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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르기

잔병 치례 자주 해야 건강하다?

by 이윤기 2012.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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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지독한 감기 몸살로 3~4일 동안 꼼짝없이 드러누워 지냈습니다.

2000년 초반에 단식을 시작하고 매년 1~2차례 길고 짧은 단식을 해오고 있고, 채식을 해 온 이후 감기, 몸살로 몸져누워 본 일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원래는 허약체질이었기 때문에 계절이 바뀌는 봄, 가을 환절기, 그리고 겨울이면 1~2차례씩 꼭 감기 몸살로 하루 이틀씩 앓아눕곤 했습니다.

가끔씩은 개도 안 한다는 오뉴월 감기에 걸려서 몸져눕지는 않아도 며칠씩 고생을 하기도 했구요.

어른들 말씀이 ‘건강을 자랑하면 (신이) 시기 한다’고 하셔서 대놓고 자랑은 못했지만, 건강만큼은 웬만큼 자신이 있었습니다.

나름 등산에 자전거에 요가에 이런저런 운동도 꾸준히 해 오고 있어 순발력은 모자라도 지구력은 괜찮다고 자부하는 편이지요.

나름 자연건강법에 대한 공부도 꾸준히 해오고 있기 때문에 몸이 어슬어슬하게 춥고 기침이나 콧물 같은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족탕하고 물 많이 먹고 생강차, 유자차 같은 것 충분히 마셔주면 그냥 가볍게 넘어 갈 수 있었거든요.

이번에 같은 사무실에 일하는 후배들이 깜짝 놀라더군요. 감기 몸살에 걸린 것도 처음보지만, 감기 몸살에 걸렸다고 출근도 않고 드러눕는 모습이 아주 신기한(?) 모양이었습니다. 지금 같이 일하는 젊은 후배들은 제가 아파서 골골하는 모습은 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크게 몸살을 앓고 보니 잔병치레를 많이 할 수록 건강하다는 말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가끔씩 감기, 몸살도 걸리고 해야 적절하게 휴식도 취사고 몸도 돌보면서 지낸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이번 감기 몸살로 지난 12년 치를 모두 한꺼번에 앓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래 잔병치레 않고 건강을 자신하는 사람들에게 느닷없이 큰 병이 찾아오곤 하지 않습니까? 12년 동안 감기 몸살 한 번 걸리지 않았던 것을 모두 모아서 한꺼번에 몸살을 치르려니 매년 조금씩 나눠서 아픈 것 보다도 훨씬 힘이 들었습니다.

지독한 감기 몸살의 증상이 처음 감지된 것은 지난 토요일 아침이었습니다. 아침에 잠에서 깼을 때 목이 약간 칼칼하다 싶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나름 단식, 채식을 하고나서부터 몸의 변화에 좀 민감한 편입니다. 출근을 하였는데 몸이 무겁고 어슬어슬 한기도 들고 하더군요.

토요일이라 서둘러 일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들어가서 족탕도 하고, 차도 마시고 오후내내 휴식을 취했습니다. 아마 일요일까지 푹 쉬었더란면 이번에도 가볍게 넘어갔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사정이 여의치 않았습니다. 중요한 행사가 있어서 서울을 다녀와야 했느데, 아침 일찍 출발해서 한 밤 중에 마산에 도착하였습니다.

왕복 10시간 넘게 차를 타고 다녀오고 사람이 많이 모인 공기가 좋지 않은 장소에서 하루 종일 있었던 탓인지, 돌아오는 차 안에서부터 몸이 점점 무거워지더군요. 아무튼 월요일 아침부터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 하루 1~2시간씩 사무실에 나와 급한 결재만 처리하고 집으로 들어가야 했고, 아예 출근도 못한 날도 있었습니다.

감기 몸살, 약 먹으면 일주일, 약 안 먹으면 7일 이라더니...

블로그엔 매일 새 글이 올라오더라는 것을 기억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사실 이번주에 나간 글들은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관련 글 한 편을 빼고는 모두 전에 써 둔 글 들이었습니다. 오늘 드디어 밑천이 떨어진 것이지요.


아무튼 밤, 낮 없이 잠을 자는데고 계속 잠이 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재가 원래 잠이 좀 많기는 합니다만, 이렇게 밤낮없이 자 본 것은 정말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비몽사몽간에 잠깐 급한 약속이나 결재만 처리하고 집에 들어오면 계속 잠이 왔기 때문입니다. 어떤 날은 점심도 거르고 잠을 잤는데 배도 고프지 않더군요.

참 신기한 것이 몸이 회복되기 시작하자 우선 잠이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어젯밤부터 늘 잠자던 시간이 될 때까지 잠이 잘 오지 않았고, 오늘 아침엔 늘 일어나던 시간에 잠이 깼습니다. 아 이제 몸이 조금씩 회복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군요. 아직 코도 좀 막혀있고, 간간히 기침도 나옵니다만,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연건강법 알려주신 선생님들 말씀이 감기는 약 먹고 병원 다니면 일주일, 약 안 먹고 있으면 칠일 이라고 하셨는데, 그말이 딱 맞는 것 같습니다. 어찌어찌 일주일을 버티고나니 이제 서서히 제 몸을 떠날 채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설이 지나고 새 봄이 오면 오랜만에 단식 한 번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아파서 쉬는 것이 아니라 그냥 몸이 쉴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서 입니다. 일년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 내 몸에게 일년에 단 며칠 만이라도 쉬는 시간을 주어야겠습니다.

제 블로그 찾아주시는 여러분들 미리 설 인사 드립니다.
새해 가끔 잔병치레도 하시고 복도 많이 지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