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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제주 여행

구름 바다에 떠 있는 여신의 모습, 한라산

by 이윤기 2013.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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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5일(토) 새해 첫 산행으로 한라산을 다녀왔습니다.

 함께 일하는 실무자들과 매년 1월에 하는 연수를 올해는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1월 4 ~6일까지 제주도에 머물렀는데,

첫 날은 종일 방안에서 공부만 하고 둘째 날 한라산 산행에 나섰습니다.

 

저희 일행이 제주에 있는 동안 육지는 한파가 몰아닥쳐

수도관이 얼고 터지는 맹추위가 지속되었다고 하더군요.

저희는 제주에서도 서귀포 중문단치 근처에 숙소를 정했기 때문에

정말 따뜻한 제주 날씨를 경험하였습니다.

 

여름에 더위를 피해 떠나는 여행이 피서라면

겨울에 추위를 피해 떠나는 '피한' 여행을 다녀온 셈입니다.

 

 

이 사진은 첫 날 방안에 틀어박혀 하루 종일 공부만 하다가

서귀포 시내로 점심 먹으러 나가서 찍은 한라산 사진이입니다.

한라산 정상부가 구름을 완전히 벗어나서 얼굴을 환하게 내밀고 있는 사진입니다.

제주에 여러 번 다녀왔지만 한라산 정상부가 환히 보이는 날은 자주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사진은 진달래 대피소 조금 못 미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희 일행이 한라산에 갔던 날은 전날과 달리 새벽부터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습니다.

진달래 대피소 근처에 도착했을 때

처음으로 한라산 정상부가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왔습니다.

 

 

이날은 구름이 하루 종일 한라산 정상부 아래에 걸려 있었습니다.

진달래 대피소를 지나면서부터 푸른 하늘이 드러났고 한라산 정상부도 훤히 들러났습니다.

 

 

진달래 대피소 가는 길, 눈쌓인 나무들입니다.

눈이 오고 시간이 꽤 지났는지 녹았다, 얼었다 한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성판악에서 한라산 정상부로 올라가는 곳에 있는 진달래 대피소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허기도 달랩니다.

저희가 갔던 날도 컵라면을 사기 위해 선 줄이 대피소 바깥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습니다.

마침 토요일이라 등산객이 더 많이 몰렸던 것 같습니다.

 

한라산 등산을 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진달래 대피소에 12시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정상 등반을 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갔던 날도 12시를 넘겨 도착한 등산객들이

국립공원 관리 직원분들과 실랑이를 벌이더군요.

 

등산로 곳곳에 12시를 넘기면 정상 등반을 할 수 없다는 안내판이 있었는데도

막무가내로 보내달라고 우기는 분들도 있어 참 안타까웠습니다.

 

 

진달래 대피소에서 한라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이런 고드름이 많이 있었습니다.

나무가지에 쌓인 눈이 햇빛에 녹아내리다가 밤에 다시 얼어서 고드름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산을 올라가면서 물 대신에 이 고드름을 많이 따서 먹었습니다.

눈은 입속에 넣어도 갈증을 달래주지 못하는데

고드름을 따서 먹으면 제법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한라산 정상이 훨씬 더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위로 쳐다보는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게 맑았습니다만,

아래로 내려다보는 하늘은 구름에 갇혀 있었습니다.

 

 

이날은 해발 1700~1800미터 사이에 구름이 폭풍을 일으키는 바다처럼 떠 있었습니다.

구름이 몰려오는 모습이 마치 폭풍이 치는 날 바닷가에 파도가 밀려오는 모습 같았습니다.

 

 

폭풍이 치는 구름 바다 앞에는 꿈쩍도 하지 않을 것 처럼 서 있는

눈 쌓인 나무들이 서 있습니다.

어께에 눈을 잔뜩 짊어진 나무들은

강한 바람이 불어와도 끄떡없이 서 있을 것 같은 장엄한 모습이었습니다.

눈 쌓인 우람한 나무드르이 모습이 장군의 갑옷을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거대한 구름 파도가 몰려와 한라산에 부딪쳐 흩어지는 모습입니다.

구름 파도는 폭풍처럼 휘몰아치지 않았지만, 산을 허리를 휘감으며 끝없이 밀려왔습니다.

 

 

한라산 정상을 향해 걷다가 발끝에 있던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

잔잔한 구름 파도가 떠밀려오다가

어느새 육지를 향해 달려오는 쏜살같은 파도로 바뀌기도 합니다.

 

 

정상에 가까이 다가서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습니다.

구름 파도가 더 이상 쫓아오지 못하고 멀리 발아래에 멈춰 있습니다.

 

 

구름이 흩어진 동안 구름 바다 아래에 있던 한라산 줄기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다시 정상을 향해 걷다가 뒤돌아보니 다시 구름 바다가 산 줄기를 가두어 버렸습니다.

구름이 걷혀 있는 빈자리로 멀리서 하얀 구름이 파도처럼 밀려와

다시 구름 바다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라산 정상을 향해 올라오는 등산객들입니다.

주말이고 따뜻한 날씨 덕분에 등산객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오전 7~8시 사이에 특히 등산객이 많이 몰렸습니다.

새벽 6시에 출발하여 일찌감치 한라산 정상에서 올랐다 내려올 때,

진달래 대피소를 지나 줄어서서 몰려오는 등산객들로 혼잡하였습니다.

 

 

저희 일행이 정상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아랫쪽 등산로에는 사람들이 끓임없이 정상을 향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한라산 정상을 알리는 표지목입니다.

바로 뒤로 백록담이 보입니다.

 

 

백록담을 둘러싸고 있는 한라산 정상부의 능선입니다.

표지목이 서 있는 곳에서 왼편으로 바라본 모습입니다.

능선 너머로는 사방으로 구름이 바다를 이루고 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 본 백록담입니다.

호수는 얼어 붙어었을 것이고 그 위로 겨울 들어 여러 번 내린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습니다.

한라산 정상에 올라도 구름 때문에 백록담을 볼 수 없는 날이 많다고 하는데

이 날은 꽁꽁 얼어붙은 눈쌓인 백록담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라산 정상부에서 오른쪽으로 바라 본 능선입니다.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 하는 분들은 이쪽 방향으로 길을 잡아 내려가더군요.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있었던 블로거 '파르르님'이 관음사 방향으로 하산 하면서 찍은 사진을 보니 성판악 코스보다 멋지 광경이 많더군요.

 

 

새벽 6시 입산이 시작되자마자 산행을 시작한 덕분에 일찍 산행을 마쳤습니다.

성판악 휴게소로 되돌아 내려오는 길에 '사라 오름'을 다녀왔습니다.

'사라 오름' 전망대에서 바라 본 한라산 정상부 입니다.

아래로 서귀포 시가지와 바다는 구름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라 오름 호수도 꽁꽁 얼어 붙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커다란 호수 위를 걸어 다닐 수 있었습니다.

눈이 적당히 녹은 설경은 또 다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였습니다.

 

사라 오름에 들렀다가,

오후 2시를 조금 넘겨 성판악 휴게소에 되돌아 왔습니다.

성판악 휴게소를 출발하여 한라산 정상을 다녀오는 길은

내려 오는 길이 특히 좀 지루한 편입니다.

그래도 눈 구경 실컷하며 즐겁게 내려왔습니다.

 

 

한라산 등산 일지

5시 40분 성판악 휴게소 도착/ 산행준비 - 아이젠, 스패츠, 방한용품 착용

6시 10분 성판악 휴게소 출발
8시 35분 진달래 대피소 도착/ 다른 일행 도착 때까지 긴 휴식
9시 10분 한라산 정상으로 출발
10시 30분 한라산 정상 도착
11시 20분 진달래 대피소 도착/ 점심 식사 및 휴식
12시 20분 진달래 출발하여 하산
12시 50분 사라오름 전망대 도착
13시 10분 사라 오름 갈림길 도착
14시 20분 성판악 휴게소 도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