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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내가 좋아하는 맛집

먹어 봤나요 눈치 회무침, 들어는 봤나요?

by 이윤기 2012.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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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회무침 아세요?

 

채식주의자가 되기 전에는 그야말로 이것저것 가리는 것 없이 잘 먹었는데, 생선까지만 먹는 낮은 수준의 채식을 시작한 지 1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새로운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 '눈치 회무침'이라는 독특한 이름만으로 일단 구미가 당겼습니다.

 

먹어 본 일도 없고 이름조차 들어 본 일이 없는 낯선 음식 눈치회무침을 전남 구례에서 먹어봤습니다.

 

전남 구례에 있는 OO식당이라고 하는 제법 유명한 민물회무침을 하는 식당입니다.

 

벌써 한 달 전 일인데요. 서울에서 일하는 활동가 두 사람과 하동 섬진강변에 있는 정말 아름다운 찻집에서 만나 아무 생각없이, 일 이야기 안 하고 놀다왔던 날입니다.

 

마산에서 진주, 하동까지 자전거를 시외버스에 싣고 갔다가 매화가 활짝핀 섬진강변을 따라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가서 일행들과 만났습니다.

 

두 사람이 하루 밤을 보낸 매화 꽃숲에 자리잡은 멋진 찻집에서 한가로이 차를 마시며 두어 시간을 보내고 차를 타고 화엄사를 거쳐 구례역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갔습니다.

 

일행 중 한 사람이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낸 유명한 맛집이라고 하더군요.

 

섬진강이 바라 보이는 작은 방에 자리를 잡고 주저없이 눈치회무침을 시켰습니다. 회무침과 매운탕이 셋트 메뉴이더군요.

 

제가 맛집 전문블로거가 아닌 탓인지 사진 찍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막상 글을 쓸려고 찾아보니 식당에서 찍은 사진이 딱 한 장 밖에 없네요.

 

2인 기준 3만 5000원(소) 기준이었는데, 남자 셋이 가서 4만 5000원(중)자를 시켰습니다. 그런데 막상 먹으보니 양이 적지 않았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눈치 회무침이 큰 접시에 한 가득 나오고 탕은 커다란 뚝배기에 또 따로 나옵니다. 사진으로 찍어두지는 않았지만 화려한 남도식 밑반찬은 기본입니다.

 

눈침회무침은 각종 야채에 '눈치'라고 부르는 민물 생선을 넣고 무쳐줍니다. 양념 맛이 강하고 여러가지 야채와 섞여있기 때문에 솔직히 '눈치' 맛이 어떤지는 잘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뭐 양념맛으로 먹는다고 하더라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커다란 대접에 회무침과 김가루를 넣고 눈치회 비빔밥을 해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주시더군요.

 

양념과 초고추장 맛이 강하기 때문에 그냥 먹는 것 보다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 것이 제 입맛에 잘 맛았습니다.

 

오래 묵힌 김치를 비롯한 밑반찬들도 깔끔하고 맛이 좋았습니다. 솔직히 밑반찬만 해도 밥 한 공기는 뚝딱 해치출 수 있을 정도였구요.

 

눈치 회무침이나 매운탕 중에서 한 가지만 있어도 맛있게 한끼를 먹을 수 있을 양이었습니다. 눈치회무침을 다 먹고나니 배가 불러 매운탕을 남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참게가 들어간 매운탕 역시 맴고 짜지 않으며 맛이 좋았습니다. 정말 배가 불러서 남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참게 매운탕을 먹으면 수박향이 난다는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었는데 양념맛이 강한 매운탕이라 그런지 참게의 독특한 맛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눈치회무침은 겨울에만 한다는데, 사장님 말씀으로는 지난 겨울에 시작한 눈치회무침 마지막 재료를 저희 일행에게 돌아왔다고 하시더군요.

 

이제 올 겨울에 다시 '눈치'를 잡을 때까지 '눈치회무침'은 더 이상 맛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눈치회무침을 먹으러 갔다가 못 먹고 왔으면 많이 아쉬웠을텐데, 마지막 타이밍을 딱 맞춘 셈입니다.

 

뭐 별거 아닐수도 있지만 40대 세 남자의 '번개' 여행에 '행운'이 많이 따라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난 맛집인 탓인지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서 갔는데도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눈치라는 민물 생선이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서 여기저기 검색을 해봤는데 잘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겨울에 섬진강 주변에서 잡히는 민물생선인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