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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도 이런 헌책방 있으면 좋겠다?

by 이윤기 2012.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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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을 다녀왔습니다. 토요일 아침 일찍 출발하여 점심무렵 서울에 도착하여 이런저런 볼 일을 마치고 하루 밤을 자고 일요일에 돌아왔습니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 곧장 집으로 올까, 서울까지 갔으니 어디 구경이라도 하고 올까 망설이다가 '알라딘 헌책방' 구경을 갔습니다.

오래 전부터 온라인 알라딘 서점을 애용하고 있고 한 동안은 알라딘에 책 리뷰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으로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한 후에는 개인 블로그에 책의 리뷰 포스팅하지만, 알라딘 광고도 붙어 있고, 창작 블로그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이래저래 알라딘과 인연이 많은 편입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책 리뷰 포스팅을 열심히해서 알라딘에서 'TTB의 달인'으로 뽑히기도 하였네요. 언젠가부터 인터넷 알라딘 서점에서 새책과 함께 헌책 판매를 판매하더니, 최근에는 아예 오프라인 매장을 시작하였더군요.

아무튼 일요일 아침 곧장 마산으로 내려오지 않고 종로에 있는 '알라딘 헌책방' 구경을 갔습니다. 촌놈(?)이 서울까지 차를 운전해서 갔는데, 종로에 차를 가져 나갔다가 주차하는 것이 힘들어 꽤 고생을 하였습니다. 지하철타고 나오지 않은 것을 많이 후회하였지요.

아침 10시가 좀 넘은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종로에 있는 알라딘 헌책방은 젊은 손님이 많았습니다. 알라딘 헌책방에 딱 들어서는 순간, "아 ! 우리동네도 이런 헌책방이 있었으면 좋겠다"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치 대형서점을 들어서는 것 처럼 탁트인 넓은 매장과 헌책방스럽지 않은 깔끔함이 딱 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도 헌책방이 여러 곳 있습니다.

가끔 가는 헌책방도 한 곳이 있는데, 가장 큰 단점은 빼곡하게 책이 쌓여 있고 통로가 좁아 책을 고르고 찾기가 정말 힘들다는 것입니다. 아마 제가 가는 헌책방 말고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헌책방 모습이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좁은 공간에 많은 책을 모아놓았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책은 쌓여있지만, 책을 고르고 찾는 것이 그닥 편리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이렇게 책이 빼곡히 쌓인 헌책방을 들어가면 헌책에서 나는 특유의 '낡은 냄새'가 납니다.

오래된 도서관의 서고에서도 이런 냄새가 나지요. 저는 이런 책 냄새를 좋아습니다. 헌책방들은 대부분 이런 낡은 책 냄새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 서 있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알라딘 헌책방은 새책을 파는 서점과 비슷하게 생겨서 헌책 냄새를 맡을 수가 없는 것이 아쉬움이더군요. 대신 넓은 공간과 통로 잘 분류된 서가에서 책을 고르기는 동네 헌책방 보다 훨씬 편리하였습니다. 인테리어도 재미있게 되어있더군요.

사실 종로에 있는 알라딘 헌책방을 보면서 걱정스러운 부분도 없지는 않았습니다. 벌써 서울에 종로와 신촌 두 곳, 부산 도시 번화가에도 알라딘 헌책방이 들어섰는데, 도시마다 알라딘 같이 큰 기업이 헌책방을 늘여가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대형마트가 들어서서 동네 슈퍼마켓 상권을 다 죽이는 것 처럼, 알라딘 같은 큰 기업이 지방의 중소도시마다 대형 헌책방 매장을 만들면 동네의 작은 헌책방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동네 작은 헌책방 하시는 사장님들이 <알라딘 헌책방>을 잘 벤치마킹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여 더 많은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 아래 사진들은 알라딘 헌책방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알라딘 헌책방 입구에는 '사진을 마음대로 찍으세요'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알라딘 헌책방을 알리고 싶기도 하고 그만큼 자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겠지요. 알라딘 헌책방은 지하에 있는데, 매장으로 내려가는 통로에 유명 작가들의 초상화가 있습니다.  여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분들도 있더군요.





책을 진열하는 컨셉이 재미있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5분전에 매입된 책'이라는 코너입니다. 말하자면 금방 들어 온 따끈따끈한 새(?) 헌책이라는 것이겠지요. 이곳 알라딘 헌책방을 자주 들러는 분들이라면 서가에 전시된 책보다 방금 매입된 책들을 살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은 '고객이 방금 판매하고 간 책'이라는 코너입니다. 5분은 넘었지만 매장에 들어온지 오래되지 않은 책을 따로 모아서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에 역시 단골들에게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품절, 절판 도서를 모아놓은 곳은 정말 거창한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이미 사라진 책을 읽는다는 것.' 이곳에서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하지는 못하였지만, 어쨌든 더 이상 새 책이 나오지 않는 책을 따로 모아서 판매하는 코너를 만든 컨셉은 아주 괜찮아 보였습니다.


서가도 편리하게 분류되어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주제별로 책을 분류해두어 책을 고르기 편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행복한 삶'과 관련된 주제의 책들만 따로 모아두었더군요.


일반 대형서점처럼 종교, 과학, 문학, 아동 같은 분류 방식으로도 분류되어 있습니다. 책을 고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놓은 헌책방이라 그런지 유명한 책들은 찾아보기 어렵더군요. 1시간 넘게 돌아다녀서 겨우 3권을 골랐습니다.

 


요런 재미있는 이벤트들도 있습니다. 사진에 보시는 것 처럼, 친구와 연인들에게 상장을 선물하는 것도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동네에 있는 헌책방들도 알라딘 헌책방처럼 책을 분류하고, 방금 들어온 책 코너 같은 것을 만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임대료가 싼 점포를 마련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넓은 매장에서 편리하게 책을 고를 수 있는 곳이 생기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