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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시사, 사회

전세 올라도 절대 빚내서 집 사지마라 !

by 이윤기 2013.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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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가격이 폭등에 폭등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사인> 보도에 따르면 지난 5년 사이에 전세가 비율이 60%가 넘는 아파트가 2배나 늘었다고 합니다. 전세가가 워낙 치솟으니 차라리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이 낫겠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립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전세난의 원인이 매매부진에 있다면서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 나야 한다고 보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객관적인 지표를 보고 경기 전망을 제대로 하는 전문가들은 지금 집을 사는 것은 '쓰레기를 줍는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부동산 투기거품이 꺼지는 것은 기정사실이며 먼저 부동산 거품이 꺼진 선진국 사례를 봐도 다른 대안은 없다는 것이 '김광수경제연구소'의 분석입니다.

 

"오늘까지 세계 어느 나라든 부동산 불패신화를 외치며 부동산투기가 극성을 부린 나라치고 뒤집어지지 않는 나라가 없습니다. 일본이 그랬고 미국이 그랬으며 유럽도 그랬고 중국은 거품 붕괴의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본문 중에서)

 

지금 주택을 사는 것은, 특히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하여 빚을 내서 주택을 사는 것은 막차를 타는 것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기득권 집단과 언론의 진실 왜곡으로 엄청난 부실과 경제적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입니다.

 

예컨대 이 책은 일반 서민들의 경제적 삶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정보들이 왜곡되고 있는 현실을 바르게 알리고 중요한 경제 문제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쓰인 책이라는 겁니다.

 

자 그럼 이 책에서 중요한 경제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몇 가지 주제들만 살펴보겠습니다. 이 책에서는 앞서 이야기 하던 부동산 문제를 첫 번째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절대로 빚내서 집 사지 마라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46퍼센트가 무주택자고, 수도권의 경우 2000만 명이 넘는 수도권 인구 중 절반이 넘는 53퍼센트가 무주택자라고 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무주택자들을 위하여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을 펴지 않고 대형 건설사를 위한 '분양 공급 정책'으로 일관하였다는 겁니다.

 

치솟는 집값을 쫓아가기 힘들어 무리하게 빚을 내어 집을 사는 바람에 하우스푸어가 양산되었고 빚을 갚지 못하자 가계부채 문제가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지요. 이때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금리를 낮추는 것이었는데 오히려 전세 폭등으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최근 전·월세가 오르는 것은 금리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금리가 높을 때는 전세보증금으로 이자를 얻어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었던 집주인들이 금리 하락으로 생긴 전세보증금의 이자 수입 감소분을 전세를 올리거나 월세를 받아 보상하려 하기 때문이다."(본문 중에서)

 

전세가 폭등하자 전세에 조금만 더 보태면 집을 살 수 있는 기형적인 구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집을 사는 것은 바람직한 경제적 의사결정은 아니라는 것이 저자들의 조언입니다.

 

자기 형편으로 집값을 감당할 수 있다면 나중에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주거 안정을 위하여 집을 살 수도 있지만, 적어도 자기 형편으로 감당할 수 없는 집을 사서 하우스푸어가 되는 바보 같은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집값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속 내려가고 있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중략) 또 경제가 좋아지면 당연히 부동산 가격도 올라가고 경제가 나빠지면 부동산 가격도 내려가게 되어 있다."(본문 중에서)

 

부동산 투기 거품 붕괴, 경기 침체와 저성장, 가계 부채 위험 증가는 필연적인 싸이클이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따라서 치솟는 전세를 감당할 수 없다면 월세를 내더라도 빚을 내서 집을 사는 것은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라는 겁니다.

 

전·월세 대란을 해결하려면 정부가 무주택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공공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고 내모는 반강제적인 '분양 공급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 책의 저자들이 한국 경제의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인 부동산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렇습니다. 여타 다른 경제 현상에 대해서도 비슷한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예컨대 이른바 알뜰주유소 문제나 주택연금, 고용문제, 자영업자의 몰락과 실업문제,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는 이유 등의 원인을 파헤칩니다.

 

자영업자 몰락... 노동시장 왜곡이 진짜 원인이다

 

자 그럼 이번에는 자영업자의 몰락 원인을 한 번 살펴볼까요? 저자들은 호프집, 치킨집 같은 생계형 자영업자가 지나치게 많아졌다는 것에서부터 원인을 찾아나갑니다.

 

"소상공인 증가 추이를 보면 2000년 240만 개에서 2010년에 275만 개로 35만 개가량 늘었다. 늘어난 사업체들 대부분이 자영업자라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매년 3만 5000개씩의 자영업자가 생긴 꼴이다.(본문 중에서)

연령대별로 자영업자의분포를 보면 40대가 42퍼센트, 50대 이상이 33퍼센트로 40대 이상이 전체의 75퍼센트를 차지한다. 즉 중년이나 고령자들이 자영업에 종사하고 있다." (본문 중에서)

 

예컨대 지난 10년 동안 중년 및 고령자 중심의 생계형 자영업자가 집중적으로 늘어났고, 절반 이상이 월수입 100만 원 이하의 영세 자영업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자영업자의 증가가 한국경제의 구조적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자발적으로 자영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영업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근본적인 원인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제시스템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무엇보다도 절실한 자영업자 대책은 잘못된 자원 분배를 정상화하여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에 묶여 있는 자원을 생산경제로 전환하여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저자들은 대형마트들의 골목 상권 침탈도 막아야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자영업자들의 제살 뜯어먹기 경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대형업체, 할인점도 문제이지만 동종 소형자영업자들끼리의 출혈 경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자영업자의 과도한 증가와 출혈 경쟁은 모두 노동시장 유연화가 근본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20130822_기자회견_제대로된 전월세 대책 촉구
20130822_기자회견_제대로된 전월세 대책 촉구 by 참여연대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알뜰주유소·주택연금은 서민 눈속임 정책

 

이 책은 김광수경제연구소가 춘천KBS 라디오와 매주 한 차례씩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여 기획 편집되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 딱 맞는 경제 분야의 쟁점에 대한 날카로운 해석을 담고 있습니다.

 

예컨대 정부가 고유가 대책으로 알뜰주유소를 1300개로 늘이겠다고 발표하였을 때, 정유사들의 정제 수익 짬짜미와 독점구조를 깨지 못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기름값이 오를수록 정유사의 영업이익은 가파르게 상승하였고, 반대로 주유소의 경영은 더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알뜰주유소를 아무리 늘려도 가격 인하가 이루어지기 어렵게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기름값을 낮추려면 알뜰주유소를 늘릴 것이 아니라 정유사들의 폭리구조와 독점구조를 깨뜨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0년 이후 늘어나고 있는 주택연금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날립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주택연금 가입자가 1만 2000여 명을 넘어서고 있다고 하는데, 이름은 연금이지만 그냥 대출일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주택연금이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용어부터 정리 할 필요가 있겠다. 엄밀히 말해 '주택연금'은 주택연금대출이라고 바꿔 불러야 옳다. 본질이 대출이기 때문이다."(본문 중에서)

 

예컨대 주택연금대출이 시중 은행 대출이자보다 이자가 싼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 매매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면 손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집을 내주고 1억 5000만 원을 대출받는 경우 60세부터 80세까지 20년 동안 내는 보증수수료만 1300만 원이나 된다는 것입니다

 

20년 동안 보증수수료를 1300만 원이나 내고 매달 생활비는 고작 36만 원에 불과하며1년에 432만 원밖에 안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20년 동안 받는 생활비를 합쳐야 8640만 원이니 1억 5000만 원짜리 집을 맡기고 겨우 8640만 원을 받는 셈이라는 것이지요.

 

20년 후 8640만 원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약 5800만 원, 결국 1억 5000만 원짜리 집을 담보로 맡기고 20년 동안 한 달에 36만 원씩 총 5800만 원의 생활비를 빌려 쓸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택연금의 실체라는 것입니다.

 

정부·대기업·언론의 '경제쇼'에 속지 않아야 한다

 

이 책은 알뜰주유소, 주택연금, 조세제도, 국민연금, 물가통계, 주식시장, 전기, 가스, 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한미FTA, 한국은행 통화 정책, 환율 문제 등 모두 45가지 주제에 대한 분석을 날카로운 분석을 담고 있습니다.

 

아울러 모든 분석은 서민과 약자의 입장에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재벌과 부자들에게 유리한 경제 제도와 정부 정책을 고발하면서 서민과 약자들을 외면하지 않는 경제 정책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김광수경제연구소가 만든 이 책은 다양한 경제 이슈에 대해서 탁월한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만,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놔도 부동산 거품은 결국 몰락할 것이며, 부동산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가계 대출이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자영업자 간의 과다경쟁도 모두 왜곡된 부동산 시장에서부터 비롯되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투기로 점철된 부동산 시장과 친재벌·친부자 조세 정책과 각종 경제적 특혜들이 한국경제를 망치고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드러내 보여줍니다. 기업이 사상 최대 이익을 내고 있는데도 서민들은 점점 살기 어려워지는 까닭이 무엇인지 궁금하시면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자들은 국가의 무지와 과장, 대기업의 횡포와 엄살 그리고 언론의 침묵과 왜곡을 '경제쇼'라고 지칭하였습니다. 국가, 대기업, 언론이라는 3대 권력이 화려한 경제쇼를 펼치고 있고 서민들은 희생양이 되고 있을 뿐이라는 것입니다.

 

총체적으로 경제적 진실을 왜곡하는 국가, 대기업, 언론에 맞서 '진실을 알리는 역할을 자임'한 김광수경제연구소는 다윗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함께 읽고 3대 권력기관과 맞서는 이분들에게 힘을 좀 보태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제쇼 - 10점
김광수경제연구소 지음/왕의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