편, 문제는 또 있습니다. 창원시는 명예시민증 제 1호 이중발급이 논란이 되기 전까지 내국인과 외국인으로 나누어서 명예시민증을 발급하였다는 사실을 밝힌 일이 없습니다.

이건 달리기 대회를 만친 후에  시상식을 앞두고 내국인 1등과 외국인 1등으로 나눠 시상하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달리기 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외국인과 내국인이 서로 다르게 경쟁한다는 것을 밝혀야 하는 것은 상식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밝혀도 웃음거리가 되기도 합니다. 가을에 대구에서 세계육상대회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내국인과 외국인으로 나눠서 시상하겠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건 좀 지나친 비유인가요?

내국인 1호, 외국인 1호 왜 사전에 알리지 않았나?

창원시가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티모 엘로넨 사장'과 '맹형규 장관'에 대한 명예시민증 제 1호 수여 보도자료에는 외국인 1호, 내국인 1호라는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언론보도에도 외국인, 내국인 구분은 전혀되어 있지 않습니다. 

'띠모 엘로넨' 사장에 대한 명예시민증 수여는 ‘기업사랑과’가 보도 자료를 작성하여 ‘명예시민증 제 1호’ 수여라고 크게 홍보하고, 맹형규 장관에 대한 명예시민증 수여는 ‘행정과’에서 보도 자료를 내고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입니다.

페이비 김상민씨처럼 '창원시 명예시민증 제 1호를 받은 사람이 누구일까?' 하는 궁금한 마음으로 인터넷을 검색해본 시민들은 당연히 황당한 결과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7월 1일에는 맹형규 장관에게 명예시민증 제 1호가 수여되었다고 검색이 되고, 3월 3일에는 '티모 엘로넨' 사장에게 명예시민증 제 1호가 이미 수여되었다는 검색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담당자들의 해명에 따르면 실수가 아니라 외국인 사장과 맹형규 장관 양쪽을 모두 ‘예우’ 하기 위해 윗선과 의논하여 이런 상식적이지 않은 일을 한 것입니다. 

오마이뉴스와 개인 블로그를 통해 ‘명예시민증 제 1호’가 두 번 수여되었다는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외국인 1호’, ‘내국인 1호’가 따로 있다는 것은 어떤 자료에도 언급된 일이 없습니다. 창원시의 해명이 궁색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창원시는 ‘결정’ 과 ‘수여’ 중에서 하나의 기준을 적용하여 제 1호와 제 2호로 순번을 매겼어야 하는데 무리하게 ‘예우’하려다가 이번 논란으로 맹형규장관과 띠모 엘로넨 사장의 명예를 모두 실추시킨 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