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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권정호 후보님, 페북은 직접하셔야 합니다

by 이윤기 201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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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황금 연휴가 시작되는 지난 1일 권정호 후보가 공립 대안학교인 '태봉고'앞에서 출마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하루 전날 오마이뉴스 기사를 통해 태봉고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학부모회 밴드에도 알리고 권정호 후보에게도 사실 관계 확인을 시도하였습니다.

 

<관련 포스팅>

2014/05/03 - [세상읽기 - 정치] - 수업 중인 학교 앞서 출마기자회견? 이게 뭡니까

2014/05/02 - [세상읽기 - 정치] - 권정호 후보, 출마선언 장소 '학부모 반대' 논란

 

하지만 권정호 후보의 선거사무소 전화 번호도 모르고, 권정호 후보의 본인의  전화번호도 몰라서 난감했는데 페이스북 생각이 났습니다. 경남 교육감에 출마한 권정호 후보와 직접 대화를 시도할 수 있으니 정말 좋은 소통도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바로 페북에서 권정호  후보를 검색해보았습니다. 친구가 아니더군요. 일단 친구 신청이 되어야 질문을 할 수 있으니 친구신청을 하고 기다렸습니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서 친구 수락을 하시더군요. 친구 수락이 된 것을 확인하고 바로 질문을 올렸습니다.

 

 

 

이미 앞서 두 번의 포스팅에서 밝혔듯이 아이들이 수업을 하는 날, 수업 시간에 태봉고등학교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글을 페북에 올렸습니다.

 

댓글을 달자마자 '좋아요'를 클릭하더니 금새 답들이 올라왔습니다. 권정호 후보의 온라인 소통이 참 활발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권정호 후보 전화번호를 알아보려고 아는 지인에게 부탁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하필 전화를 받지 않더군요.

 

결과적으로 아는 지인을 통해 전화번호를 확인하는 것보다 페북으로 훨씬 빠르게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권정호 후보의 답변은 "학교가 보이는 밖에서 출마선언을 진행"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가 오보인지 다시 한 번 물었더니, "학교 안이 아니라 분명 밖에서 진행"한다는 답글이 올라왔습니다.

 

 

출마선언 기자회견 장소 변경 요청했더니... 

 

오마이뉴스에는 '태봉고'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고 되어 있으니 '정정'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댓글을 달았고, 잠시 후에 오마이뉴스 기사를 다시 검색해보니, '태봉고 입구'에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한다고 수정되어 있었습니다.

 

어쨌든 여기까지는 소통이 잘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학부모회와 학교에서는 '학교 앞' 출마선언과 기자회견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았고, 학교운영위원장을 통해 권정호 후보 캠프에 공식적으로 장소 변경을 요청하였습니다 .

 

아울러 권정호 후보 페북에도 보도자료를 본 "언론사 기자들이 학교에 몰려들 것이고" 결과적으로  "교육감 출마선언에 학교를 이용한다는 비난을 피하시려면 장소를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는 댓글을 다시 올렸습니다. 하지만 권 후보는 "자원봉사자들이 행사전 일찍 나가서 절대 혼선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유도하겠다"는 답글이 달렸습니다.

 

저는 권정호후보가 아니라 "온라인 담당자입니다"  

 

그런데 여기까지 페북으로 대화를 주고 받다가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 답글부터 계속 '저희'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본인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확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질문을 했습니다.  댓글과 답글을 주고 받는 중에 '문맥으로 보아 권정호 교육감 본인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답변 하시는 분 권정호 전 교육간민 맞습니까? 어투가 좀 이상하네요."  하고 댓글을 달았더니 정말 황당한 답글이 달렸습니다.

 

 

다른 댓글에는 신속하게 답글이 달리더는 이번에는 답글을 다는데 시간이 한 참 걸렸습니다. 한참 후에 답글이 올라왔습니다. 그런데  '권정호 후보'라고 믿고 페친 신청을 하고, 기자회견 장소를 변경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주고 받았던 분이 "후보님이 아니라 온라인 담당자"라는 답글이 올라왔습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더군요. "페북을 온라인 담당자나 참모가 대신하도록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유명 정치인들도 트위터나 페북을 참모들에게 맡겼다가 곤욕을 치른 일이 여러번 있었습니다. 대부분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지요.

 

권정호 후보 페친 신청, 온라인 담당자와 친구 맺는다?

 

하도 기가 막혀서 내가 "온라인 담당자에게 친구 신청을 한 것이냐?"하고 질뭉르 하였더니 그 때부터는 더 이상 답글이 달리지 않았습니다. 페북을 통한 권정호 후보(측)의 활발한 의사소통은 딱 여기까지였습니다. 소통이 이렇게 막혔으니, 권정호 후보에게 물어보고 대신 답글을 달고 있다는 이야기도 믿기 어려웠습니다.

 

실제로 다음 날 기자회견 때, 권정호 후보는 마치 이런 일은 전혀 모른다는 듯이 "(태봉고)학교와 학부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고 몰래 기자회견을 하고 가려고 했다"는 엉뚱한 답을 하였습니다.

 

이미 학부모회에서 캠프에 전화를 해서 장소 변경을 요구하였고 페북에도 장소 변경 제안이 있었는데, 정작 후보 본인은 금시초문이라는 듯이 '딴소리'를 하였기 때문입니다.

 

 '권정호 후보의 페이스북 관리는 온라인 담당자'가 한다는 것이 확인 되었습니다. 그날 이후에는 권정호 후보가 페이스북으로 직접 페친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권정호 후보에게 페친 신청을 하고 있었는데, 이 분들이 권정호 후보와 페친이 된 것인지? 아니면 권정호 후보의 온라인 담당자와 페친이 된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미 지난 일이 되었습니다만, 만약 권정호 후보가 상가에 있어서 답글을 달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상가에 있습니다. 나중에 답글 올리겠습니다"라고 본인이 직접 이야기 하면 그만입니다. 페북은 본인이 직접 온라인 친구들과 소통하는 것이니, 본인이 이런 사정을 이야기 하면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페이스북으니 트위터는 본인이 직접하지 않으면 안 하는 것만 못합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본인이 하고 있지않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그 역풍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역풍을 짐작했던지 현직 교육감인 고영진 후보는 최근 '페북 활동'을 접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진주외고 사건이 직접적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지만, '세월호 사건'을 언급하면서 '당분간 SNS 활동을 접는다'는 글을 올리고 활동을 중단하였습니다.

 

그리고 약 10일 후에 '페이스북 친구 5000명이 다 찼기 때문에' 팬 페이지를 만들겠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펜페이지의 주인공은 바로 팬'이라는 글도 함께 올렸더군요. 결국 페이스북으로는 본인이 직접 소통하지는 않고, 자신을 지지하는 팬들끼리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테니 그리로 모이라는 것이나 다름없더군요.

 

페이스북에는 세월호 사고 이후 뉴스 진행으로 더 유명해진 '손석희'씨의 팬페이지가 있습니다. 여기는 첫 화면에 "이 곳은 손석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페이지이며, 게시글은 손석희씨에 의한 게시물이 아니라는 점을 밝힙니다"라고 공지가 되어 있습니다.

 

 

 

아무리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다로 하더라도 페이스북은 본인이 직접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입니다. 아니 상식입니다. 후보자에게 '페친 신청'한 사람들에게 대리인을 내세운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고영진 후보처럼 '팬페이지'를 만드는 경우에도 손석희씨 팬페이지처럼 본인의 게시물이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본인이 직접 관리하고 네티즌들과 소통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공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정호 후보님 페이스북은 지금부터라도 본인이 직접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