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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시사, 사회

전직 대통령 재벌가는 미국 부동산 탐닉

by 이윤기 2012.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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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이른바 BBK사건 그리고 현직 대통령의 사돈가의 불법 거래,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숨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전두환, 노태우 쿠데타 세력, 박정희 시절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이후락, 김형욱 그리고 차지철, 박태준 등 권력자들, 효성, SK 등 재벌 기업들의 기가막힌 불법 해외부동산 투기를 고발하는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대저택들과 호화 콘도들을 미국 땅에서 사들이는 권력자들과 재벌의 추악한 모습을 폭로하는 책입니다. 재미교포이자 1인 미디어인 블로거 안치용이 쓴 <시크릿 오브 코리아>가 바로 그 책입니다.

 

<시크릿 오브 코리아>는 블로거 안치용이 쓴 책 제목이면서 동시에 그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는 2009년 8월부터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시작하였는데, 저는 한 달쯤 지났을 무렵 우연히 저자의 블로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청와대 수석이었던 김병국의 과거 미국 국적 취득 문제와 부동산 불법 매입과 관련된 폭로 그리고 정계, 재계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해외 부동산 불법 취득에 대한 폭로가 세간의 화제가 되기 시작 할 무렵이었습니다. 

 

블로그 개설 후 한 달 무렵 지났을 때였는데, 어마어마한 폭로 내용에 비하여 방문자가 적은 것이 안타까워 제 블로그를 통해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소개한 기억이 있습니다. 불과 2년 반 정도의 시간이 지났는데, 그가 운영하는 시크릿 오브 코리아는 국내 정·재계 유력인사들과 언론인들이 가장 주목하는 블로그가 되어버렸습니다.

 

미국에 불법 콘도 없으면, 재벌·권력자 아니다?

 

시크릿 오브 코리아는 2012년 5월 1일 현재 3백만 명이 훨씬 넘는 누적방문자수를 기록하고 있고, 3816개의 탐사보도 기사와 원본 자료들이 포스팅 되어 있습니다. 한편, 신간 <시크릿 오브 코리아>는 저자가 2년 반 동안 블로그에 쓴 글 중에서 이명박과 BBK 관련 글들 그리고 재벌과 전직 대통령, 정계 인사들의 불법적인 해외부동산 취득을 집중적으로 밝힌 책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뉴욕 맨해튼과 하와이에 불법으로 구입한 콘도 하나씩 갖고 있지 않으면 재벌 혹은 권력자 축에 끼일 수도 없겠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재벌과 권력자들의 면면을 한 번 볼까요?

 

먼저 이명박 사돈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일가와 조석래 효성 그룹 일가, 노태우, 전두환의 자식들인 노소영, 최태원, 전재용, 박상아, 전재민 그리고 박정희 큰딸인 박재옥까지과 전· 현직 대통령관련 친인척들입니다. 다른 대통령 자식들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노무현 대통령 딸 노정연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박정희 독재 정권의 2인자 그룹으로는 김형욱, 이후락, 차지철 그리고 박태준이 본인 혹은 자녀와 가족들이 미국에 불법으로 대저택과 맨해튼 콘도 등을 취득하였습니다. 재벌가로는 금강제화 김성환, 이익치, 김영완, 한화 김승연, SK 최기원 등의 이름이 나오고 가수 박진영도 등장합니다. 한솔그룹, 심텍, 한진그룹, GS그룹 등은 하와이 별장 구입에 나섰다고 합니다.

 

저자는 특히 와이키키 워터마크 콘도는 한국 부자들의 불법·부패를 상징하는 부동산이라고 주장하는데, 모두 212채인 이 콘도 가운데 적어도 절반 이상은 소유주가 한국인이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그 대부분은 불법으로 이 콘도를 매입하였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불법이라는 것은, 첫째 외국환관리법이 허용하는 규모보다 훨씬 막대한 돈을 해외로 빼돌려 부동산을 매입하였다는 것이며 대부분 재벌들은 천문학적인 해외 불법 비자금을 동원하였다는 것입니다.

 

둘째는 대부분의 부동산이 해외부동산 매입 자유화(2008년 6월) 이전에 매입에 매입되었다는 것입니다. 주거용 해외부동산 구입 한도가 없어진 것이 2006년 2월이고, 시세 차익 등 투자를 위한 해외부동산 매입은 2006년 5월 22일까지 불법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2008년 6월 2일부터 해외부동산 투자가 자유화 되었지만, 한국은행이나 외국환은행에 취득신고를 해야 하고 사후에는 취득보고를 해야 하는데 대부분 이런 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셋째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탈세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해외부동산 취득과 매도한 기록이 대규모로 누락되었기 때문에 양도소득세, 법인세 등 세금은 모두 탈세할 수 있었던 셈입니다.

 

외환관리법 위반, 탈세는 기본 중의 기본

 

이 책에는 재벌과 권력자들의 불법, 탈법 부동산 거래 날짜, 등기상 소유주, 거래금액 등과 관련한 상세한 자료가 모두 공개되어 있습니다. 이런 놀라운 정보가 밝혀진 것은 저자 안치용의 저인망식 자료 발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이 잡듯이 뒤졌다는 말이 딱 어울립니다. 적어도 6천여건 이상의 공문서를 살펴보았으며, 부동산 과련 글은 계약서와 등기서류에 근거하였으며 법정서류와 속기록 등에 기초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뉴욕 부동산의 경우 1960년 이후 현재까지 부동산 거래자 중 한국인의 성을 사용한 사람들 거의 모두를 조사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충격이었다. 소문보다 훨씬 더 심했다. 대통령의 자녀들, 재벌 일가들, 교수, 변호사 등 그들이 자신을 일컬을 때 사회지도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뉴욕 부동산 불법 매입 사실이 고구마 줄기 당기듯 연이어 달려 나왔다."

 

이 책에서 자세히 파헤친 하와이 한국인 부동산들도 대부분 불법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투자용부동산 매입이 합법화 된 이후에도 취득신고와 세금납부를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런 불법 부동산 취득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수백만 달러의 콘도와 저택을 구입하면서 많은 경우 은행 대출 등을 받지 않고 매입자금을 모두 현금으로 동원하였다는 것입니다.

 

안치용씨에 따르면 2001년부터 9년 동안 적법절차를 거쳐서 해외에 투자한 돈만 120조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밝혀낸 바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도 못 되던 시절부터 입으로는 애국을 외치던 자들이 재산을 미국으로 빼돌려 해외부동산 투기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MB와 김경준 적과의 동침 왜 이뤄졌을까?

 

팟 캐스트 방송 <나는꼼수다> 덕분에 많은 국민들이 BBK 전문가가 되어가고 있는데, 나꼼수를 통해 방송되었던 '스위스 은행의 김경준 계좌에서 다스로 140억 원이 이체되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것도 저자의 활약 중 하나입니다.

 

"김경준 측은 2011년 2월 2일, 스위스의 크레딧스위스뱅크에 예치 중이던 알렉산드리아 인베스트먼트의 계좌에서 140억 원을 인출, 다스 측에 송금한 것으로 확인됐다.(중략) 다스는 BBK에 투자한 190억 원 중 50억 원은 이미 돌려받았고 140억 원을 돌려받음으로써 투자금 100%를 되찾은 것이다. 그러나 다스가 140억 원을 돌려받은 사실은 약 3개월간 김경준과 다스 외에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었다."

 

저자는 보통 사람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이 거래에 대하여 '적과의 동침'이었을 것이라고 하는 가설을 세웁니다. 소송을 통해 옵셔널캐피탈로 넘어가기 전에 김경준과 다스가 비밀 합의를 하였을 것이라는 겁니다.

 

이 책 첫 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과 BBK소송의 전말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맨 첫 페이지에 나오는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관련대목입니다. 김경준은 2007년 9월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을 언급한 서류를 재판부에 제출하였는데, 이 서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이 6억 달러라고 주장하였다는 겁니다.

 

"한화로 약 7000억 원에 달하는 재산을 MB가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MB가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밝힌 380여억 원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으로 재벌 총수의 재산에 못지않은 규모이다."

 

"김경준은 해당 서류 2페이지에서 MB가 사기, 뇌물, 돈세탁, 착취 등을 통해 6억 달러의 재산을 불법적으로 모았고 그의 재산은 형제와 처남 그리고 여러 법인들을 통해 은닉되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7월 청계재단을 설립하여 331억 원을 사회에 기부한다고 발표하였지만, 김경준에 따르면 막대한 재산이 숨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김경준 주장을 뒷받침 할만한 여러 정황들을 밝혀놓았습니다.

 

오랫 동안 권력자들과 재벌들의 구린내 나는 소문을 추적해 온 저자는 대부분의 소문은 사실이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도 밝혀내야 할 사실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합니다. 소문을 입증할 완벽한 증거를 찾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는 다짐을 담았습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500쪽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이 조금 부담스럽지만 권력과 부자들의 추악한 면을 한 번 들여다 보시기 바랍니다. 경이로운 탐사보도를 펼쳐가고 있는 저자 안치용의 블로그 시크릿오브 코리아(http://andocu.tistory.com/)를 방문하시면 끊임없이 새로 포스팅 되는 더 많은 기사와 자료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시크릿 오브 코리아 - 10점
안치용 지음/타커스(끌레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