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교육

박종훈 후보 "4년 동안 교육특허 1000건 약속"

by 이윤기 2014. 4. 9.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경남도내 98개 시민사회단체가 선정한 좋은 교육감 후보 박종훈 경남도 교육감 후보를 만났습니다. 이런 저런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만나는 일은 여러 번 있었습니다만, 어제는 공식적인 자리인 마산YMCA 제 62회 아침논단에서 박종훈 교육감 예비 후보의 '정책과 공약'을 직접 들어 보았습니다.

 

박종훈 후보는 2010년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였다가 근소한 차이로 낙선하였으며, 2002년부터 2010년까지 경상남도 교육위원으로 활약하였다고 합니다. 2010년 낙선 이후에는 시민단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마창진 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과, 경남 민언련 공동대표를 맡아 일하였고, 이번에 두 번째로 교육감 선거에 도전한다고 하였습니다.

 

박종후 좋은 교육감 후보는 "교육도 컨텐츠다"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였는데, 본격적인 정책 제안에 앞서서 현재의 경남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하였습니다.


 

첫 번째든 사례는 인력 송출회사가 부당한 폭리를 취하는 방과후 학교의 계약구조에 대한 지적이었습니다. 경남도내에만 방과후 학교 강사가 1만 명이나 되는데, 대다수 강사들이 강사비의 절반 혹은 심한 경우 2/3를 소속회사에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겉으로는 학교장과 강사가 계약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이면에 인력 송출 회사가 자리잡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실제로는 인력 송출회사가 강사를 파견하지만, "계약서에는 인력 송출회사 소속임이 드러나면 계약을 해지 하도록 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어 잘못된 고용구조가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진단이었습니다.

 

두 번째 사례로는 교장의 임기와 연임 구조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였습니다. 교장에 선임되면 4년간 임기를 하고, 4년 후에 중임심사를 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동안 한 번도 중임 심사에서 탈락한 교장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박종훈 예비후보는 "한 번 교장이면 퇴직할 때까지 교장으로 지내거나 혹은 교육 전문직을 거쳐서 다시 퇴임 임기에 맞춰 교장이 되는 구조를 깨야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예컨대 중임 심사과정에서 (성실하게 일하지 않는 분들로) 5%만 탈락시켜도 교장 선생님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할 것이고 자연히 학교 현장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교장 자격은 있지만 발령을 못받고 있는 인사적체도 그 만큼 해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핀란드 교육 배웠다 !


 박종훈 좋은 교육감 후보는 특별히 핀란드와 스웨덴 사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였습니다. 2010년 교육감 선거에 낙선하고 난 뒤 4년 후 재도전을 위하여 여러가지 준비를 하였는데, 그 중에 핀란드와 스웨덴 같은 북유럽 선진국 사례를 배우는데 시간과 노력을 많이 기울인듯 하였습니다. 


특히 핀란드 방문 경험을 소개하면서 핀란드는 우리나라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자주 1, 2위를 다투는 나라인데, 그 나라 아이들은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는데 비하여 우리나라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예컨대 핀란드는 세계에서 학업 시간이 가장 짧으면서도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 1등을 하고,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학업 시간이 가장 긴데 2등을 한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우리가 2등은 하고 있지만, 우리 교육이 국제적인 경쟁력이 없는 비효율적인 구조라는 이야기입니다. 


핀란드는 사교육(학업 성적 향상을 위한)이 없는 나라이며, 교육청의 장학과 감사기능이 없으며 학교 자치가 제도적 내용적으로 보장되어 있더라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학급당 학생수도 우리보다 훨씬작고 여유로운 점심시간을 누리는 등 부러운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고 하더군요. 


그는 특별히 눈여겨 보는 가운데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른 특징을 발견하였다고 하였는데, 바로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구조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협력없이 경쟁만 하는데, 핀란드 아이들은 모둠별로 협력하면서 모둠 간의 경쟁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경쟁을 안 할 수는 없지만, 경쟁하는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하더군요. 



또 자신이 교육감이 되면 교육청 소속의 연구소를 활용하여 교사들에게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보급하겠다는 이야기도 하였습니다. 학교와 학생과 교사를 평가하는 연구를 그만두고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하고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는 연구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학교를 감시하는 대신...좋은 콘텐츠로 학교를 지원하겠다


박종훈 후보는 자신이 교육위원으로 있을 때 학교도서관 시설 개선사업에 온 힘을 기울였으며, 실제로 경남의 모든 학교가 도서관 시설은 개선하였지만, 도서관 활용수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다는 것을 아쉬워하였습니다. 자신이 교육감이 되면 사서교사 채용을 늘리고 실질적인 협업 수업이 정착되도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교육위원으로 일하면서 느꼈던 한계를 교육감이 되어서 극복해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였으며, '대학입시제도'를 바꾸는 것처럼 교육부장관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도 누가 교육감이 되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하였습니다. 


40여 분간의 기조 강연 후에는 참가자들과의 연띤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여느 아침논단에 비하여 질문과 참가자들이 의견이 많았습니다. "핀란드와 우리는 여건이 너무 다르다. 교사들의 잡무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자 "잘 알고 있다. 교육청에서 공문서 줄이기 운동을 하면 공문서 줄이기 운동 공문이 하나 더 늘어난다. 또 현장에는 공문서 줄이기 실적부가 생기는 것이 현실이다." 하는 이야기를 하습니다. 


교사로 교육위원으로 일해보았기 때문에 현장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박종훈 후보는 "공문서 처리 잘하는 교사가 훌륭한 교사로 평가"받는 현실을 개선하겠다고 하였으며, 핀란드처럼 학교자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눈에 띄는 주장 중 하나는 스마트폰을 금지만 하지 않고, 긍정적인 측면을 살리고 활용하는 방안을 찾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좋은 앱을 만들어내고 적극 활용하게 하는 등 장점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미 참모들과의 정책토론도 거쳤다는 이야기까지 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가 학교 수업에까지 활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학교가 유일한 아날로그의 오아시스다. 아이들은 기계와 교감하느라 친구나 사람과 교감할 시간이 없고, 오늘날 아이들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 중 하나는 관계 결핍"이라는 의견을 말했습니다만, 후보의 생각이 쉽게 바뀌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학교 공간이  아이들의 생활과 놀이를 바꾼다


참가자 중에는 교육개혁을 위해 소프트웨어 개혁과 컨텐츠 개발도 중요하지만, 하드웨어의 혁신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이야기 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예컨대 학교의 공간구조가 아이들이 생활과 활동을 바꾼다는 것입니다. 큰 운동장이 있는 학교와 작은 잔디마당이 여러개 있는 학교에는 아이들의 놀이와 활동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학교 시설을 높이는데 막대한 예산을 쓰고 있지만, 정작 공간이 아이들의 정서와 의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에서 학교 건축물을 바라보지는 못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박종훈 후보는 이 의견을 매우 귀담아 듣는듯 하였습니다. 교육감이 된다면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이런 부분을 바꿔나가겠다고 하더군요. 



교육감 되면 "민주적 리더십 발휘하겠다"


이런 일들을 잘하기 위해서 교육감이 되면 민주적 리더십을 발휘해보고 싶다는 견해를 피력하였습니다. "고독한 야전사령관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주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논의하고 사회적 합의에 따라 집행하는 민주적 리더십을 발휘해보 싶다"고 특별히 강조하였습니다.  


아침논단 참가자들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협동하면서 경쟁하는 핀란드 교육"을 배우자는 이야기와 "학교자치"를 강화하겠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여러 참가자들이 두 가지 주장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교육감이 되면 교원의 35%를 차지하는 전교조와 타협하고 협력하며 교육개혁이 파트너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교사의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하였습니다. 학교를 지원하더라도 모든 학교가 획일적인 모습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대답도 하였습니다. 


마지막에는 상당히 상징적인 공약도 이야기하였는데, 교육감에 당선되면 재직 기간 동안 매년 250건씩 4년 동안 1000건의 교육 특허를 받겠다는 야심찬(?) 주장이었습니다. 공익적이고 개방적인 다양한 수업 모형을 개발해서 특허를 받고 좋은 모형을 공개해서 교수학습방법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교사와 학생이 만나는 수업을 바꾸고 교사와 학생이 만나는 공간이 교실을 바꾸겠다고 하였습니다. 7월 이후에 확실하게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자신감 있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아울러 이런 약속들을 실현하는 과정이 '민주적,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하였습니다. 


'협력하면서 경쟁하는' 새로운 경쟁 구조를 만들고, '교육자치'를 강화하며 4년 동안 1000건의 교육 특허를 받아내는 교육개혁의 비전이 꼭 실현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