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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계란 2개 던지고...의원직 상실위기 시의원

by 이윤기 2014.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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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투척 재판 결과는 진해시민들의 옹색한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창원시 새야구장 입지 변경(진해에서 마산으로)에 항의하며 안상수 창원시장에게 계란을 던진 김성일 시의원이 1심 재판에서 풀려났지만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 받음으로써 오갈데 없는 '처량한' 신세가 되었습니다.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공무집행방해와 상해죄가 인정되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 사회봉사가 선고되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 6월을 구형하였으니 그 보다는 조금 나은 결과가 나온 셈입니다. 



경남도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의민주주의와 지방자치제도 핵심 기능을 하는 의회에서 계란을 시장에게 던져 시장의 공무집행을 방해앴다. 통상적인 공무집행방해보다 죄질이 중하다"며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한 폭력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행이여서 그에 상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하였답니다. 


하지만 김성일 의원이 50일 이상 구금생활을 하며 반성하며 통합 창원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다짐한 점, 안상수 시장과 창원시의원들이 탄원을 한 점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하였답니다.




김성일 시의원...의원직 지키기 위해 몸 낮추었을까?


김성일 시의원은 1심 재판 결과에 따라 석방되었지만,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잃게 되기 때문에 앞으로 2심, 3심을 통해 최대한으로 형량을 낮추지 않으면 안 될 상황입니다. 끝내 형량을 낮추지 못하게 되면 대법원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만 의원직을 수행하게 되겠지요. 


따라서 김성일 시의원은 앞으로도 더욱 몸을 낮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석방 된 후 창원시의회에 출석하여 신상발언을 통해 시장과 동료의원 간부 공무원에게 용서를 구하는 사과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동안 안 시장과 동료 의원, 간부 공무원이 바쁜 일정에도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주셨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의회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였다더군요.


심지어 그는 수감 생활 중에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안시장에게 사과하는 의미에서 108를 하였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중앙 정치권의 퇴물 낙하산이라고 생각하였던 안상수 시장에게 된서리를 맡았다는 생각을 하였을지도 모릅니다. 


여러 차례 지적하였지만 그가 일반의 예측과 달리  법정 구속 되었을 때가 이번 사건의 분수령이었습니다. 사건 초기만 해도 "결코 사과 할 일이 아니다", "폭력이 아니라 망신을 주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구속과 재판 과정에서 완전히 꼬리를 내린 형국이 되었습니다. 


김성일 의원...독립 투사처럼 나섰지만...용두사미로 끝나


매우 초라한 행색이 되었지만 김성일 의원 개인 문제는 이렇게 일단락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야구장 이전 문제로 분노한 진해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진해를 위해 (계란 2개를 들고)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처럼 나섰던 김성일 시의원이 구속과 재판 과정에서 '전향'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김성일 시의원 본인이 처량한 신세가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반성 모드'로 돌아섰기 때문에 이제는 진해시민들에게도 환영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고, 동료의원들이나 창원시 공무원들에게도 우스운 사람이 되어버렸지요. 


매우 결과적인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실은 사건이 처음 터졌을 때부터 예측되었던 일이기도 합니다) 진해 주민들은 김성일 시의원의 '화풀이'성  계란 투척 때문에 야구장을 빼앗기고도 제대로 항의 조차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김성일 시의원의 계란 투척으로 야구장 문제는 묻혀 버렸고, 김성일 시의원원의 구속 수사, 재판, 반성, 탄원 그리고 안시장의 용서(?)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만 남았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번 사건을 촉발 시킨 안시장은 완전히 면죄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코스프레(?)로 확실한 주도권을 잡았습니다. 


반면에 진해시민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습니다. 마창진 통합 과정에서 여러 가지 중요한 결정 과정에 케스팅 보드 역할을 하며 옛 창원시의 편을 들었던 진해는 그야말로 '토사구팽' 당하는 모양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창원시 의회는 '통합 창원시 정당성 확보를 위한 주민투표 실시 건의안'을 결의하고 '창원시 현안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하지만, 안상수 시장이 주민투표를 거부함으로써 결국은 요식 행위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해 출신 김성찬 의원이 국회 예결 특위에서 주민투표 실시와 진해 분리 등을 주장하였다고 하지만 이 또한 공염불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처음 예측한대로 진해 시민들은 자신들의 뜻과 상관없이 계란 2개와 야구장을 맞바꾼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구속과 재판과정에서 돌변한 김성일 시의원이 초라한 모습에 겨울 추위 만큼 안타깝고 쓸쓸한 마음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