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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낮엔 학원차, 밤엔 대리기사...불법이라고?

by 이윤기 2013.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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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를 좋아하지 않습니다만, 어쨌든 개인의 선호와 상관없이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경쟁이 자유롭다고 하는 것이며, 자유로운 경쟁을 위한 규칙을 법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법이 대부분의 경우 공정하지 않은 것이 자본주의의 심각한 병폐 중 하나입니다. 최근 학원차의 불법 수송 기사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인터넷 뉴스에 '낮에 학원차로 운행하던 승합차들이 밤에 대리기사를 실어나르는 불법을 저지리고 있다'는 기사가 크게 보도되었습니다. 낮에 학원에서 운행하던 차량들이 심야 시간에 1인당 1천 ~ 3천원씩을 받고 대리기사를 실어나르는 것이 불법이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들은 '운송연합'이라고 하는 임의 단체를 결성하여 이곳에 소속된 차량들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경우 영업을 할 수 없도록 비회원들의 영업을 방해하였다고 합니다. 경찰은 수도권 일대 주요 지하철 역을 거점으로 영업을 하는 이들 조직을 적발하고 36명을 입건하였다는 것이 기사의 요지입니다.

 

기사를 읽어보면 '운송연합'이라는 임의 단체를 결성하고, 매일 3천 ~5천원의 회비를 받아챙긴 조직이 불법이라는 것은 납득이 되지만, 낮에 학원차로 운행되던 차량들이 밤에 대리기사를 수송하는 것을 모두 불법으로 치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영업용이 아닌 자가용 차량으로 낮에 학원차로 운행하는 차들은 대부분 보험 가입을 할 때 '유상운송 특약'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이른바 지입차량인데 자가용으로 영업행위를 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 해놓고도 대부분의 학원 차량이 이런 식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유상운송 특약'을 맺으면 사고시 보험 적용이 가능하도록 해놓은 것입니다.

 

따라서 낮에 학원차로 운행되던 지입차들이 밤에 대리기사를 수송하는 것이 나쁜일은 아닌데 그것이 불법인 까닭은 택시나 버스의 배타적인 영업 권리가 현행법으로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불법인 것입니다. 돈을 받고 유상운송을 하는 것은 버스나 택시만 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인 것이죠.

 

개인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낮에 학원차로 운해되던 승합차들이 밤에 대리기사를 실어 나르는 것이 불벌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그것이 나쁜 일이거나 부도덕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예컨대 여객운수사업법 같은 것을 고쳐서 버스, 택시만 영업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해놓은 법만 고치면 불법이 아닌 것이지요.

 

왜 대리기사들이 이 불법(?) 차량을 이용하는 걸까요? 답은 단순하고 간단할겁니다. 택시보다 요금이 싸기 때문에 이용하겠지요. 대리기사들의 수입이 적기 때문에 택시비라도 아껴야하기 때문에 이 차량들을 이용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현행 법상 불법이라고 하더라도 운전자도, 탑승자(대리기사)도 모두 '생계형'이라고 봐야 합니다. 따라서 법을 고쳐서 낮에 학원차로 운행하던 차들이 저녁에는 대리기사를 실어나를 수 있도록 해주면 그만이지요. 물론 버스나 택시가 손해를 감수해야 해야 하기 때문에 반대가 있겠지만, 단순히 불법으로 매도(?)하고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으로 끝낼 일 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좀 더 합리적인 해결 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개인 자가용으로 운행하는 학원차 대부분이 더 비싼 보험료를 지불하고 '유상운송'을 할 수 있도록 특약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상 운송의 범위를 넓혀서 영업행위를 하려고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겁니다.

 

자유로운 경쟁을 말하고 있지만 사실은 운송사업자에게 다른 개인들과 경쟁하지 않고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배타적 권리를 보장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법이지요. 왜 그들에게만 '배타적 권리'를 계속 보장해주어야 하는 걸 까요? 공동체 구성원 다수가 모두 그 합의에 찬성하지 않는다면 법을 고쳐야 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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