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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교육

권정호님, 제2의 김두관 되시렵니까?

by 이윤기 2014.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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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호 전 교육감님, 제 2의 김두관 지사가 되시렵니까?


6.2 지방 선거가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난데없는 권정호 전 경남 교육감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 언론에 보도된 '교육감 선거 출마와 관련하여 도민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에 따르면 사실상 출마에 무게를 두고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앞서 자칭 경남 도내 교육계 원로라는 분들이 '권정호 전 교육감의 출마를 바라는 기자회견과 지지 선언'을 한 바 있으며, 조만간 학부모들까지 가세하여 출마 촉구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라고 하더군요.

 

한편, 권정호 교육감의 출마를 반대하는 여론도 팽팽합니다. 권정호 교육감의 출마를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분들은 '경남 교육을 걱정하는 시민사회 지도자 대표 8인(김용택, 안종복, 정석규, 조재규, 차윤재, 신석규, 이경희, 이영주 )'의 이름으로 입장을 밝혔는데, 권정호 교육감이 초대 주민직선 교육감으로 당선 될 때 대부분 권정호 교육감을 지지하였던 분들입니다.

 

 

사실 저는 언론에 보도된 내용만으로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찬성측 '기자회견문'이나 출마 반대측 기자회견문 전문을 읽어보지는 못하였습니다. 따라서 제가 오늘 포스팅에서 '재선 출마가 과욕'이라고 한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는 것입니다.

 

권정호 교육감에 대한 출마 요구와 출만 반대 여론이 팽팽한데도 불구하고, 재선 출마가 과욕이라고 하는 까닭은 무엇인지 말해 보겠습니다. 권정호 교육감의 출마를 반대하는 까닭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뒷북 출마'이기 때문입니다.

 

권정호 교육감이 만약 재선 출마를 하려고 했다면 지난 1월 경남 도내 98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좋은 교육감 만들기 희망경남네트워크'가 박종훈 후보와 진선식 후보를 대상으로 하는 후보 단일화 투표를 하기 전에 출마 선언을 했어야 합니다.

 

아울러 이번 6.2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지난 1월 박종훈, 진선식 후보와 함께 좋은 교육감 후보 단일화에 참여했어야 합니다. 선거를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지금 '당선 가능성과 유불리를 따져' 자신의 출마를 저울질 하는 것은 매우 '기회주의적'인 행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 버스 지나가고 손 흔드는가?

 

결론을 먼저 말씀 드리자면 지금 상황은 '버스가 출발하고 난 뒤에 손을 흔드는 꼴'이라는 것입니다. 아마 버스가 떠난 뒤에도 손을 흔들 수 있는 자신감(?)은 마마 2010년 경남교육감 선거 당시 고영진 현 교육감과 박빙의 대결을 했었다는 것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2010년 선거 당시 교육감에 당선된 고영진 교육감은 전체 유권자의 25.9% 지지를 얻어 당선되었고, 낙선하였던 권정호 교육감은 24.3%, 박종훈 후보는 23.1%를 얻었습니다. 산술적 단순 계산만으로 평가하면 권정호 - 박종훈 후보가 '단일화'만 했더라면 고영진 교육감이 당선되기 어려웠다는 것이 당시 세간의 여론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2010년과 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 2010년에는 고영진 - 권정호 - 박종훈 후보가 3강 구도를 형성하였지만, 2014년에는 권정호 후보의 스타트가 한참 뒤쳐졌기 때문에 6월 2일까지 전력 질주를 해도 고영진 - 박종훈 2강에 권정호 1중 구도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권정호 교육감이 과욕(때늦은 과욕이라고 생각하며 그 분 나이를 생각하면 노욕이라는 생각도 듭니다.)을 부려 출마를 강행하고, 만에 하나 고영진 -  박종훈 - 권정호 순으로 득표하는 상황에서 고영진 현 교육감이 또 다시 당선되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권정호 전 교육감은 경남에서 '제 2의 김두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선거를 두 달도 남겨놓지 않은 지금 권정호 전 교육감이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경남 도내 98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종흔 교육감 만들기 희망경남네트워크'의 오랜 활동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선거 결과가 만에 하나라도 고영진 교육감의 재선으로 귀결된다면, 선거 결과에 따른 모든 정치적 책임은 권정호 전 교육감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김두관 전 지사의 '석고대죄 하는 심정의 사과'에 대한 도민들의 따가운 여론을 꼭 기억하여야 할 것입니다.

 

권정호 전 교육감님, "초대 주민직선 교육감으로서 전국 최초의 무상 급식과 성공적인 기숙형 공립 대안학교 설립, 내부청렴도 전국 1위 달성"이라는 치적을 남긴 좋은 교육감으로 경남도민들에게 기억되시려면 그만두셔야 합니다.

 

김두관 전 지사가 경남 최초의 야권도지사로 당선되어 민주도정의 발판을 마련하다가 대선 출마라는 과욕 때문에 경남의 민주화 세력 전체를 구렁텅이로 밀어넣은 일과 다르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권정호 전 교육감님, 정녕 경남 교육을 걱정하는 시민사회와 민주, 진보의 싹을 짓밟으시렵니까? 끝내 김두관 전 도지사의 전철을 밟으시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