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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포털, 전화번호 맘대로 수집해놓고 수정 까다롭네

by 이윤기 2012.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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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전화번호에 왜 자꾸 전화가 올까 궁금했는데...

 

제가 속해있는 단체 사무실에는 일하는 사람 숫자도 많고 업무가 여러 부서로 나눠져 있기 때문에 여러 전화번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회원들과 시민들에게 공개된 대표번호가 있고, 부서별로 혹은 프로그램별로 외부에 공개된 전화번호도 있습니다.

 

반대로 실무자들이 외부로 전화를 걸 때 주로 사용하는 전화도 있는데, 이런 용도의 전화는 번호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습니다.

 

요즘이야 번호를 공개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발신번호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번호를 기억해두는 사람도 있지만 아무튼 외부에 공개된 번호처럼 걸려오는 전화가 많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할 수 없지만 주로 외부로 전화를 걸 때 사용하는 번호로 '프로그램 문의'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여러 사람이 일하는 사무실이기 때문에 처음엔 누군가 전화번호 안내를 잘못해줬나보다 하고 예사로 생각하였습니다만,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이 번호로 걸려오는 '프로그램 문의' 전화가 점점 더 많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네이버가 공개를 원치 않는 전화 번호를 대표전화로 공개(안내)하는 바람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날도 있고, 업무처리에 방해를 받은 날도 적지 않았습니다. 한 마디로 정신적 피해가 컸다는 뜻입니다.

 

비공개 전화번호, 네이버 지도검색에는 대표번호로 공개

 

그래서 급한 일이 잔뜩 밀려 걸려오는 전화를 받기 싫은 바쁜 어느 날 또 다시 비공개 번호로 '프로그램 문의' 전화가 걸려왔길래, 전화 하신 분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죄송하지만 지금 거신 전화번호 어떻게 아셨어요? 저희가 이 번호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는데..."

 

"아, 예 이 전화번호 네이버에서 지도 검색에서 OOOO 단체로 검색하면 대표번호로 나오는데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아 그러세요. 네이버 지도 검색에서 보셨다구요. 예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바쁜 일이 밀려있었지만, 네이버 지도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한국통신 전화번호부나 114 안내에도 등록하지 않는 비공개 전화번호가 대표번호로 떡하니 나와 있었습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더군요. 그런데 더 어이가 없는 것은 네이버에 이걸 고쳐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참 복잡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통신전화번호부나 114 안내의 경우 전화 한 통만 하면 이런 정도는 수정할 수 있을텐데, 네이버 경우 복잡한 양식을 작성하여 고객센터에 보내야 하더군요. 번거롭긴 하지만 원하지 않는 때에, 원하지 않는 문의 전화에 시달리고 싶지 않아서 고객센터에 수정 요청을 작성하여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제가 외근을 나간 사이에 네이버 고객센터에서 전화를 하였던 모양입니다. 수정 요청을 했던 전화번호로 전화를 한 후에 수정 요청을 했더 제가 제리에 없으니 휴대전화로 전화를 하지 않고 '네이버 검색 등록' 페이지에 가서 '관리 권한 신청'을 한 후에 전화번호 변경을 신청하라고 메일을 보냈더군요.

 

관리권한 변경 신청을 위해서 '사업자 등록증' 사본도 보내라고 하였고, 수정 심사에 7일이 걸린다는 친절한(?) 안내까지 포함된 길고 복잡한 내용의 메일을 보내온 것입니다.

 

 

화가 났지만 화를 낼 대상이 없어서 결국 다시 한 번 '네이버 고객센터'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이런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서 대표번호를 바꾸는 것이 부당하니, 담당자가 다시 전화를 걸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네이버 고객센터에서 딸랑 전화 한 통 걸어보고 통화 안 된다고 이렇게 복잡하고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라고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의를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다음날 네이버 고객센터에서 다시 전화가 걸려왔고, 요청한대로 대표번호를 변경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할수록 화가 났던 것은 포털은 허락도 없이 남의 전화번호를 마음대로 안내해도 되는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한국통신 전화번호부나 114안내의 경우 가입자의 신청 혹은 허락을 받아서 전화번호를 안내하는데, 네이버와 같은 포털의 경우 어떤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비공개 전화번호를 대표전화로 안내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네이버는 이런 서비스가 공익을 위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혹은 제가 속해있는 단체의 전화번호를 안내하는 공익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전화 가입자의 '허가'나 '승인' 절차 같은 것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을까요.

 

 

 

아울러 전화번호 수정 절차를 까다롭게 해놓은 것도 문제입니다. 아마 콜센터를 운영하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방편이겠지만, 남의 전화번호와 주소를 수집해갈 때는 허락도 받지 않고 가져가서 버젓히 인터넷에 공개(네이버는 안내라고 생각하겠지만) 해 놓았습니다.

 

저희 단체 주소와 전화번호를 공개해서 네이버가 직접 수익을 얻는 것은 없겠지만, 넓게 보면 결국 네이버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이런 사소한 정보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서비스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네이버는 공짜로 수집한 정보를 모아서 돈을 벌고 있는셈이지요.

 

아무튼 허락이나 확인없이 마음대로 전화번호를 공개(안내)하는 것도 문제지만, 원하지 않는 전화번호를 마음대로 안내해놓고, 수정요청을 까다롭게 만들어놓은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네이버에 책임을 묻고 싶은데 뭐 좋은 방법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