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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창원광역시 홍준표-안상수 파워게임?

by 이윤기 2015.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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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창원시장이 광역시 승격을 추진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지 이틀 만에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광역시 승격'에 반대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이미 발표된 창원광역시 추진 계획을 보면 안상수 창원시장은 4년 내내 광역시 승격 추진한다는 계획이고, 홍준표 도지사는 앞으로 4년 즉 자신의 임기 안에는 '절대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그것도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서 당선된 경남도지사와 창원시장이 서로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공천만 받은 것이 아니지요. 두 사람 모두 중앙당(옛 한나라당)에서 당대표를 지낸 분들인데 한 사람은 광역시를 추진하겠다고 하고 한 사람은 광역시 추진에 반대한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럼 앞으로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모르긴 해도 최소한 향후 4년 안에 창원 광역시 승격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예컨대 중앙 정부가 전국적인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광역시 승격이 이루질 수는 있겠지만, 창원시 단독으로 광역시로 승격되는 일은 생기지 않을 전망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어쨌든 현재는 홍준표 - 안상수 파워 대결에서는 홍준표 지사가 앞서고 있습니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여전히 '보온병'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인데 비해 홍준표 지사는 대선주자로 나서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대선 주자급(?)으로 끌어 올리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직책만 놓고 봐도 홍준표 도지사가 반대하는데 경남에서 창원시를 떼내어 광역시로 만들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안상수 창원시장이 창원 광역시를 추진하는 핵심 전략은 '2017년 대선 공약 채택'인데, 새누리당 대선주자들이 창원 광역시 승격문제에 관심이나 가질지도 의문입니다. 


창원광역시 승격 추진에 대한 홍준표 도지사의 언론에 보도된 발언으로 보면 홍지사는 안상수 창원시장을 파워게임 상대로도 쳐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오독한 것이 아니라면 기사만 읽어봐도 안시장을 측은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지더군요. 


창원 시민을 헛발질에 동원하는 까닭?


창원 광역시 승격이 난망한 일이라는 것은 홍준표지사의 기자 간담회 발언에 잘 드러납니다. "오죽 했으면 그런 공약을 내걸었겠느냐? 광역시라는 꿈을 걸어놔야 서로 덜 싸우고, 마산, 진해가 빠져나가지 않지 않겠느냐?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광역시 승격은)어렵다"고 하였더군요. 


이 말속에 많은 의미가 담겼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안상수 시장이 창원 광역시 승격을 추진하는 의도가 드러났지요. 안 시장이 광역시 승격을 추진하는 것은 광역시 승격의 가능성이 높아서가 아니라 광역시 승격 분위기를 뛰움으로써 마산, 진해의 분리 여론을 잠재우는 것이 목적이라는 겁니다. 


홍준표 지사가 언급하지 않은 또 다른 꼼수도 있습니다. 바로 행정구역 통합 실패 책임을 덮어버리는 효과입니다. 안상수 시장이 광역시 승격 여론 몰이를 해갈수록 마산, 창원, 진해를 강제로 통합한 후에 계속되는 지역 갈등과 책임 문제를 한꺼번에 모두 덮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시민들에게는 마치 3단계로 광역시 승격이 추진되는 것 같은 착시 효과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마산, 창원, 진해시 -> 통합 창원시 -> 창원 광역시로 가는 것이 마치 처음부터 계획되었던 일인 것처럼 여론을 몰아갈 것이 분명합니다. 


결과적으로 창원 시민들만 애당초 가당치도 않은 일에 헛발질을 하며 힘을 빼게 되겠지요. 범시민 서명운동, 광역시 승격 포럼, 범시민 지지대회 개최 등이 모두 시민들을 동원시키는 '헛발질'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통합 창원시를 추진 할 때처럼 '경제 효과' 운운하면서 '혹세무민' 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때마다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소위 전문가를 자처하는 자들이 부하뇌동할 것이구요. 


결국 피해자는 시민이다 !


누가 뭐래도 피해는 오로지 시민들의 몫이 될 것입니다. 마산, 창원, 진해를 강제로 통합한데 따르는 부작용은 해소되지 않은채 뇌관만 건더리면 터지는 지뢰처럼 파 묻힐테고, 주민자치, 주민참여 같은 지방자치의 핵심가치들은 점점 잊혀지게 될 것입니다. 


논의의 핵심은 광역시 승격으로 경제적 효과가 크냐 작으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자치구역의 크기를 지금처럼 인구 100만 명 규모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따져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강제 통합 이후 4년이 지나도록 창원시 통합에 대한 명분과 정당성 조차 여전히 획득하지 못한 상황에서 '창원 광역시 승격'을 추진하는 것은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한 미봉책일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암만 생각해봐도 창원 광역시 승격 추진은 '통합시 강제 추진'에 이어 또 다시 시민들을 혹세무민하는 꼼수에 불과합니다. 또 다시 장미빛 애드벌룬에 속아 넘아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겠지요. 참으로 답답한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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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07 - [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 통합창원4년...광역시 추진...또 혹세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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