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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도청만 마산오면 만사 OK인가?

by 이윤기 2013. 5.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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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출장을 다녀오느라 뒤늦게 엊그제 신문을 보았더니, '마산 아구데이 행사'가 '도청 마산 이전 궐기 대회?'처럼 진행되었다는 기사가 나와 있더군요.

 

홍준표 도지사가 안홍준 의원이 제안한 '마산 재건 프로젝트'를 시작하겠다고 밝혔고(도청 마산 이전은 한 마디도 하지 않음), 안홍준 의원은 "도청 마산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대목은 안홍준의원이 창원시의회의 '마산 분리 결의안'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는 대목이었습니다. 이건 앞으로 마산 분리가 현실화 되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언론에 보도된 안홍준의원의 발언을 옮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분리는 법 개정과 제정으로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저하고 이주영 의원이 죽을 각오로 단식 농성을 해서라도 되겠느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난 의회 불법 날치기는 원천 무효다. 정회 상태에서 속개를 하지 않고, 이건 완전히 간담회다. 정족수는 두 번째 문제다."

 

"통준위 청사 후보 1순위가 마산과 진해인데, 진해에는 야구장이 갔다. 명칭이 창원에 갔으니 청사는 마산에 간다는 것은 중앙 정치권 누구한데 이야기해도 명분이 있다."

 

"이제 도청이전에 힘을 싣겠다. 불가능한게 아니다. 오늘 정리를 하자. 시의원도 이렇게 가야 한다. 홍지사와 함께 투 트랙으로 가겠다."

 

그날 연설 중에서 이런 발언들이 주요하게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었습니다. 그럼 안홍준 의원의 발언에 대하여 '토'를 한 번 달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의원님, 도청만 이전하면 아무 문제가 없어질까요?

 

먼저 마산 분리는 안홍준 의원과 이주영 의원이 죽을 각오로 단식을 하더라도 꼭 해야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주영 의원과 안홍준 의원은 이미 지난 총선에서 "시청사 마산 이전에 국회의원 직을 걸겠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국회의원직을 내놓던지 아니면 죽을 각오로 단식을 해서라도 '마산 분리'를 현실화시켜야 합니다. 대부분의 마산 시민들은 '명칭도 (창원시) 뺏기고, 청사도 (창원시 청사) 빼앗긴다면 마산을 분리'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마산시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창원 시민들도 청사를 마산에 누는 것 보다는 마산을 분리시켜주자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마산을 위해서도 창원을 위해서도 그리고 안홍준, 이주영 두 국회의원을 위해서도(의원직을 내놓지 않으려면) 마산을 분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안홍준 의원께서 다수의 마산시민들 뜻에 딸 2010년에 마창진 통합을 앞장서서 추진하였지만, 지금 마산시민의 뜻은 마산분리로 잃어버린 역사와 자존심을 되찾는데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 입니다.

 

'불법 날치기'였다고 하더라도 지금 이를 확실하게 뒤집을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고, 창원 출신인 박완수 시장이 현직을 유지하는 동안에는 시청사 마산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홍준 의원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아마 그런 판단을 하였기 때문에 홍준표 지사의 '도청 마산 이전' 공약을 덥석 잡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도청을 마산으로 옮기는 일은 시청을 마산으로 옮기는 일보다 열배, 백배 아니면 천배쯤 어려운 일입니다. 이건 홍준표 도지사 혼자 결정한다고 되는 일이 아닙니다. 그야 말로 경남지역의 국회의원들과 도의원들, 그리고 중앙정치권의 합의를 끌어내야 가능한 일입니다.

 

한 마디로 도청 마산 이전 공약은 또 다른 '혹세무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원직을 걸겠다"고 약속까지 하신 분이 시청사도 빼앗겼는데, "도청을 가져오겠다"는 약속을 어떻게 믿으라는 말입니까? 마산 아구데이 행사에서 "도청 이전 !, 도청 이전 !" 구호를 외치신 일부 시민들은 어떻게 이말을 그리 쉽게 믿을 수 있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도청 마산이전은 국회의원 4단 홍준표의 선거용 립서비스?

 

실제로 언론보도를 보면 홍준표 지사는 '도청 마산 이전'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마산시민들이 '김치국'부터 마시도록 넌지시 흘렸을 뿐입니다. 이건 정치인들이 정말 많이 쓰는 수법이지요. 홍준표 도지사는 국회의원을 4번이나 했던 사람입니다. 좋은 의미는 아니지만 아무튼 '정치'를 아는 사람입니다.

 

홍준표 도지사의 가장 큰 관심과 목표는 내년 지방선거 '재선'입니다. 다시 한 번 경남도지사에 당선되어야 중앙정치권으로 되돌아 가거나 다음 대통령 선거를 내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런 홍준표 도지사가 던진 '도청 마산 이전' 약속은 2014년 지방선거용 '립서비스'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도청 마산 이전 약속이 이미 썩은 동아줄인줄 모르고 붙잡는 시민들이 있고, 이를 부추기는 정치인들이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산 아구데이 행사에서 "도청 이전!", "도청 이전!"을 외쳤던 시민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도청만 마산에 오면 통합시 명칭이 창원시가 되어도 괜찮고, 통합시청사는 현재 위치(창원)에 있어도 상관없다는 말인가요? 도청만 마산에 오면 '아구데이'를 '창원 아구데이'라고 불러도 좋다는 건가요?

 

통합 당시, 마산시라는 명칭을 양보하면서 최소한의 명분이라도 지키기 위해서 시청사를 마산으로 주면 통합하겠다고 했던 것이 마산시민 일반의 정서였습니다.  지금 빼앗긴 역사와 자존심을 되찾겠다고 하는 다수의 마산 시민들은 도청 마산 이전과 상관없이 창원시청사든 마산이라는 명칭이든 둘 중 아무것도 가져올 수 없다면 마산을 분리하자는 것입니다.

 

안홍준 의원은 "중앙정치권 누구한테 이야기해도 명분이 있는 '청사는 마산에 간다'는 약속을 아직 지키지 못하였습니다. '도청 마산 이전'이라는 썩은 동아줄로 시민들의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려고 하지 마시고, 중앙정치권 누구한데 이야기해도 명분이 있는 '시청사 마산 이전' 약속을 지키시던지, 아니면 시민 누구한테 이야기 해도 명분이 있는 '마산 분리'를 추진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